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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메이션 #3 말하는 북

 

제 1 장 말하는 북

코드가 아닌 코드

 

"음악으로 소식을 주고받는 능력" 원주민들은 많은 문장으로 구성된 세세한 메시지를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전달할 수 있었다.

 

북으로 말하는 법을 배운 사람은 몇몇에 불과했지만, 북소리에 담긴 뜻은 거의 모두가 이해한다는점을 클라크는 알게되었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인지는 끝내 알지 못했다.

 

오랜 세월이 흘러 미국 독립혁명 시절 올드 노스 교회에 걸린 랜턴 역시 폴 리비어에게 1비트의 귀중한 정보를(영국군이 바다로 오는지 아니면 육지로 오는지) 전달하여 널리 퍼트리게 했다.

 

아프리카의 한 지역에 사는 원주민이 꽤 먼 곳에 살던 유럽인 아기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 소식을 북으로 전했을까요? 유럽인들은 북소리의 코드를 해독하지 못했다. 그들의 북 언어는 말을 바로 변형시켰던 것이다.

 

북소리가 소식을 공지하거나 위험을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기도와 시, 심지어는 농담까지 전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북꾼들은 신호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말을 했던 것이다.

 

청자들은 띄엄띄엄 이어지는 높고 낮은 북소리만을 듣지만 사실상 빠진 자음과 모음도 '듣는다', 개별 단어가 아니라 전체 구문을 듣는 것이다. 정형화된 수식구가 길게 따라붙으면서, 말하자면 이런 잉여성으로 인해서 모호함은 사라진다.

 

제우스를 그냥 제우스가 아니라 '구름을 모으는 제우스'로, 바다를 그냥 바다가 아니라 '포도줏빛 바다'로 묘사한 호메로스식 관용어구와의 유사성은 우연이 아니다. 구술문화에서 영감은 명료성과 기억을 먼저 섬겨야 한다. 음악의 여신인 뮤즈는 기억의 여신인 므네모시네의 딸들이다.

 

모든 자연어는 잉여성을 내포한다. 사람들이 오타투성이의 글이나 시끄러운 방에서 나누는 대화를 이해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