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 장 정보는 물리적이다
비트에서 존재로
에너지가 클수록 비트가 더 빨리 바뀐다.
흙, 공기, 불, 물은 결국 모두
에너지로 구성되지만
이들이 취하는 다양한 형태는
정보에 의해 결정된다.
어떤 일을 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고,
한 일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려면
정보가 필요하다.
세스 로이드(2006)
양자역학은 미스터리로 가득하다. 또 인간의 직관을 보란 듯이 무시한다.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리처드 파이먼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어쩌면 실재의 본질에 대한 논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실재로 양자역학은 이론적으로 모든 대상의 근본을 다루며, 자신의 토대를 계속 재구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양자역학의 동요는 과학적이라기보다 종교적으로 보인다.
양자이론가 폭스는 새롭게 출발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정교하고 수학적인 기존의 양자 공리들을 버리고 심오한 물리적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었다. "이 원칙들은 명쾌하고, 설득력 있으며, 정신을 일깨울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물리적 원칙들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푹스의 대답은 바로 양자 '정보'이론이다.
푹스는 이렇게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며 내 생각에는 불가피하다. 양자역학은 언제나 정보에 대한 것이었다. 단지 물리학계가 이 사실을 잊었을 뿐이다."
양자역학이 정보에 대한 것임을 잊지 않은(혹은 재발견한) 사람은 보어의 제자이자 파이먼의 스승, 블랙홀의 명명자, 존 아치볼드 휠러였다. 휠러는 이렇게 썼다. "블랙홀은 공간이 극미한 점으로 종이처럼 구겨지고, 시간이 바람 속의 불꽃처럼 사라지며, 우리가 불변의 것으로 '성스럽게' 여기는 물리 법칙들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1989년에는 이런 유명한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비트에서 존재로." 극단적인 시각이었다. 정보가 맨 먼저이고 나머지 모든 것이 나중이라는 비물질론이었다.
달리 말하면 모든 존재, 모든 입자와 모든 힘의 장, 심지어 시공간 연속체 그 자체가 '비트'로부터 그 기능, 의미, 존재 자체를 얻는다.
자연은 왜 양자화된 것처럼 보일까? 정보가 양자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트는 쪼갤 수 없는 궁극의 입자이다.
정보를 전면으로 내세운 물리 현상 가운데 블랙홀보다 장대한 것은 없었다. 물론 처음에는 정보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아인슈타인은 1915년 무렵 빛이 중력의 인력에 굴복하고, 중력이 시공간의 구조를 휘어지게 만들며, 고밀도 항성처럼 매우 질량이 큰 항성이 뭉치면 완전히 붕괴하여 자체의 중력을 강화시키면서 무한하게 수축할 것임을 입증했다. 이 결과를 받아들이기까지 거의 반세기가 더 걸렸다. 이상했기 때문이다. 1967년 휠러는 이를 "블랙홀"이라고 불렀다. 천문학자들은 중력을 추론함으로써 몇 개의 블랙홀이 있음을 확신했으나, 지금까지 아무도 내부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처음에 천체물리학자들은 빨려 들어가는 물질과 에너지에 초점을 맞췄다. 나중에는 정보에 대해 고심하기 시작했다. 1974년 스티븐 호킹이 블랙홀은 결국 사건의 지평선 근처에서 일어나는 양자 요동의 결과로 입자를 방출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문제가 발생했다. 말하자면 블랙홀이 천천히 증발한다는 얘기였다.
문제는 호킹 복사가 특색이 없고 미미하다는 것이었다. 호킹 복사는 열복사, 즉 열이다. 하지만 블랙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물질은 정보를, 그 구조와 조직, 양자 상태를 갖는다. 통계역학적으로 말하면 접근 가능한 미시상태를 갖는 것이다. 잃어버린 정보가 사건의 지평선 너머 닿을 수 없는 곳에 머무른다면 물리학자들은 이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접근은 불가능하지만 정보는 말소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방출되는 호킹 복사는 아무 정보도 담지 않는다. 그렇다면 블랙홀이 증발할 때 정보는 어디로 갈까? 양자역학에 따르면 정보는 절대 파괴도리 수 없다. 결정론적 물리법칙에서 어느 한 순간의 물리계 상태를 알면 다음 순간의 물리계 상태를 알 수 있다. 미시적 세부에서 이 법칙들은 가역적이며, 정보는 보존되어야 한다. 호킹은 이것이 양자역학을 뿌리째 흔드는 문제라고 단호하게 처음으로 말한 사람이었다. 정보 손실은 확률의 합이 1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 즉 유니터리성을 침해했다.
