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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간 (제2차 대분기 경제 패권의 대이동)

블록체인의 생태계 구축은 경제시스템의 생태계와 매우 닮았다.

좀 더 좋은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을 위해 한국을 분석해 놓은 이 책은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최하위 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성장했는가를 알고

이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찾는다면 더 좋은 생태계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을 듯하다.

 

 

프롤로그

 

행복의 비밀, 패권의 비밀

 

국가는 행복의 필요조건

 

PART 1 산업혁명은 세상을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나누었다

 

혁명의 갈림길에서

 

같은 인식, 다른 대처

 

화혼양재냐, 위정척샤냐

화혼양재 : 일본을 바꾸자. 혼만 남기고 다 바꾸자

 

'수신'을 '치국'으로 착각한 조선

조선 지식인의 문명사적 이해 수준이 일본 지식인보다 훨씬 낮았기 때문이다. 인류문명의 발전과 시대환경 변화에 무지한 나라에서 좋은 정치도, 정책도 나올 리 없었다. 그래서 국가가 쇠퇴할 수밖에 없었고, 그 불행을 백성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박에 없었던 것이다.

 

조선은 사서오경을 외우고 또 외우면서 인간의 도리나 성품을 닦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들은 주자학으로 이 나라를 굳건히 지키고 저 무지몽매한 서양 오랑캐를 인과 덕으로 교화시키자고 주장했다.

 

무릇 지성인이란 학문 연마를 통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최익현은 개인의 명분과 신념을 지켰을지 모르지만 대신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버린 것이다.

'양이와 화친하는 것은 나라를 팔아먹는 것이다.'는 정치적 목적에 의한 왜곡된 판단

무지한 지식인의 정치적 명분과 신념은 나라를 통째로 망하게 한다.

 

청나라의 실패

양무운동의 실패는 제도는 바꾸지 않고 기술만 배우려고 한 데 그 원인.

신무기를 갖추는 것 이상의 근본적인 제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들은 몰랐다.

 

산업혁명이란 기술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며 제도혁신과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애국심에만 의존한 민족운동으로는 산업혁명에 기반한 일제의 부국강병을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성장의 한계

산업혁명에는 크게 2가지 흐름이 있다. 네덜란드의 상업 혁명에서 태동해 산업혁명의 원류를 이룬 영국과 미국의 산업혁명, 그리고 아편전쟁 이후 서구 열강을 따라잡기 위해 치열하게 전개된 동북아시아 후발국의 산업혁명이 그것이다.

 

네덜란드는 한반도 면적의 5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작은 나라가, 오직 실력으로 유럽의 5강을 제압하고 한때 세계의 패권국이 된 것이다.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이기는 방법, 특권층만이 아닌 근로대중까지 다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자.

 

왜 어떤 나라의 경제는 정체되고, 어떤 나라의 경제는 성장을 지속하는 것일까? 경제가 발전하는 원리와 쇠퇴하는 원리가 있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인가? 나는 농업사회와 산업사회의 비교와 연구를 통해 경제가 왜, 어떻게 성장하는지 그 원리를 찾아낼 수 있었다.

 

맬서스의 덫

17세기 이전까지 인류는 쉼 없이 농업 생산에 전념하면서도 배고픔이라는 원초적 욕구로부터 해방된 적이 없었다. 그 이유는 농업사회가 가진 생태학적 한계 때문이다.

 

곡식의 생산량에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제자리를 벗어날 수 없는 트레드밀에 비유.

인구의 증가는 기하급수적인 데 반해 식량 생산은 산술급수적이어서 어느 시점에 이르면 인류는 기아 상태에 접어들 것이다. 삶의 질은 최저 수준에서 머무르고 인구증가 압력은 끝없이 계속되는 이 사이클의 무한 반복을 '맬서스의 덫'이라고 정의했다.

농업경제의 가장 큰 특징은 성장이 감속하여 결국 정체된다는 것이다.

 

신분의 탄생

농업사회가 가진 성장의 한계는 먼저 강압적인 지배관계를 탄생시켰다. 

