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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불능 정리 5편

8.   닫힌계

 

이것은 단순히 작은 어항이 아니라 이 수많은 생물들의 보금자리이다. 이 안에서 생물들은 먹고, 자고, 싸우고, 짝짓기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영원히.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이들은 공동 운명체로 공진화해나갈 것이다. 이 수조는 진정 살아 있는 공동체이다.

 

할로겐 전등이 하루에 15시간씩 열대의 태양빛에 맞먹는 빛을 쏟아낸다. 바닥에는 젖은 모래가 깔려 있고 그 위에는 세정 작용을 하는 박테리아가 뒤덮여 있으며 소금물이 바닥을 통해 올라온다. 쟁반 위에는 산호초 환경에서 생기는 천연 독소들을 걸러줄 녹조류가 담겨있다.

 

산업용 배관 시설은 산호초에게 진짜 태평양 바다의 대용물이다. 남태평양의 조류와 모래밭이 야생의 산호초에게 제공하는 여과 기능, 해류, 산소, 완충 작용 등을 똑같이 제공하기 위하여 성분을 재조정한 6 L 가량의 해수가 특별히 고안된 생체공학 시스템을 거쳐 공급된다.

 

자연을 만드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고메즈가 산호초 숲을 출범한 지 5년이 지난 지금에야 이 생태계는 자급자족이 가능한 수준으로 자신을 성장시켰다. 최근까지만 해도 고메즈는 인공 산호초 안에 사는 물고기와 무척추 동물들에게 따로 영양을 보충할 먹이를 주었다. 그러나 이제 산호초가 충분히 성숙한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고메즈는 생각한다. 이제 비로소 수조 안에 완전한 먹이그물이 형성되어서 더 이상 어떤 먹이도 주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오직 할로겐 램프를 통해 공급 받는 햇빛 말고는 어떤 양분도 공급되지 않는다. 햇빛이 조류의 먹이가 되고 조류는 동물의 먹이가 되고 그것은 또다시 산호, 해면, 조개, 물고기 따위의 먹이가 된다. 결국 이 산호초 생태계는 전기로 돌아가는 장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은 이 인공 산호초 생태계의 융합을 이루는 생물의 90%가 맨 처음의 수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밀항자들이라는 사실이다처음의 산호초 생태계에서 지배적 위치를 점유하던 종들이 사라져갔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고 깜짝 놀랐습니다. 생물들이 죽어나가는 거예요. 무엇을 잘못했나 했지만 잘못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요. 그것은 그저 생태계의 주기였던 것입니다.”

 

모든 종류의 안정적으로 닫힌 생태계를 이루기 위한 기초는 근본적으로 미생물에 있다.”

그는 생태계에서 생물의 기본적 요소의 순환 고리, 즉 대기와 영양분의 흐름을 궁극적으로 연결하는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미생물이라 생각한다.

 

지구상에 있는 생명의 얇은 조각을 잘라내 모델화하는 대신 자급자족하고 스스로 재생하는 지구 전체를 모델화한 셈이다. 지구상의 모든 물질들은 재생된다지구는 물질적으로 닫혀 있다. 또한 지구는 에너지 측면이나 정보 측면에서는 열려 있다.

 

플라스크 세계의 경험을 통해서 폴섬은 호흡에서 가장 큰 몫을 하는 것은 거대한 삼나무도 아니고 귀뚜라미도 아니고 오랑우탄도 아닌 작은 세포 조각들인 미생물이라고 결론내렸다. 이들의 호흡이 지구의 대기를 형성하고 궁극적으로 다른 눈에 띄는 생물들의 삶을 지탱한다.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삶의 기질이 생명의 세계 전체가 나아갈 길을 안내하고 제각기 다른 영양분의 순환 고리를 하나로 이어 붙인다.

 

우리의 행성을 비롯한 닫힌계에서 포유동물이나 나무 등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바로 포유동물의 내장에 살고 있는 미생물, 또는 나무 뿌리에 달라붙어 있는 미생물이다.

 

영원히 살아가는것은 집단적 의미의 생명, 공동체의 생명의 집합이다.

 

모든 순환이 독립적으로 일어난다.

시스템이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일시적 혼란 상태가 시민들에게 좋은 효과를 가져다주듯이, 세계는 혼동 속에서 보존된다.

그것은 새우들의 한가로운 휴가를 망쳐버리겠지만 그들의 세계에 젊음을 불어넣는다.

 

염 결정의 침전물이 두텁게 쌓이다보면 그 무게 때문에 구의 위쪽 표면에서 떨어져나와 바닥에 쌓인다. 지질학적 주기에서 보면 지구에서 바다 밑에 퇴적암이 형성되는 것과 같은 과정이다. 탄소와 무기물은 공기, , , 암석을 통해 순환하고 다시 생명으로 되돌아간다.

 

만일 단순한 작은 시스템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면,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것에 대하여 닫혀 있으면서 여전히 지속 가능한, 조화를 이루는 시스템을 어느 정도까지 확장할 수 있을까?

 

동물은 식물이 만들어낸 산소와 영양분을 소비하고 식물은 동물이 내놓는 이산화탄소와 영양분을 소비한다는 사실.

 

답답할 정도로 느리고, 참을 수 없을 만큼 환원주의적으로 보였다. 나사의 통제된 생태학적 생명 지원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바로 통제였다그러나 정작 필요한 것은 약간의 통제를 벗어난접근 방법이었다.

 

우주 생명 지지 연구를 단순한 우주 여행이 아니라 우주에서의 삶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은 어떨까?”

 

한 다발의 생명을 모아놓은 다음 이 생명들이 스스로 번성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만들기에 충분한 자유를 주면, 생명은 영원히 유지될 것이며 그 과정이 정확히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는 굳이 알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분산되고 통제되지 않은 생명의 속성에 의존해 생명 스스로가 정리하고 스스로의 존재를 강화하는 조화에 도달하도록 하려고 생각했다.

 

대기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지만 작은 충격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수비게 요동쳤다.

복잡계에서 초기 조건의 작은 변화도 크게 증폭되어 시스템 안의 나머지 부분에 광범위한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나비 효과의 실례이다.

 

흙이 살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흙은 사람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숨을 쉽니다. 우리는 흙을 살아 있는 생물처럼 다루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흙이 생물상을 통제합니다.

 

모든 것이 모든 것에 연결되어 있다.

그들은 뭔가를, 놀라운 인공의 생기 넘치는 생태계를 창조해낼 수는 있지만 거기에서 정확히 무엇이 창발할지는 통제할 수 없다. 기대하는 것뿐이다.

 

“생태계 안에 들어 있는 정보의 양이 우리 머릿속에 들어 있는 정보의 양을 훨씬 넘어선다는 사실을 우리는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가 알고 통제할 수 있는 것들만 시도하려고 들면 실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생물권 창조의 원리

l  미생물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l  흙은 생물이다. 살아 있고 숨을 쉰다.

l  먹이그물은 중복적으로 만들라.

l  다양성을 점차로 증가시켜라.

l  물리적 기능을 제공할 수 없다면 그와 비슷하게 시뮬레이트한다.

l  대기는 전체 시스템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소통 수단이다.

l  시스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시스템이 어디로 가고 싶어 하는지를 살펴보라.

 

 

9.   생물권의 출현

 

인간의 몸 자체가 방대한 규모의 복잡계이다.

교란은 생태계에 꼭 필요한 촉매이다.

한참 동안 불안정한 시기를 거쳐 갑자기 딱 균형을 찾는 시점을 가리킬 때 쓰는 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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