1975년 호킹은 <피지컬 리뷰>에 <중력 붕괴에서의 물리학의 와해>라는 인상적인 제목의 논문을 제출했다. 호킹이 예상한 대로 물리학자들은 격렬하게 반발했다. 그중 한 명인 존 프레스킬은 정보는 손실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프레스킬은 이렇게 말했다. "정보 손실은 대단히 전염력이 강합니다. 따라서 모든 과정에 새어 들어가지 않고 약간의 정보 손실에 맞추어 양자이론을 수정하는 일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1997년 프레스킬은 정보가 어떻게든 블랙홀을 탈출한다는 사실을 놓고 호킹과 내기를 했다.
프레스킬의 편에 선 레너드 서스킨드는 이렇게 말했다. "몇몇 물리학자들은 블랙홀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의문을 탁상공론이나 천사가 핀 머리에 얼마나 설 수 있는지를 물었던 옛날 신학 논쟁쯤으로 생각합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거기에는 미래의 물리학 법칙들이 걸려 있습니다." 이후 몇 년 동안 온갖 해법이 제안됐다. 호킹도 한때 이렇게 말한바 있다. "나는 아마도 정보가 다른 우주로 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습니다."
호킹이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내기에 졌음을 인정한 해는 62세가 된 2004년이었다. 양자중력이 결국 유니터리하며, 정보가 보존된다는 사실을 증명할 방법을 찾았다고 밝힌 것이다. 호킹은 양자 불확정성의 형식(리처드 파이먼의 '역사 총합' 경로 적분법)을 시공간의 위상기하학 자체에 적용했으며, 사실상 블랙홀은 결코 선명하게 검지 않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시공간의 단일 위상기하학에 바탕을 두어 고전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혼란과 역설이 발생한다." 몇몇 물리학자들은 호킹이 새롭게 내놓은 공식화가 모호하며 많은 의문들에 답을 주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호킹은 한 가지 점에 대해서는 확고했다. "한때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분기하는 아기 우주는 없다. 정보는 우리의 우주에 확고하게 남는다."
찰스 베넷은 아주 다른 길을 걸어 양자 정보이론에 이르렀다. 논리적 깊이 개념을 구축하기 오래전부터 '계산의 열역학'에 대해 생각했던터였다. 정보처리가 대개 실체가 없는 것으로 취급됐기 때문에 이는 특이한 주제였다. 베넷의 말을 들어보자. "누군가 계산의 열역학을 궁금하게 여긴다면, 과학적 탐구의 주제로는 아마 사랑의 열역학을 탐구하는 게 더 시급할 것이다." 계산의 열역학은 생각의 에너지와 같다. 칼로리가 소모될 터인데 이를 계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이었다.
1980년대 초 베넷은 튜링기계의 테이프를 연료로, 그 열량을 비트로 측정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물론 여전히 사고실험이긴 했지만, 이 실험은 매우 실질적인 질문에 초점을 맞췄다. 논리적 일의 물리적 비용은 무엇일까? 베넷은 도발적인 답을 내놓는다. "컴퓨터는 자유 에너지를 폐열과 수학적 일로 전환하는 엔진으로 생각할 수 있다." 다시 엔트로피가 떠올랐다. 0으로 가득한 테이프나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인코딩한 테이프 혹은 파이의 수들을 열거하는 테이프는 '열량값'을 가진다. 반면 무작위적 테이프는 갖지 않는다.
어느 순간 베넷은 특수 목적용 튜링기계가 이미 자연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RNA 중합효소였다. 중합효소는 유전자, 말하자면 '테이프'를 따라 DNA를 전사하는 효소이다. 이 효소는 좌우로 나아가고, 배열에 기록된 화학적 정보에 따라 그 논리적 상태를 바꾸었다. 열역학적 행동도 측정될 수 있었다.