농업사회에서는 한정된 토지에서 더 많이 일한다고 수확량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풍년이 드는 등 우연히 생산이 증가한다고 해도 잉여 생산을 재투자할 시장이나 기업도 없었다. 또 농산물은 부패하는 등 장기보관이 불가능하여 농민의 증산 의욕을 더욱 저하시켰다. 그래서 농업사회는 최소한으로 일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단순 재생산'을 반복하는 정체된 사회를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배자 입장에서 보면 잉여 생산이 없으면 세금을 걷을 수 없고, 세금을 걷지 못하면 국가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농업사회의 지배계층은 신분제도를 만들어 피지배계층인 농민을 억압하고 착취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중세 유럽 농업사회는 3 계층의 신분으로 구성된 철저한 피라미드 사회를 탄생시켰다. 농민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일하는 자'로, 기사는 채찍으로 농민을 착취하며 전쟁에 나가 '싸우는 자'로, 사제는 착취를 위한 당근을 제공하는 '기도하는 자'로 그리고 그 위에 전제군주로서의 왕이 군림했다.

 

이 수직적 신분사회에서 사제와 학자는 농민을 착취하기 위한 당근, 즉 도덕적 이론 기반을 제공했다. 첫째로 노동의 신성함을 가르쳤다. 두 번째로 청빈한 삶에 만족하라고 가르쳤다. 이 말에 숨은 의미는 최소한만 소비하라는 것이었다. 즉 살아 생전에 보상을 기대하지 말라는 얘기다.

 

이런 착취 경제는 농업사회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 불가피한 것이었다. 법은 물리적 힘을 수반하며 농민들을 통제했지만, 종교는 농민 착취를 정당화하는 도덕적 기반을 제공했다.

 

농업사회의 황제가 애민정신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이들이 이듬해 농업생산을 담당할 인력이었기 때문이다. 농업사회 왕조국가에서 황제가 백성에게 베푸는 애민은 세금을 많이 거두기 위한, 딱 그만큼이었다.

 

결국 성장이 멈추면 이익이 줄게 되고 계층이 발생된다로 볼 수도 있을 듯

게임과 같은 생태계 시스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심화가 게임 생태계에 매우 안 좋은 현상으로 나타나는데 세상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이것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욕망을 이용한 재분배 기능이면 가능할까?

 

 

전쟁과 약탈로 점철된 감속 사회

농업사회의 가장 치명적인 폐해는 끊임없는 전쟁과 약탈로 점철된 사회였다는 점이다. 국내의 한정된 토지에서 생산이 정체되면 세금수입도 정체되기 때문에, 세수를 늘리려는 인접국을 상대로 농지를 빼앗거나 약탈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농민을 강압하여 생산량을 늘린 뒤 이를 착취해서 군비를 증강하여 전쟁으로 영토를 확장했다. 안으로는 착취가, 밖으로는 전쟁이 농업사회의 국가 발전전략이 되었다.

 

온라인 게임 생태계는 딱 여기 수준인 듯 엔드 콘텐츠가 전쟁

블록체인을 사용하여 새로운 생태계 구성이 가능하지 않을까? 

 

로마의 경우 이탈리아 반도에서 생산이 정체되니까 지중해 연안의 땅들을 점령해 나갔다. 그것도 부족해서 전선을 인근으로 점점 더 넓혀갔다. 그러다 보니 병참선이 길어지고 관리해야 할 병력이 많아졌다. 종국엔 전쟁에서 얻는 수입보다 관리비용이 더 들기 시작했다.

로마는 게르만족을 토벌하려고 강을 넘어갔다. 로마의 멸망이 이로부터 시작되었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폴 케네디는 <강대국의 흥망>에서 '오버 스트레치', 즉 과잉 확장이 제국 멸멍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농업제국은 이처럼 과잉확장 때문에 망했다. 생산이 정체되니 확장하지 않을 수가 없지만, 계속 확장하면 과잉 확장으로 인해 망하고 확장을 안 하면 생산이 정체돼서 망한다. 결국 확장하지 않으면 일찍 망하고, 확장을 계속하면 늦게 망한다. 이게 농업 제국의 숙명이었다.

 

 

 

신유토피아, 산업사회

18세기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인류의 삶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갑자기 세계 인구와 1인당 소득이 동시에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산업혁명은 인류를 '맬서스의 덫'에서 풀어주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생존의 한계선을 돌파하고 비로소 기아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산업혁명이 뭐길래? 어떻게 천지가 개벽한 듯한 이런 혁명적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산업혁명은 인류사회를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시켰다. 감속 경제가 가속 경제로 변했다는 점이다.

 

면방적기를 돌리니 생산이 갑자기 증가했다. 그러자 이윤이 생겼다. 이 이윤이 자본으로 축적되자 뮬방적기를 개발했다. 그러자 생산성이 25배 증가했다. 더 많은 자본이 확보되자 이번엔 증기기관을 뮬방적기에 결합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그러자 160배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산업사회의 발전방식이다.

