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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부의 기원 동태성 : 불균형의 즐거움

5. 동태성 : 불균형의 즐거움

20세기 초 물리학에서는 커다란 방향 변화가 일어났다. 그다음 100년간에 걸쳐 발라와 그 동료들이 빌려 온 바로 그 물리학 이론들은 파기되고 그 자리에 상대성 이론, 양자 역학, 비선형 시스템의 열역학, 카오스 이론, 복잡계 이론 등이 들어선다. 

 

5장에서는 경제란 무엇이며 경제에 대한 우리의 새로운 규정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그림을 다듬을 것이다.

 

 

동태성과 피드백

경제는 하나의 동태적인 시스템이라고 보는 것이 논의의 출발점으로 유용하다고 본다. 이 말은 경제는 시간에 따라 변한다는 의미다. 가격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임금도 변한다. 그리고 기업들은 시장에 진입하고 또 퇴출된다. 이런 동태성은 전통 경제학에서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지만, 외부적인 요인, 예컨대 기술 변화, 정치적 사건들, 그리고 소비자 취향의 변화와 같은 것들로부터 생긴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질문은 이런 동태성이 어떻게 경제 그 자체의 구조에서 비롯되는지, 다시 말해 내생적으로 생겨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동태적 시스템을 표현하는 가장 편리한 하나의 방법은 스톡(축적)과 플로(흐름) 개념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경제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여러 가지 스톡들로 가득 차 있다. 예컨대, 화폐 공급량이라든지 취업자 수 등이 그것이다. 이들 스톡들은 그에 상응하는 플로들, 즉 시간에 따른 변화율들을 각각 갖고 있다. 예컨대, 중앙은행은 화폐 공급을 늘릴 수도 있고 줄일 수도 있다. 또 기업은 신규 사원을 고용할수도 있고 해고할 수도 있다. 플로는 언제나 특정 시간 단위당으로 움직인다. 덜 유형적이지만 중요한 스톡들도 있을 수 있다. 예컨대, 소비자 신뢰 같은 것은 시간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스톡으로 생각할 수 있다.

 

경제를 스톡과 그와 관련된 플로의 집합체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다양한 스톡과 플로들이 복잡한 방법으로 서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 분명해진다.예를 들어 고용 스톡이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 정책 결정자들은 대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결정할지 모른다. 금리 인하로 대출이 촉진되면 투자를 위한 돈의 공급이 확대되는 것이고, 그러면 기업들은 이 돈을 새로운 생산 설비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신규 고용을 유발해 고용 스톡을 다시 올라가게 만들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시 돌아가 미래의 금리 정책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동태적 시스템에서 스톡과 플로 간의 이 연쇄적인 관계가 바로 피드백(되먹임) 고리다.

 

그것이 선순환이든 좋지 않은 쪽으로 연쇄적으로 변동하는 악순환이든 상관없이 일이 진행되면서 보다 강화되거나 가속화되고 증폭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동태적 시스템의 세 번째 요소는 시간 지체다.문제는 수도꼭지에서 당신이 취한 조치와 온도로 이어지기까지의 피드백 간에 시간 지체가 조금 있다는 점이다. 이런 지체가 당신으로 하여금 바람직한 온도로부터 너무 벗어나도록 하거나 왔다 갔다 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물론 결국 당신이 이를 파악하게 되면 바람직한 온도에 이를 때까지 진동은 점점 작아질 것이다. 그러나 시간 지체가 너무 길어지면 물의 온도를 통제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당신이 겪어야 할 진동도 더 커지거나 많아질 것이다.

 

양과 음의 피드백 고리를 통해 상호 작용하는 스톡과 플로가 여러개 존재할 경우 동태적인 시스템이 얼마나 재빠르게 복잡해질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양의 피드백이 시스템을 움직여 그 흐름을 가속화시키지만 동시에 음의 피드백은 이를 줄이거나 통제하는 방향으로 힘을 가한다. 여기에 지체가 끼어들면 밀어 붙이는 힘과 이를 줄이려는 힘이 균형을 벗어나고 동조성을 잃게 되면서 시스템은 고도로 복잡하고 정교한 방법으로 진동한다.

