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너 자신을 사랑하라
신자유주의의 자아
1980년대에 게임이 다시 바뀌었다. 새로운 게임 방식이 출현했다. 대처와 레이건이 훨씬 경쟁적인 게임을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대처와 레이건의 정부는 이전의 도덕에 얽매인 게임 방식을 과감히 공격했다. 새 시대에는 거의 모든 곳에서 정치가 아니라 시장이 통제력을 지녔다. 이런 '신자유주의' 게임은 더 자유롭고 규칙에 덜 얽매이며 더 개인주의적이 되었다.
이 게임에서 이기려면 우리의 뇌를 다시 한 번 재설계해야 한다. 함게 어우러져서 잘 살려면 더 경쟁적이고 더 물질적이고 더 자기에게 집중해야 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했다. 우리는 '정부는 물러가라'라는 태도에서 탐욕은 좋은 것이라는 신념으로 옮겨 왔다.
1992년 갤럽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9퍼센트가 "어떤 사람에게 열심히 일하고 성공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데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자존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가장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요인은 "남들에게 보이는 지위")
새 천년에 신자유주의적 가치관이 더 단단히 뿌리내리는 사이 사람들은 점점 더 명성에 관심을 가졌다.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은 "유명인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자유주의가 심해지면서 과거에 지역 사회에서 친구와 이웃 사이에서 펼쳐지던 관계와 지위의 게임은 퇴락했다. "관계가 확장되는 새 시대의 문턱처럼 보였다."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도 더 직업적 성공과 상징으로 지위를 평가한다. 우리가 매일 추구하는 대상은 -교육과 예술에서조차- 나날이 경제적인 목적으로 향하고, 목적을 달성했는지는 재산으로 측정한다. 사람들은 이제 분주한 상태 자체를 지위의 상징으로 보기도 한다. 분주한 사람들은 "더 유능하고 야망이 클 뿐 아니라 그만큼 더 희소하고 찾는 데가 많은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위가 더 높다"라고 여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자유주의적 꿈의 세계는 이런 상징들로 번쩍거린다. 우리는 이런 상징에 열광해 땀 흘리고 시간을 투자하며 다급히 목표를 쫓는다. 향상되려 하고 개성을 눌러 주어진 틀에 맞추려 하고 더 나은 다른 사람이 되려고 애쓰며 살아간다. 그런데 현대의 이상적 자아는 어디서 오는 걸까?
신자유주의적 영웅, 경제의 환상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 기준에 못 미치면 성공의 상징은 우리에게 실패의 신호로 읽힌다. 우리는 개인주의자들이다. 승리가 우리의 능력에 달렸다고 믿는 시대에는 승리하지 못하면 결국 우리의 잘못, 오로지 우리의 잘못이 된다. 그러면 우리는 패자가 된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의 존재가 된다.
완벽주의가 1989년에서 2016년 사이에 출현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사회적 완벽주의가 가장 크게 성장했다. 사람들이 "완벽함을 보여주어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가 32퍼센트나 증가했다.
젋은 사람들이 사회적 상황을 점점 더 부담스럽게 받아들이고 사람들이 자기네를 더 가혹하게 평가하고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는 신자유주의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 뇌의 기본 설계와 신자유주의적 삶을 이루는 거대하고 불공평한 게임은 서로 심각하게 어긋나 있다. 지위는 상대적이다. 우리의 지위는 우리가 남들은 얼마나 가졌다고 생각하는지에 달려 있다. 지위 게임은 주로 거대 기업이라는 부족에서 공식적인 제로섬의 상을 두고 벌이는 경쟁에 관한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꿈속에서 산다는 것은 일종의 지위 불안에 시달리는 과정이다. 이것이 기본 상태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어떤 사람이고 게임에 어떻게 참여하는지를 말해준다. 게다가 이 게임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불공정이 증가한 채로 보상이 분배된다.
우리의 게임이 거대 기업에 지배당하는 사이 다수에게 돌아가는 지위의 질은 떨어졌다. 한때 지역 소유의 독립 사업체가 가득했었다. 낮은 임금의 단기 일자리로 생계를 유지하는 새로운 사회 계층이 출현했다.
이들의 생활은 불안정과 불확실, 채무, 모멸감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시민이라기보다 거류민으로서 이 사회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축적된 문화적, 시민적,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권리를 상실한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조차 영향력을 거의 행사하지 못한다.
기업이 지위의 압도적인 중요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노동자들이 근면하게 일을 해도 지원금을 방아야 한다면 이 게임이 애초에 불공정하다는 뜻이다. 좌우의 정치 분쟁은 주로 성공 게임을 어떻게 조직하고 부를 어떻게 분배할지에 관한 것이다.
세계 금융 위기가 터진 이후 사회가 경직되어 간다는 증거들이 발견된다. 신자유주의 게임이 무너지고 기대한 보상이 더는 주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자 학생들 사이에 개인주의와 자기애의 표지도 감소했다. 같은 시기에 SNS 자아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출현했다. 웹사이트의 규칙과 상징을 이용해 온라인에서 어울리는 핵심 집단이 이들 플랫폼만의 야만적인 가치와 유동적 정체성의 게임 방식을 오프라인으로 끌고 나온 것이다.
반항적이고 맹렬한 그들의 게임은 이제 젊고 특권 있는 사람들을 위한 지위의 골드러시가 펼쳐지는 장이 되었다. 그들이 뛰어든 많은 전쟁터는 신자유주의의 실패와, 우리가 여전히 인종과 성별을 뛰어넘어 모두에게 게임을 할 평등한 기회를 주려고 고군분투한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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