 

이렇게 계속 가속 성장이 가능한가? 언제까지 가속 성장을 할 것인가? 이 또한 언젠가는 가속이 느려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가상의 세계(메타버스) 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앞으로 미래는 가상의 서비스가 확대되고 그곳에서 가속 성장을 지속한다면 이 구조가 지속적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인간은 산업을 창조했다

산업사회는 자연의 변방에서 착취당하던 인간을 세상의 중심에 세웠다. 산업혁명은 한계 생산 체감의 법칙에 싸여 있던 육체로부터 인간을 해방시켜주었다.

산업혁명이 일어난 후 모든 인간은 사회적 욕구와 자기 존중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를 갖게 됐다. 

 

현재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는 무엇인가. '지식기반 산업사회'라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지식기반 산업사회는 어떤 사회일까?

 

4차 산업혁명과 지식산업사회

'산업'이란 인간의 생활을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하기 위해 재화나 서비스를 창출하는 활동이다. 

'산업혁명'이란 '산업을 통해 인간사회를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사회적으로 고도화된, 새로운 사회체제로의 바꾸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산업혁명의 주요 특징으로는 급격한 인구의 증가, 상대적인 농촌인구의 감소, 기계의 발명과 공장에 의한 수공업의 대체, 부의 축적과 자본가의 출현, 공장 시스템 하에서의 노동자의 지위 약화 등을 들 수 있다.

 

기술혁신이 물리적, 디지털, 생물학적 공간에서 상호작용하는 것이 기존의 산업혁명과 구별되는 본질적인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혁명이 아니라 산업화라고?

농업사회의 감속 유전자가 산업사회의 가속 유전자로 바뀌었다는 보다 '근본적이고 원천적인 변화'라는 점에서 산업혁명은 분명히 '혁명'이다. 경제성장 동력이 토지와 노동에서 자본과 기술로 바뀐 것이 바로 산업혁명이고, 감속하던 사회가 가속하는 사회로 바뀐 것이 바로 산업혁명이다.

 

로버트 솔로우 교수 또한 컴퓨터 기술이 생산성을 증가 시키는 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난 10년간 생산성과 사회적, 경제적 변화가 크지 않았다는 사실을 근거로 정보기술, 로봇, 인공지능 등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기술혁명은 역사적 선례들보다 과대평가되었다고 주장했다.

 

4차 산업혁명은 더 크게 온다

산업혁명의 전반부인 1차 산업혁명에 의한 경제의 질적 변화가 산업혁명의 후반부인 2차 산업혁명기에 와서 비로소 양적 변화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지식산업혁명의 전반부인 3차 산업혁명에 의한 경제의 질적 변화도 지식산업혁명의 후반부인 4차 산업혁명의 성숙기에 도달해서야 비로소 엄청난 양적인 변화로 가시화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변화의 속도가 선형적이 아닌 '기하급수적'이라는 데 특이점이 있으며,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를 바꿀 뿐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누구인지 또한 바꿀 것이다.

 

아톰의 시대에서 비트의 시대로

지식기반 사회는 산업사회와는 다른 새로운 사회로 정의되어야 한다. 아톰 인더스트리가 로봇과 인공지능 등 비트 인더스트리에 의해 생산성이 향상된 결과로 경제성장이 빨라진 부분만 있다면, 지식기반사회는 산업사회의 후반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지식기반 사회에는 생산함수가 체감하는 아톰 인더스트리와는 별도로 생산함수가 체증하는 비트 인더스트리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이 둘이 함께 지식기반사회의 경제성장을 결정하기 때문에 지식기반사회는 산업사회와는 유전자가 다른 새로운 사회로 정의되어야 한다. 

 

2차 대분기가 온다

제조업, 즉 아톰 인더스트리로 대표되는 산업사회는 열심히 일할수록 더 큰 보상을 받는 '양적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가속하는 사회였다. 그런데 산업사회에 비트 인더스트리가 추가된 지식산업사회는 열심히 일만 한다고 성과가 나는 사회가 아니다. 창의적으로 일해야 비로소 더더욱 큰 보상을 받는 '질적 지식기반 경제'가 작용하는 '더 빨리 가속하는 사회다.

 

 

인센티브 시스템에 의해 결정된다.