 

 

코끼리를 제외한 동물들에 대한 연구

경제에 관한 두 번째 관찰 경제는 비선형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비선형 방정식을 하나 만들어 보면 상수  r를 자동차의 가속 페달 처럼 활용 할 수 있다.  r=4 로 하면 카오스 형태를 얻게 된다. 카오스 시스템은 세 가지 중요한 특징들을 갖고 있다. 첫재, 외견상으로는 임의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확정적인 것이다. 둘째, 주기적 시스템과 달리 이 공식을 아무리 계속 돌리더라도 결코 반복되는 법이 없다. 셋째, 이 시스템은 제한적이다.

 

이렇게 변수 하나를 미세 조정할 경우 매우 다양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비선형 동태적 시스템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이른바 초기 조건에 대한 민감성이다. 한편 비선형 동태적인 시스템이 갖는 또 하나의 특징 중 하나는 경로 의존이다. 다른 말로 하면 역사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살펴본 두 가지 특성, 즉 초기 조건에 대한 민감성과 경로 의존성 때문에 비선형 시스템을 가지고 작업하기는 너무도 어렵다. 많은 경우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런 시스템이 어떤 형태를 보여 줄지 알아보는 유일한 길은 실제로 굴러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비선형 시스템은 자연에서 너무도 흔하다. 예를 들어 비행기 날개상에서의 난기류에서부터 기후, 레이저, 그리고 뇌에서의 시냅스들의 분출에 이르기까지 비선형은 수많은 현상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반면 선형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드문 현상이기 때문에 수학자 이안 스튜어트는 "비선형 시스템"이라는 분야가 물리학에 따로 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라고 했다. 이는 마치 동물학에서 코끼리를 제외한 모든 동물에 대한 연구라는 분야를 따로 두는 것과 같이 바보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경제, 복잡하지만 카오스는 아니다

복잡계 경제학에서는 경제를 비선형적이고 동시에 동태적인 것으로 인식한다. 그렇다면 경제는 무질서한 것인가? 현재까지의 결론은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무질서한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적은 변수, 적은 자유도를 갖는 경향이 있다. 경제는 복잡하다고 말하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 경제는 엄청난 수의 스톡과 플로를 갖고 있으며 이 스톡과 플로들은 양 또는 음의 피드백 관계들로 이루어진, 정교한 거미줄처럼 서로 연결돼 있다. 그리고 이런 피드백 관계들은 시차를 가지며 서로 다른 시간 단위에서 움직인다. 또 이 시스템은 어려운 비선형 행태를 보인다. 그런 시스템이라면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자유도를 가지고 있으며 모든 종류의 행태들을 보여 줄 수 있다. 

 

경제는 때때로 어떤 차원에서 무질서한 행태를 보여 줄수도 있겠지만 성장, 쇠퇴, 주기적 사이클, 유사 주기적 제한 사이클, 그리고 그 외에 여러 가지 다른 행태들도 보여 준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 

 

경제의 완전한 동태적 복잡성은 과학자들이 말하는 이른바 'n체문제'라는 관점에서 경제를 생각해 보면 훨씬 확실해진다. 푸앵카레는 그 당시 알려진 8개의 행성과 태양에 대해서는 고사하고 심지어 3체 문제조차 풀 수 없다는 것을 알아냈다. 경제는 규모가 매우 큰 n체 문제다. 경제에 참여하는 개별 사람들은 각자의 고유한 스톡(저축, 부채, 기술 등)과 플로(소득, 지출, 학습 등)를 갖고 있다. 슈가스케이프와 같은 고도로 단순한 경제에서도 개별 행위자들은 각자 고유한 설탕 스톡과 설탕의 소비와 소화라는 플로를 갖고 있었다.

 

현실 경제의 동태성은 수십억 명의 비선형적 상호 작용의 산물이다. 이 시스템의 복잡성을 생각해 보면 푸앵카레의 태양 시스템 분류는 차라리 쉽게 보일 정도다.  다시 말해 현실 경제의 시스템은 n=64억인 그런 문제다.

 

이제 우리는 경제 예측가들이 얼마나 어려운 일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기상 예보자들보다 왜 더 평판이 나쁜지 그 이유를 알 듯하다. 초기 조건에 대한 민감성, 경로 의존성, 엄청난 동태적 복잡성 등이 결합되면 경제는 기후처럼 극히 단기간을 제외하고는 도저히 예측하기 어렵다.