전자 컴퓨터는 폐열의 형태로 상당한 에너지를 쓴다. 컴퓨터가 에너지 이용의 이론적 최솟값에 접근할수록 과학자들은 그 이론적 최솟값이 무엇인지 더 절박하게 알고 싶어 했다. 폰 노이만은 일찍이 1949년 어림 계산을 통해 "기본적인 정보 행위, 즉 정보 한 단위의 기본적인 전달 그리고 양방향 상호 전달"에 들어가는 열량을 제시했다. 폰 노이만은 모든 기본적인 정보처리 행위, 두 대안 사이의 모든 선택에는 비용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이런 견해는 1970년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졌지만,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폰 노이만의 오류를 발견한 사람은 롤프 란다우어였다. 란다우어는 정보의 물리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 전념했다. 란다우어가 쓴 유명한 논문의 제목 "정보는 물리적이다"는 연산이 물리적 대상을 필요로 하고 물리법칙을 따른다는 사실을 학계에 알리고자 하는 의미였다. 란다우어는 돌판에 새겨진 표시든 천공카드에 뚫린 구멍이든 위나 아래의 스핀을 가진 소립자든 간에 '어떤' 구현체 없이 비트가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961년 정보처리 비용에 대한 폰 노이만의 공식을 증명하려던 그는 공식을 증명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오히려 대부분의 논리 연산은 어떤 엔트리피 비용도 들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비트가 0에서 1 혹은 그 반대로 바뀔때 정보가 보존된다. 이 과정은 가역적이다. 엔트로피는 변하지 않으며, 열을 소산할 필요도 없다. 란다우어는 오직 비가역적 연산만이 엔트로피를 증가시킨다고 주장했다.
베넷은 생각할 수 있는 실제적이고 관념적인 모든 종류의 컴퓨터를 분석하면서 란다우어의 법칙을 검증했다. 이를 통해 아무런 에너지 비용 없이 상당한 연산을 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베넷은 모든 사례에서 정보가 '삭제'될 때만 열 소산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삭제는 비가역적인 논리 연산이었다. 튜링기계의 판독헤드가 테이프의 한 칸을 삭제하거나 전자 컴퓨터가 하나의 콘덴서를 비울 때 비트가 손실되고 '그에 따라' 열이 소산되어야 한다. 실라르드의 사고실험에서 도깨비가 분자를 관찰하거나 선택할 때 엔트로피 비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엔트로피 비용은 도깨비가 다음 관찰값을 위해 한 관찰값을 지울 대, 기록을 비우는 순간에만 발생한다.
망각에는 일이 필요하다.
"이는 양자역학에 대한 정보이론의 복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베넷의 말이다. 때로 한 분야에서 성공한 개념이 다른 분야에서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여기서 말하는 성공적인 개념은 측정 과정 자체가 수행하는 중심적 역할을 깨닫게 만든 불확정성 원리였다. 누구도 분자를 "바라보는" 일에 대해 간단하게 말할 수 없다. 관찰자는 고아자를 활용해야 하고, 광자는 열 배경보다 더 활발해야 하며, 복잡한 문제들이 잇따른다. 양자역학에서 관찰 행위는 연구실의 과학자가 하든 맥스웰의 도깨비가 하든 결과에 영향을 준다.
"복사에 대한 양자이론으로 인해 사람들은 연산이 매 단계마다 환원 불가능한 열역학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잘못된 결론을 받아들였습니다. 한편 섀넌의 정보처리 이론이 거둔 성공은 정보처리에서 모든 물리적 과정을 추상화하고 완전히 수학적인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통신 엔지니어와 칩 설계자들은 원자 수준으로 점점 다가감에 따라 0과 1의 상태를 구분하는 고전역학의 깔끔한 능력을 방해하는 양자적 제한을 갈수록 걱정했다. 하지만 이제 이를 다시 보게 되었고, 마침내 여기서 양자 정보 과학이 탄생했다. 베넷을 비롯한 다른 학자들은 달리 생각하기 시작했다. 양자 효과가 골칫거리가 아니라 이점으로 바뀔지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보는 광자의 양자 상태, 이를테면 광자의 수평 혹은 수직 편광에 있다. 대개 수십억 개의 입자로 구성되는 고전물리학의 대상은 가로채고, 관측하고, 관찰하고,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양자적 대상은 그렇게 할 수 없다. 도한 복사나 복제도 불가능하다. 관찰 행위는 불가피하게 메시지에 간섭한다. 도청자가 아무리 조심스럽게 엿들으려고 해도 감지될 수 있다. 베넷과 브라사르가 고안한 정교하고 복잡한 프로토콜에 따라 앨리스는 키로 사용할 무작위적 비트열을 생성하고, 봅은 자기 쪽에서 동일한 비트열을 확립할 수 있다.