상업 혁명으로 경제성장이 가속하게 되어 더 열심히 일할 인센티브가 생기니까 누가 가르치거나 강요하지 않아도 영국인들이 스스로 열심히 일하게 된 것이다. 

현대 산업사회는 결국 가속하는 경제성장의 산물이다.

 

제로섬 게임의 적대적 관계에서 포지티브섬 게임이 가능해져 뺏고 빼앗기는 싸움이 없는 동반성장이 가능해졌다.

 

 

PART2 매판자본이 일으킨 기적

너무 늦은 탑승

일제의 수탈과 전쟁으로 남한은 그야말로 초토화되었다. 경제성장의 3대 요소라고 일컫는 자본, 기술은 물론 천연자원조차도 없었던 우리 경제는 최악의 조건에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했다.

 

수출주도 산업화

'수입대체' 산업화를 할 것인가? '수출주도' 산업화를 할 것인가?

 

비교우위와 자유무역

자유무역 이론은 비교우위론을 기본으로 발전했다. 

비교우위론에 근거하여 무역 당사국 쌍방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다.

 

포도주 생산을 담당했던 포르투갈

부가가치가 낮은 농업국의 노동집약 산업과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국의 기술집약 산업의 차이

 

영국이 직물산업에 집중하면 직물을 짜는 기계산업과 함께 염료 화학 산업도 발전한다. 패션 디자인 산업도 발전한다. 이를 전방산업이라고 한다. 직물기계를 만들기 위해 광산이 개발되고 목화 농장이 생긴다. 이를 후방산업이라고 한다.

이처럼 전후방 산업까지 고려하면 산업국과 농업국 간의 경제적 격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선발국과 후발국의 경제적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진다.

 

그런데 주류 경제학은 산업국과 농업국 또는 선발국과 후발국이 자유무역의 이익을 양국 간에 공정하게 나눌 수 있다는 가정하에 이론을 전개한다.  자유무역이 곧 공정무역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양국 간의 경제적 '격차'는 점점 더 커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함정이 있다. 이 논리는 선진국 논리, 즉 강한 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론일 뿐이다. 

 

경제적, 기술적으로 대등한 수평적 관계에 있는 국가 간의 자유무역은 공정무역이다. 그러나 선후발국과 같이 수직적 관계에 있는 국가 간의 무차별 자유무역은 강한 자를 위한 보호무역일 따름이다. 따라서 선발국, 즉 강한 자는 자유무역을 하고, 후발국, 즉 약한 자에 한해서는 보호무역을 허용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공정무역이다.

 

수입대체 산업화 vs. 수출주도 산업화

남미는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거대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값싼 원자재를 수출해서 생산설비를 수입하고, 자국 내 생산이 불가능한 신제품과 사치품은 모두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대량의 외화가 유출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외채는 늘어갔다.

 

남미는 자유무역체제에 기반한 수입대체 산업화를 추진하다가 결국 후진국형 경제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국 정부는 우여곡절 끝에 일단 수출에 성공하자 달러가 확보되었다. 그 외화로 다시 신기술을 도입하고, 그 기술로 선진상품을 국산화해 수출하고, 그 외화로 다시 신기술을 도입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조금씩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시카고 보이즈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주장하며, 국가의 경제 개입을 부정하는 자유방임 정책을 옹호함으로써 남미의 수입대체 산업화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다.

결국 경제적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는 남미가 후발국이 선발국형 자유주의 정책에만 의존해 국가발전을 시도한 결과다.

무역 및 투자 자유화, 탈규제화와 같은 신자유주의적 정책으로는 후발국 경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었다.

 

오징어 수출국에서 반도체 수출국으로

그에 비해 자유주의 시장원리와 함께 정부가 필요에 따라 경제개발 계획과 보호무역을 시행한 한국과 대만은 남미를 추월해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보였다.

 

보호무역이란 국가가 보호관세를 부과하여 외국 상품의 수입을 억제하고, 국내유치산업의 보호와 육성을 도모하는 것을 뜻한다. 

처음 시작한 산업은 일정 기간 외국과의 경쟁에서 보호 육성해야 한다는 '유치산업 보호론'을 제기했다.

 

학자와 관료가 머리를 맞대고 국가경제를 산업화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수립하였을 것이다.

 

정부는 자유주의 시장경제에 정책의 적극적인 개입을 추가함으로써 수출주도 산업화를 추진했다.