 

경제에서 장기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이것이 경제학의 발전에 장애 요인이 되는 건 아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과학은 예측이 아니라 설명에 관한 학문이다. 경제의 동태적인 특성을 이해한다면 수많은 경제 현상들에 대한 검증 가능한 설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 때때로 흔들린다

존 스터먼은 비선형 동태적 시스템을 활용해 경제와 경영 현상을 새로이 설명하는 데 인생의 많은 시간을 쏟아부은 연구자다. 그가 특히 관심을 가졌던 질문은 이 수많은 상품들이 복잡한 흥망성쇠라는 사이클을 겪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사이클이라는 순환을 보여 주는 산업은 모든 법위에 걸쳐 있다.

 

이 다양한 산업들이 공통적으로 보여 주는 것은 가격과 산업 생산의 순환적 변화가 그 밑바닥에 있는 수요 변화나 경제 전반적인 변화보다 훨씬 더 심하다는 사실이다. 별다른 원인 없이도 큰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다. 

 

사이클은 또 꽤 정규적인 것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크게 임의적이지도 않은 흥미로운 특성을 갖고 있다. 즉, 뭔가 분명한 주기성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이 사이클이 정확히 정규적인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사이클들이 복잡하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스터먼은 그렇게 정규적이지도 않고, 그렇게 임의적이지도 않은 이런 행태가 어떻게 해서 나오는지 조사하기 위해 모델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전통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음의 피드백 고리는 공급과 수요에서 가격이 하는 역할이다. 즉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은 올라서 공급이 늘게 만들고, 이는 다시 공급과 수요가 일치할 때까지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마치 자동 온도 조절 장치와 똑같다. 그러나 전통 경제학자들은 대개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것으로 가정한다. 다시 말해, 시간 지체 같은 것은 무시한다는 얘기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균형을 이루지만 현실 세계는 재고, 초과 생산 능력, 그리고 불균형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는 여러 가지 다른 스톡들로 가득 차 있다. 스터먼은 여러가지 완충 역할을 하는 스톡들의 조정 속도 차이가 상품 사이클의 변화 근저에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터먼은 자신의 가정을 한번 검정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간단한 상품 시장을 대상으로 한 컴퓨터 모델을 만들어 사이클의 통계적 특성을 재생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전통적 모델들과 달리 그의 모델은 하나의 시스템 역학 시뮬레이션이다. 재고와 생산 능력과 관련한 스톡들, 양과 음의 피드백 고리들, 시간 지체, 그리고 비선형 관계식 등 우리가 살펴보았던 특징을 모두 가졌다. 이제 스터먼의 모델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알아보자. 

 

첫째, 당신은 이 제품의 재고를 갖고 있다. 이 재고는 당신의 고객으로부터 불확실한 수요와 공장으로부터의 생산 사이에서 하나의 완충 역할을 한다. 수주와 배송 사이에는 약간의 시간 지체가 있을 수 있지만 재고는 거의 바로 조정이 이루어진다. 

 

둘째, 즉각적으로 이용 가능한 생산 능력의 스톡이 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대부분의 공장은 100%보다 낮은 수준인 80% 정도로 가동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이렇게 단기적으로 생산을 늘리는 데 걸리는 시간 지체는 몇 시간에서 수개월에 이를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경우에는 조정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따라서 재고 조정보다는 조정이 더 천천히 이루어진다.

 

셋째, 마지막 스톡은 장기적인 생산 능력의 총량이다. 생산 활용률이 100%라면 산출물을 늘리는 유일한 방법은 추가적으로 생산 라인을 설치하거나 공장을 더 짓는 것이다. 이는 기존 생산 능력의 활용률을 높이는 일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린다. 

 

스터먼의 모델은 이 세 가지 피드백 고리들이 각기 서로 다른 속도로 조정이 이루어지는 구조다. 이제 이 구조가 시간에 따라 어떤 변화를 보여 주는지 알아보자.