베넷은 양자 순간이동으로 옮겨갔다. 하지만 곧 양자 순간이동이라는 명칭을 후회하게 된다. 앨리스가 보낸 것은 소고기 스튜가 아니라 큐비트였다.
큐비트는 평범치 않은 최소 양자계이다. 고전역학에서 '모든' 상태는 원칙적으로 구분 가능하다. 그러나 양자계에서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때문에 이런 구분을 하는 게 모든 곳에서 불완전하다. 양자적 대상의 어떤 속성을 측정하면 그로 인해 상보적 속성을 측정할 능력을 잃는다. 입자의 운동량이나 위치를 발견할 수 있지만 둘다는 불가능하다. 다른 상보적 속성으로는 스핀의 방향과 마사 아줌마의 관의 경우처럼 편광이 있다.
물리학자들은 이런 양자 상태들을 기하학적인 방식으로 생각한다. 다시 말해 공간(많은 가능한 차원들의 공간) 속에서의 방향들, 그리고 이 방향들이 수직인지 아닌지(또는 직교하는지 아닌지)에 따라 구별 가능하고 가능하지 않고가 결정되는 계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 불완전한 구별 가능성, 계를 교란하지 않고는 관찰하지 못하는 무능력, 양자적 대상을 복제하거나 많은 청중들에게 전파하지 못하는 무능력으로 인해 양자역학은 신비로운 특징을 갖는다. 큐비트도 이런 비현실적인 성격을 지닌다. 큐비트는 단지 이것 아니면 저것이 아니다.
물리학자는 큐비트가 상태들의 '중첩', 즉 확률 진폭의 결합이라고 말한다. 큐비트는 비결정성의 구름 내부에 살고 있는 결정적 대상이다. 중첩은 잡탕이 아니라 분명하고 명확한 수학적 규칙에 따른 확률적 요소들의 결합이다.
베넷의 말을 들어보자. "비무작위적인(질서가 있어 보이는) 전체가 무작위적인(무질서적인) 부분들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은 양자역학에서 가장 반직관적인 부분이지만 중첩 원리의 결과로 일어나며 우리가 알다시피 자연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순간이동 그리고 이후 나온 대다수의 양자 정보 과학의 열쇠는 '얽힘'이라고 알려진 현상이다. 얽힘은 중첩 원리를 취하며 공간을 가로질러 서로 멀리 떨어진 한 쌍의 큐비트로 중첩 원리를 확장한다. 이 큐비트들은 어느 것도 측정 가능한 개별적인 상태를 갖지 않지만 '한 쌍으로서' 명확한 상태를 가진다. 얽힘은 발견되기 전에 발명되어야 했다. 이를 발명한 사람은 바로 아인슈타인이었다. 하지만 얽힘을 명명한 사람은 아인슈타인이 아니라 슈뢰딩거였다.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에 존재하는 결함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밝히려는 사고실험을 했고 이 사고실험을 위해 얽힘을 발명했다.
얽힘 현상은 측정이 빛보다 빠르게 달려가 영향을 행사한다는 것이 명백하다. 이는 역설로 보였고, 그래서 아인슈타인이 싫어했던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얽힘에 '도깨비 같은 원격작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스라엘 물리학자인 아셰르 페레스는 2003년 EPR 문제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했다. 페레스는 엄밀히 말해 논문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너무 때 이른 감이 없지 않다며, 섀넌이 정보이론을 내놓기 전이고 "정보이론이 물리학자의 도구상자에 포함되는 데 훨씬 시간이 많이 걸렸다."라고 말했다. 정보는 물리적이다. 양자 상태에 대한 '정보'를 고려하지 않고 양자 상태를 논하는 것은 쓸모가 없다.
정보는 단주 추상적 개념만은 아니다. 정보는 물리적 매개체가 필요하며, 이 물리적 매개체는 (대체로) 국지적이다. 결국 벨 전화회사가 하는 일은 정보를 한 전화기에서 다른 장소에 있는 다른 전화기로 전달하는 것이었다.
