본문 바로가기

내가 좋아하는 책들

#00 지위게임 : (서문) 지위, 우리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서문

지위, 우리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꿈

인생은 게임이다. 

게임의 숨은 규칙은 우리의 내면에 새겨져서 우리의 생각과 신념과 행동을 은밀히 조종한다.

 

이런 형태를 띠는 이유는 인간의 진화 과정 때문이다. 인간은 생존하고 번식하도록 설계되었다. 부족을 이루어 살아가는 종으로서 인간의 생존은 항상 공동체에 받아들여져 지원을 받는지에 달려 있다.

 

수용의 기쁨과 거부의 고통 두 가지 강렬한 정서가 작동한다.

인간은 집단에서 위로 올라가고 싶어 한다. 위로 올라가서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삶에 의미와 목적이 있고 잘 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관계를 맺고 지위를 얻으려 한다. 집단에 수용되고 집단 안에서 지위를 얻으려 한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이것이 인생의 게임이다.

 

게임을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찬사를 들으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나아가 우리 집단도 다른 집단과 지위 경쟁을 벌인다.

우리 집단이 지위 경쟁에서 승리하면 우리도 승리한다. 우리 집단이 패하면 우리도 패한다. 이런 식의 게임이 우리의 정체성을 이룬다. 

 

우리는 지위를 갈망하고 지위를 잃을까 봐 두려워한다. 지위를 잃으면 우리의 사고는 변형되고 안정적인 행복을 누릴 가능성도 사라진다. 항상 타인의 멸시와 찬사에 주파수를 맞추고 살아가며 옹졸해지기도 하고 누군가를 증오하기도 하고 과격해지기도 하고 과대망상이나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우리는 모든 사회적 소통에서 일이나 사랑이나 가정생활에서, 인터넷에 게시물을 올리면서도 교묘히 지위 게임을 벌인다. 옷차림과 말투와 신념으로 게임을 한다. 깨어 있는 동안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감정을 해석하며 살아간다. 살짝 미끄러지면 공포에 휩싸이고 조금 올라가면 희열을 맛본다. 이렇게 매일 매 순간 오르내리고 또 오르내리며 요람에서 무덤으로 향한다. 이것은 끝나지 않는 게임이다.

 

이것은 최선의 현실이다. 이렇게 특이하고 고유한 방식으로 살아오지 않았다면 인간은 애초에 다른 동물들을 능가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위를 얻는 데는 여러 가지 전략이 있다. 전략을 세우고 혁신하려 하고, 승리하기 위해 자기를 한계까지 밀어붙인다. 그러다 성공하면 수 많은 사람이 우리의 노력으로 혜택을 본다. 또 인간은 덕망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분투한다. 

 

이렇게 노력하는 동안 게임을 따라 온갖 감정이 요동친다. 

 

이 이야기를 파헤쳐보면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지가 보일 뿐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쉽게 망상과 독재에 빠지는 지도 알 수 있다.

 

우리가 과거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집단으로 갈라져 충돌하는 이유는 우리가 삶을 지위 게임으로서 '플레이'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무수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우리의 입장과 남들의 입장을 저울질한다. 그리고 자동으로 각자의 입장과 각자가 속한 집단을 서열화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이야기의 행태로 경험한다. 뇌는 우리에게 저들이 왜 우리 위에 있고 저들이 왜 우리 아래에 있는지에 관해 왜곡된, 단순하고 자기중심적인 이야기를 공급한다. 이야기 속에서는 복잡다단한 현실이 선과 악이 대결하는 만화처럼 단순한 도덕적 갈등으로 축소된다. 누구나 이런 이야기를 쉽게 믿는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망상이다.

 

이 책은 인간 삶의 숨은 구조를 파헤친다. 그리고 지위 게임의 규칙이 바뀌는 사이 자아와 문화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아 볼것이다. 세 가지 지위 게임(지배 게임, 도덕 게임, 성공 게임)을 정의.

 

이 책의 주장은 지위가 인간의 기본 욕구라는 단순한 개념에서 출발한다. 궁극적 추동이라고 부르며 일종의 '동기의 어머니'로서 진화 과정에서 자연선택으로 살아남아 뇌에 새겨진 다른 많은 하위 신념과 행동의 기원인 셈이다.

 

따라서 인생이 지위로만 굴러간다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우리는 다른 많은 욕망으로 움직인다. 

 

인간의 삶을 더 정확히 정의해서 모두가 삶의 도전에 맞서고 삶의 공포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궁극적으로는 의미 있고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방법에 관해 조금이라도 더 확신하는 것이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