 

 

적자 수출의 경제학

1977년 100억 달러 수출 달성. 말이 좋아 100억 달러 수출이지 그게 모두 국부유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를 모르는 공학도의 눈에는 수출도, 성장도 모두 사상누각으로 보였다.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속으로 곪아 터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데모 때마다 누구보다 "매판자본 물러가라, 매판자본 박살 내자"를 목청 높여 외치곤 했다.

나는 비행기에 오르면서도 '유학 간 사이에 나라가 망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러부터 10년 만에 돌아왔는데도 고국은 건재했다. 적자 수출을 하던 기업이 모두 매판자본이었다면 나라가 망해도 벌써 망했어야 되는데 한국경제는 건실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토록 비난해 마지않던 매판자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100억 달러 수출 속에 어떤 경제성장 원리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고육책의 결과는 예상 밖의 성공이었다. 손해 보는 적자 수출로 경제를 일으켰다고? 도대체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출혈수출이라는 고육책

한국에서 인건비 600달러, 재료비와 설비비 400달러를 투자해 원가 1,000달러의 제품을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국제시장에서는 1,000달러에 팔리지 않는다. 선진국이 훨씬 앞선 기술로 더 경쟁력 있는 좋은 상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가 이하인 900달러에는 수출이 가능하다. 그러면 원재료비와 설비비 400달러를 차감해도 인건비 중 500달러가 외환으로 유입된다. 비록 적자 수출일지언정 수출만 할 수 있으면 외환이 들어온다는 뜻이다. 이 외환으로 다시 생산설비와 원자재를 수입하여 산업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실업자의 노동력을 달러로 바꾸는 법

적자 수출을 먼저 가능케 한 것은 봉제나 가발 같은 노동집약형 상품이다. 이는 청년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며 젊음을 희생한 대가로 얻어낸 성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경제학적 관점에서 냉정하게 직시해보면 적자수출을 시작한 이후로 우리나라 고용률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만일 급조한 공업단지가 농촌의 젊은이들을 고용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계속 잠재 실업자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매달 받아 챙긴 월급 600달러도 아예 없었을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적자 수출이 시간이 지나면 소멸하고 말 실업자의 노동력을 현금, 즉 달러로 바꿔준 셈이다.

 

부유층에게 떠안긴 수출 적자

 그러나 기업의 사정은 달랐다. 국가는 출혈수출로 외환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기업은 100달러씩 손실이 났다. 그래서 기업이 적자 수출로 입은 손실을 국내에서 충당해주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정부는 값비싼 국산품을 쓰게 하려고 선진국 제품에 고액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아예 수입을 금지시켜버렸다. 그 덕에 기업은 적자 수출의 손실을 국내에서 충당하면서 당분간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선진국에 적자 수출한 제품은 당시 생활수준으로는 대단한 사치품이었다. 서민대중의 의식주에 관련된 생필품이 아니었다. 일부 부유층에게 수입품보다 더 비싼 국산 사치품을 쓰도록 하여 적자 수출의 적자를 모두 떠안도록 강요한 것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고부가가치 수출산업의 육성으로 외환을 확보하여 무역수지를 개선할 수 있었다. 또 사회적으로는 고용을 대량 창출하여 중산층을 육성함으로써 부유층의 소비자 잉여가 일반 대중에게 이전되는 부의 재분배를 실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를 고도화하여 국가경제를 선진화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부유층에게 사치품을 비싼 값에 사용하도록 하는 방식이 게임에서 경제를 순환시키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도

선발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나? 이미 사용하는 것 아닌가?

 

이는 경제성장이 가속하는 산업사회에서 후발국이 선발국을 추격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경제가 성장하면 청렴도도 높아지나?

'덤핑'은 많은 부작용을 초래했다. 이러한 편법에는 부정과 부패가 기생하기 마련이다. 지금 선진국으로 발전한 나라는, 산업화 과정에서 부정부패가 없었던 나라가 아니라 산업화와 함께 생겨난 부정부패를 '없앤' 나라들이다.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사실 중 하나가 경제성장 초기에 발생하는 부정의 소지보다는 경제성장의 실패로 인해 초래될 부정부패의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부정부패라는 부작용의 가능성 때문에 경제성장을 매도하거나 산업혁명을 거부하는 것을 단순히 무지의 소치로 치부하기엔 국가와 국민이 입는 피해가 너무도 막대하다. 

산업혁명과 경제성장에 관한 과도한 비판과 거부는 성장통이 무서워 계속 어린이로 살겠다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다. 