..... 앨리스가 스핀을 측정할 때 앨리스가 얻는 정보는 자신의 위치에 국지화된 정보이다. 아울러 앨리스가 정보를 전달하려고 결정하기 전까지는 그 상태를 유지한다. 봅이 있는 장소에서는 절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오직 앨리스가 봅에게 (당연히 광속보다 느린 우편이나 전화 혹은 다른 물질적 매개체를 통해) 자신이 얻은 결과를 알릴 때만 봅은 자신의 입자가 확정적인 고유 상태에 있음을 인식한다.
파인먼은 연산, 즉 컴퓨터로 양자물리를 모사하는 일의 문제가 무엇인지 너무 잘 알았다. 바로 확률이었다. 모든 양자 변수에는 확률이 개입했으며, 이 점은 연산의 어려움을 기하급수적으로 키웠다. "이는 우리가 쓰는 컴퓨터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큽니다. ... 따라서 공식적인 규칙에 따르면 확률 계산을 통해 모사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리하여 파인먼은 맞불작전을 제안한다. "확률적 자연계를 모사하는 다른 방법은(일단은 N이라고 할 것입니다) 여전히 그 자체가 확률적인 컴퓨터 C로 확률적 자연계를 모사하는 것일 겁니다." 파인먼은 양자컴퓨터는 튜링기계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완전히 새로운 어떤 것이 될 것이다.
(추가 설명)
1. 확률적 자연계
파인먼이 언급하는 "확률적 자연계"는 양자역학적 세계를 뜻합니다. 양자역학에서는 자연의 상태와 그 변화가 확률적으로 나타납니다. 즉 자연계 자체가 확률적이고 비결정론적인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뜻입니다. 2. 자연계를 모사하는 방법1. 확률적 자연계
파인먼이 언급하는 "확률적 자연계"는 양자역학적 세계를 뜻합니다. 양자역학에서는 자연의 상태와 그 변화가 확률적으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입자의 위치나 에너지를 정확히 알 수 없고, 특정 확률로 분포되어 있습니다.
양자역학적 시스템은 특정 결과를 예측하기보다 결과가 발생할 확률만 계산할 수 있습니다.
즉, 자연계 자체가 확률적이고 비결정론적인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2. 자연계를 모사하는 방법
파인먼은 확률적인 자연계를 "모사(simulate)"하는 방법을 논의합니다. 여기서 "모사"란 자연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계산이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재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물리학에서 중요한 문제인데, 양자역학적인 세계를 이해하거나 예측하려면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파인먼은 자연계를 모사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확률적 컴퓨터를 제안합니다.
3. 확률적 컴퓨터(C)
"확률적 컴퓨터"란 확률적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컴퓨터를 뜻합니다. 전통적인 컴퓨터(결정론적 컴퓨터)는 항상 동일한 입력에 대해 동일한 출력을 생성합니다. 하지만 확률적 컴퓨터는 특정 확률에 따라 다른 결과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확률에 기반해 랜덤하게 동작하는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컴퓨터.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처럼 확률을 기반으로 계산하는 시스템.
파인먼의 주장에 따르면, 확률적 자연계를 모사하려면 모사하는 도구도 확률적인 특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4. N과 C의 관계
파인먼이 말하는 "N"과 "C"는 다음을 나타냅니다:
N: 확률적 자연계 자체. 자연계는 본질적으로 확률적으로 작동합니다.
C: 확률적 자연계를 모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컴퓨터).
파인먼의 논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확률적 자연계를 완전히 모사하려면, 확률적 자연계(N) 자체처럼 확률적으로 작동하는 모사 도구(C)가 필요하다.
결정론적(확률성을 포함하지 않는) 도구로는 자연계를 완벽히 모사할 수 없다.
5. 양자 컴퓨터와의 연결
파인먼의 이 말은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의 개념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양자역학적 시스템은 확률적이고 중첩(superposition)과 얽힘(entanglement) 같은 특성을 가집니다. 이런 특성을 모사하기 위해, 기존의 고전적인 컴퓨터로는 한계가 있으며, 자연계와 같은 양자적 특성을 가진 양자 컴퓨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양자 컴퓨터는:
자연계의 확률적 특성을 본질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 컴퓨터입니다.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자연계를 모사할 수 있습니다.
6. 결론
파인먼의 말은 다음과 같은 결론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자연계는 본질적으로 확률적으로 작동하며, 이를 이해하고 모사하려면 확률적인 도구(컴퓨터)가 필요하다.
