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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지위 게임 : 게임의 붕괴

27. 게임의 붕괴

신자유주의 영토에서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실에 대한 각기 다른 꿈속에 살면서 경쟁하는 두 집단 사이의 전쟁이다. 양쪽 모두 인생의 게임이 이미 확립되어 있다고 믿는다. 이들 두 진영의 싸움은 신자유주의 시대 종말의 초입을 알리는 특징적인 사건이다.

 

신좌파, 신우파 두 진영은 모두 도덕 게임을 한다. 문제는 신좌파든 신우파든 각자의 신념을 지지하지 않는 모두를 적으로 돌려세운다는 점이다. 그래서 인구의 다수가 속한 정치적 중도파는 양쪽 모두에서 공격받는다. 마구 동요하는 세상에서 신좌파와 신우파 다수는 소외당했다고 느끼고 좌절하고 두려워하고 분노한다.

 

지위 게임의 관점에서 보면 문화 전쟁에 동력을 공급하는 숨은 세력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우리는 역사에서 이미 어떤 게임에서 기대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사회가 긴장 상태에 놓인다는 사실을 배웠다. 이것은 신좌파의 다수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MZ 세대가 자신의 상대적 지위가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는 집단이다.

 

역사적으로 사회 붕괴의 또 하나의 전조가 '엘리트 과잉 양산'이다. 엘리트가 지나치게 많이 양산되면 한정된 지위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 

 

젋고, 인터넷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상대적 지위의 하락은 게임 자체에 대한 거부감으로 번져 나간다. 

 

신우파는 "그들은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배운 대로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신들 만큼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사회 집단에 특권을 안겨주는 해안가 부촌의 미국인과 도시의 엘리트들에게 무시당한다."고 느낀다. 그들의 분노는 인종차별주의로 굳어진다. 엘리트들이 모든 권력을 쥐고 자신들을 깎아내리면서 소수 집단을 부당하게 띄워준다고 말한다.

 

신우파는 민족 국가를 지향하고 세계화에 반대하고 이민에 반대하고 '과도한 인종 변화'에 반대한다. 이들은 정치인 중에서도 "자국의 문화와 이익을 우선에 두고, 그들과는 동떨어진, 대체로 타락한 엘리트들에게 무시당하고 심하게는 멸시당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주겠다고 약속하는" 정치인을 지지한다. 영국의 유럽 연합 탈퇴와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는 바로 이런 현상이다.

 

신좌파는 '다양성, 평등, 포용' 산업을 통해 그들의 게임과 현실에 대한 꿈을 제도화하는 데 성공했다. 신좌파는 강력한 골드러시 운동에 뛰어들어 이 게임에서 유독 뛰어난 사람에게 돈과 함게 중요한 지위와 상징을 주었다.

 

경직된 도덕 게임에서는 적대적인 꿈이 만들어진다.

 

대거넘의 백인 노동 계급 주민들은 인종과 민족성의 상징을 통해 게임을 하기 때문에 이런 해로운 꿈 속에서 산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프로젝트로 인해 그들의 게임이 추락하고 그들의 물리적 영토와 신경계 영토는 패배의 상징으로 뒤덮였다. 그들에게 이민이 영국 경제에 승리를 안겨준다는 측면이 중요하지 않다. 그들의 지위가 하락하는 데는 자동화와 아웃소싱의 책임도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지 않다. 그들에게는 지위가 하락한 현실만 보인다.

 

2007년  한 여론 조사에서 주민들에게 지역 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었다.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은 "50년 전 원래 모습으로 되돌리는 것"이었다.

 

우리가 자면서 꾸는 꿈은 진실과 광기의 결합이다. 양쪽의 꿈이 충돌하는 가운데 서로의 꿈에 증오와 진실이 모두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