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히틀러의 지위 게임
정치가 시민을 굴복시키는 법
성공적인 게임은 지위를 생성하는 장치다.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게임 그 자체를 위해 지위를 생성할 때 그 게임은 성공한다.
인간에게는 지위가 필요하다. 그래서 게임에서 지위를 얻으려 한다.
지도자들은 아래에 있는 사람들에게 왕관을 빌렸을 뿐이다. 사람들의 마음에서 진정한 지위를 얻어야 한다.
독재자도 구성원들을 기쁘게 해주어야 하고, 특히 독재가 오래 존속되려면 적절한 보상을 기대하는 군부 엘리트들을 충분히 만족시켜야 한다.
마키아벨리는 성공한 군주는 "재능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유능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격려하고 각자의 역할을 뛰어나게 잘하는 사람에게 명예를 주어라"고 조언했다.
마키아벨리는 더욱 교묘하게도 의무를 다할 때 군주에게 상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확고하게 심어주라고 조언했다. "현명한 군주는 신민이 모든 상황에서 군주에게, 그리고 군주의 권위에 의존하게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면 신민은 언제나 군주에게 충성할 것이다."
지위 체계가 구성원이 "집단적 노력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으면 그 대가로" 그에게 존중과 영향력을 보상해주는 식으로 작동한다고 주장한다.
성공한 지도자는 똑같이 거부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준다. "우리는 더 높은 지위를 누릴 자격이 있고 내가 이끄는 대로 잘만 따라오면 그런 지위에 오르게 될 것"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행복한 결말로 가는 이야기는 경쟁자의 위협이 도사릴 때 더 유혹적으로 보인다. 게임의 지위가 적의 위협으로 위태로워질 때 구성원들은 게임을 지지하기 위한 전투에 뛰어들고 열성적으로 싸울 만한 사람을 지도자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연구에서는 경쟁적 분노가 승리를 향한 낙관적인 열정과 결합할 때 구성원에게 더 큰 동기를 불어넣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분노하거나 열광하게 만드는 정치적 메시지를 읽으면 사람들은 관여하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비이성적이고 악랄한 세력이 독일처럼 발전한 국가에서 그렇게 광적으로 부상할 수 있었는지 의아해한다. 어떻게 그렇게 교양 있고 영리한 민족이 폭력적인 반유대주의자를 지도자로 선출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수천 명이 광장에 모여 그가 신이라도 되는 양 광적으로 환호할 수 있었을까? 하지만 지위 게임의 관점에서는 나치의 부상을 설명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는 근원적 모멸감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전쟁 전 독일에서 바로 이런 감정이 포착된다. 국가 차원의 총체적 모멸감.
1차 세계 대전에 패하고 독일은 갑작스럽고 충격적으로 패배를 선언하면서도 베르사유 조약의 강화 조건이 공정하게 조율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이런 조항은 거의 모든 독일 국민에게 국가에 대한 부당한 능멸로 받아들여졌다.
마침 반유대주의가 유럽 전역에 일상적으로 퍼졌다. 독일인들은 일탈자를 사냥하면서 대공황과 공산주의의 위험성과 1차 세계대전 이후의 부당한 상실과 그로 인한 모멸감의 책임을 유대인에게 돌리는 편리한 망상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수많은 독일인이 자신들이 느낀 모멸감의 책임을 유대인에게 돌리기는 했지만 유대인에게 가혹한 조치를 가하는 데 지지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인종 혐오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사람들을 결집시킬 방법은 미래의 지위를 약속하는 것이었다. 히틀러는 수많은 유권자에게 거부하지 못할 환상적인 꿈을 제시했다. 독일인은 우수한 엘리트인 아리안족 혈통이고 "명석한 머리에서 항상 신성한 천재성의 불꽃이 번쩍이는 인류의 프로메테우스"라는 꿈이었다. 이 이야기에서는 계급이 아니라 인종이 중요했다.
히틀러는 독일인들이 "20세기 최악의 극악무도한 행위"의 희생양이 되었고 전쟁에서 패했다는 소식에 "눈앞의 모든 것이 암흑으로 변했다."라고 말하고는 울었다. 그러나 독일인이 모여서 하나의 민족이 될 때 이 모멸감의 시대가 종식될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이끄는 대로 더 높이 올라가서 영광스러운 천년 아리안족 왕국, 곧 제3제국을 함께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마침내 민족 부활을 위한 현실적인 제안이 나왔다.
나치의 게임은 대다수 독일인에게 중요한 지위를 제공하는 유일한 원천이 되었다. 나치 조직원 신분은 사회생활에서 위로 올라가는 계층 이동의 열쇠였다. 개인들이 게임에 참여해서 게임이 주는 보상을 누리기 시작하면 이것이 게임의 정체성이 된다.
골드러시 열풍이 거세지면서 게임은 새로운 참가자들을 끌어들인다. 그 사람들은 나날이 더 빛나는 보상에 이끌려 게임에 빠져든다. 이처럼 게임의 힘이 막강해지는 사이 지위는 더 많아지고 위대해진다. 게임이 더 커지고 강력해진다.
이 모든 과정에는 결정적인 경고 신호가 있다. 강압적인 사촌들은 주로 우리가 이미 믿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시작한다. 그들은 우리가 거부할 수 없는 자기중심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우리에게는 더 높은 지위를 누릴 자격이 있으니 꼭 그렇게 되게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우리가 이미 적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을 지목해서 비난한다.
사촌들이 비난하고 소문을 퍼트리면 우리는 분노하고 열광하고 도덕적으로 격분한다. 그리고 게임에 뛰어든다. 사촌들은 일단 우리를 포섭하면 그때부터 더 엄격해진다. 그들의 신념이 더 극단적으로 치닫고 더 세세한 부분까지 관여하면서 우리의 신념을 더 철저히 감시한다. 그리고 지배 전략이 널리 적용된다.
히틀러가 게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위를 생성하지 않았다면 어느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국가가 제공한 '지위'는 개인의 삶과 국가 전체가 발전하고 명예를 회복한다는 감각, 그리고 독일인들과 독일이 약속의 땅으로 가는 여정에 올라섰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한 번 어깨를 펼 수 있었던 데 있다.
효과적인 선전의 도움을 받아 이제 히틀러는 독일 부활의 강렬한 상징이 되었다. 히틀러는 지위 게임의 논리에 따라 신성한 존재, 곧 신과 동의어가 되었고, 그의 게임에 참여한 모두가 가치를 두는 상징이 되었으며 사실상 그 자신이 그들의 지위가 되었다.
'저희는 총통님을 원합니다'라고 외치는 1만여 명의 광적으로 흥분한 군중. 그들은 히틀러를 메시아처럼 쳐다보았고, 그들의 얼굴은 긍정적인 의미에서 비인간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것은 폭압적이고 철저한 지위 게임이었고, 제대로 작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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