이는 양자역학적 자연계를 모사하기 위한 양자 컴퓨터의 필요성을 암시하며, 고전적 방식으로는 자연계를 완벽히 재현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적합니다.
"양자계는 어떤 의미에서 항상 자신의 미래를 연산한다는 것이 파인먼의 통찰입니다. 따라서 고유한 역학을 가진 아날로그 컴퓨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베넷의 말이었다. 연구자들은 곧 양자컴퓨터가 물리를 모사하는 문제를 헤쳐 나가는 특별한 힘을 가졌다면 다른 유형의 다루기 어려운 문제들도 풀 수 있을 것임을 깨달았다.
그 힘은 희미하게 빛나고, 만질 수 없는 대상인 큐비트에서 나온다. 확률은 내재되어 있다. 상태의 중첩을 포함함으로써 큐비트는 고전적 비트보다 더 많은 힘을 갖는다. "우리가 우리의 불편하고 작은 손가락으로 셈을 배웠을 때 우리는 잘못된 길을 간 것이다. 우리는 정수가 개별적이고 고유한 값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롤프 란다우어의 냉철한 지적이었다. 실제 세계, 다시 말해 양자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말이었다.
양자컴퓨팅에서는 복수의 큐비트들이 서로 얽힌다. 큐비트들이 함께 작용하게 만드는 일은 그 힘을 그저 배가하는 데 지나지 않고 기하급수적으로 키운다. 비트가 이것 아니면 저것인 고전적 컴퓨팅에서 n 비트는 2의 n승 값 중 하나를 인코딩할 수 있다. 반면 큐비트는 모든 가능한 중첩과 함께 이 불값들을 인코딩할 수 있다. 이로써 고전적 컴퓨터는 할 수 없는 병렬처리의 가능성이 양자컴퓨터에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양자컴퓨터는 (이론적으로) 연산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특정한 범주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쇼어 알고리즘(양자 알고리즘)이 혁명인 '이유'는 (놀랍도록 실용적인 함의 외에도)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를 재정의한다는 데 있습니다."
큐비트는 연구 대상으로 삼기에는 너무나 힘이 든다. 하나의 계에서 정보를 추출한다는 것은 그 계를 관찰한다는 뜻이고, 계를 관찰한다는 것은 양자 마술을 방해한다는 뜻이다. 큐비트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은 연산을 병렬로 처리하는 동안 큐비트는 관찰될 수 없다. 가능성의 그림자 망을 측정하는 것은 큐비트를 고전적인 비트로 바꾼다. 양자 정보는 취약하다. 연산의 결과를 파악하는 유일한 방법은 양자적 일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베넷은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책을 읽고 같은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꿈을 이야기하려고 하면 꿈에 대한 기억이 바뀐다. 그리하여 결국에는 꿈은 잊어 버리고 오직 꿈에 대해 말한 것만 기억하게 된다."
"섀넌이 지금 살아 있다면 아마 채널의 보조 얽힘 용량에 대단히 열광했을 것입니다." 섀넌은 사이버공간을 알지 못했다. "방 안에서 어느 곳을 보나 공간이 여러 개의 방들로 나뉘고 그 방마다 당신이 존재하며 이런 것이 모순 없이 무한히 존재하는 방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휠러는 후학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끈 이론과 아인슈타인의 기하동역학의 양자적 버전을 연속체의 언어에서 비트의 언어로 번역하십시오."
"수학적 논리를 포함하여 수학이 얻은 강력한 도구인 상상력의 눈으로 하나씩 살피십시와. .. 그리고 이러한 각 기법에 대해 비트의 세계로 전사transcription하는 것을 해결하십시오."
아울러 "힘을 더해가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진화로부터 물리학의 다층적 구조를 밝히는 모든 특성을 파헤치고, 체계화하고, 보여주십시오."
"'마지막' 당부입니다. 의미를 확립하는 기본 단위로서 '비트'라는 용어에 대한 깔금하고 명확한 정의가 없는 것을 개탄하지 말고 축하하십시오. ... 대단히 큰 수의 비트들을 조합하여 우리가 존재라고 부르는 것을 얻는 방법을 배운다면 비트와 존재의 의미를 더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남은 과제는 바로 의미의 확립이었다. 이는 비단 과학자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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