 

재고는 항상 오르락내리락한다. 이는 수요의 임의적인 변동 때문이다. 이때 당신이 생각해야 하는 첫 번째 질문은 생산 증가를 공장에 요구할 것인지 말지이다. 생산 증가 주문하기 전에 지금 수요 증가가 계속될지, 아니면 일시적 변동인지 알아보기 위해 잠시 시간을 갖고 기다리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그 다음 질문은 가격을 올려야 하는가이다. 가격을 올리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처리해야 할 일들이 뒤따른다. 그리고 가격 인상은 자칫 고객들을 이탈시킬 위험도 수반한다. 그래서 당신은 좀 더 기다려 보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그다음 재고 보고서에서 수요 증가가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한 당신은 이것이 확실한 추세라고 믿는다. 그결과 당신은 곧바로 행동을 취해 생산 증가 요구서를 낸다. 기업 본사의 의사 결정에는 관료주의 요소가 있어 생산은 몇 주가 지나고 나서야 증가한다. 그러는 사이에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재고는 바닥이 나버린다. 수요는 확실하고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이 이어지면, 당신은 지금이 가격을 인상할 때라고 결정한다.

 

가격 인상이 즉각적으로 수요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수요자들이 곧바로 대체재나 대안적인 제품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고 할 것이다. 공장이 거의 100%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당신은 보다 많은 생산 능력을 가진 경쟁 기업들에게 주문을 빼앗기거나 시장 점유율에서 밀린다. 그러면 당신은 또 다른 공장을 만들기 위하여 설비 투자 제안서를 제출한다.

 

그러나 새로운 공장의 완공 예정일을 6개월 앞두었을 때쯤 당신은 걱정스러운 추세를 감지하기 시작한다. 수요가 다시 둔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신의 고객이 몇 가지 대체재를 발견하는 동시에 상품을 적게 사용하는 법을 터득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당신이 공장을 열심히 가동하는 동안 당신의 경쟁 기업 또한 그렇게 했다. 때문에 이제는 재고가 많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는 곧 가격을 내리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판매 팀으로부터 들려온다. 당신은 결국 가격 인하에 동의한다.

 

그러는 와중에 새로운 공장의 오픈 기념일이 다가왔다. 당신은 소름 끼치는 보고서를 받아 본다. 수요는 계속 둔화되고 있다. 해당 산업 종사자들 모두 재고 더미에 앉아 대폭적인 할인 판매를 하고 있다. 점점 나빠지는 손익 계산서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새 공장도 가동한다. 이미 모든 것이 설치된 상황에서, 다시 말해 대부분이 매몰 비용이 된 상황에서 이 시설들을 달리 활용할 수도 없다. 가격이 저가라고 해도 최소한 노동 비용과 재료비는 건질 수 있다.

 

그다음 해에 이르자 산업은 과잉 설비로 시달리면서 가격은 폭락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반대 사이클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손실이 불어나자 산업계에서는 일부 생산 라인을 폐쇄하고, 생산 능력을 축소하는 일이 생겨난다.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면서 어떤 기업들은 공장 문을 닫고 대규모 해고를 단행한다. 과잉 설비가 모두 해소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린다. 그러나 이는 이제 더 이상 당신의 관심사가 아니다. 당신도 이미 해고되었기 때문이다.

 

몇 년 후, 한 신출내기 관리자가 당신 자리로 온다. 그리고 수요 증가 추세에 흥분한다. 그러면서 사이클은 다시 반복되는 것이다.

 

이런 얘기가 스터먼 모델의 핵심이다. 모델을 돌리자 현실 세계와 통계적으로 유사한 그런 상품 사이클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아 냈다. 이 모델에 따르면 피드백 고리상의 여러 가지 다른 시간 단위 인간이 오류를 범할 가능성 겹치면서 앞서 말한 사이클의 발생은 불가피하다. 복잡한 피드백과 다양한 시간 지체가 일어나는 시스템들을 처리하는 시간이 사람들마다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사이클을 완화시키는 유일한 길은 시스템 자체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신규 설비를 추가하는 데 시간 지체를 줄이고, 큰 공장 보다는 소형 설비 형태인 미니밀들을 짓는, 다시 말해 생산 능력을 다소 유연하게 하며, 고객 주문에 대한 예측력을 높이고, 산업 전반에 관한 정보력도 향상 시키는 것이다.

 

스터먼 연구가 던진 가장 흥미로운 시사점 중 하나는 비선형 동태적 시스템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뚜렷하게 보여준 점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어리석다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의 두뇌가 그런 방식으로 생각하게끔 구조화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다음 장에서 우리는 인간 인식의 약점과 결점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 볼 것이다. 이를 토대로 인간의 행태와 경제의 동태적 구조를 결합할 경우 경제 전반의 성장과 침체 사이클에서부터 주식 시장의 가변성에 이르기 까지 복잡한 경제 현상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