 

정부는 독점기업 한 곳에만 혜택을 준 것이 아니었다. 몇몇 기업에 동등한 헤택을 주고, 제한된 기간 내에 무한경쟁을 시켰다.  그렇게 동일한 산업군 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만일 우리가 대부분의 개도국이나 공산주의 국가들처럼 특정 기업에만 독점적 특혜를 주었더라면 결코 국제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한시적으로 누렸던 경제적 특혜는 '방만경영'이라는 성장통을 초래했다. 하지만 그런 특혜가 ㅇ벗었다면 국제경쟁이 가능한 일류 기업은 아예 생길 수조차 없었을지 모른다. 

그들은 국제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특혜에 일부 보답한 셈이다.

 

한강의 기적, 그 두 번째 비밀 '적자 수출'

수출주도 산업화라는 엉터리없는 정책을 성공시킨 것은 적자 수출이었다.

 

 

최저가 낙찰제

한강의 기적을 성공시킨 마지막 숨은 공신

 

물류비용은 제조업을 견인한다

경제의 적자와 흑자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물류비용이다.

 

수출경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값싼 물류 인프라 조성이 시급했다.

 

쌀도 모자라는데 고속도로가 웬 말이냐

경부고속도로 건설 논의가 시작되던 당시는 쌀도 모자라는데 고속도로가 웬 말이냐는 등 우량농지를 훼손한다는 등 부정적인 시각이 더 많았다. 특히 막대한 건설비는 '국가재정 파탄'에 대한 우려를 낳을 정도였다.

 

우리나라 1년 치 국가예산의 2배나 되는 금액이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공사

우리는 그때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옳았을까.

1안 : 430억 원으로 건설하고 이후 20년 동안 보수비 1,527억 원이 들어가는 경우

2안 : 일본 수준의 건설비 3,010억 원으로 건설하고, 대신 보수비 0원인 경우

 

우리 정부는 1안을 택했다. 최저가인 430억 원으로 무리하게 고속도로를 건설했다. 

경부고속도로가 수출의 대동맥이 된 것은 그저 '건설'했기 때문이 아니라 '값싸게 건설'했기 때문이다.

 

더 빨리, 더 싸게, 더 많이

경부고속도로는 16년 걸린다는 공사를 단 2년 5개월 만에 끝냈다.

경부고속도로는 국토의 대동맥 역할을 하며 시공간을 축소해 '도시화, 산업화'를 견인했다.

 

 

확대 재생산 체제로 본 한강의 기적

한강의 기적에는 '수출주도 산업화', '적자 수출', '최저가 낙찰제'라는 3가지 극약처방을 성공으로 이끈 가장 원천적인 경제원리가 숨어 있었다.

 

내생적 성장, 외생적 성장

대자연이 아무리 복잡해도 자연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듯 국가경제가 아무리 난해해도 결국 내생적 성장과 외생적 성장이라고 하는 국가발전 원리에 따라 발전하게 마련이다.

 

내생적 성장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은 경제학자 폴 로머의 신고전 학설의 성장이론에서, 기술진보가 외생적으로 결정된다는 가정에서 벗어나, 경제 내에서 내생적으로 발생하여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 과정임을 설명한 것이다.

기술혁신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확대 재생산 체제의 선순환에 기여하는 모든 경제적, 사회적 혁신까지 포괄한 개념'이다. 국내에서 민간의 자율적인 경제활동에 의해 일어난 모든 혁신이 내생적 혁신이라면 정부가 공권력을 이용해서 확대 재생산을 돕는 산업정책은 외생적 혁신이다.

 

산업사회는 우리 몸속에 피가 순환하듯 '확대 재생산 체제'라고 하는 경제의 혈관을 통해 순환을 반복한다.

 

이윤 확보 -> 기술개발 -> 기술혁신, 신제품 개발 -> 신제품에 의한 신수요 창출

 

생태계 구성의 핵심 요소는 확대 재생산 체체를 만들어 내는 것

 

먼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통해 시장에서 이윤이 창출되면, 소득이 높아지고 자본이 축적된다. 높아진 소득은 구매력을 자극해 상품의 수요를 증가시킨다. 한편 축적된 자본은 기술혁신에 투입되어 신제품 개발을 촉진한다. 처음 출하된 신제품은 통상 고가의 사치품으로 거대한 신수요를 창출한다. 다른 한편 기술혁신은 대량생산으로 제품 공급을 확대한다. 그래서 경제가 성장한다. 확대된 수요와 공급은 시장에서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한다. 이윤이 커지면 성장도 커진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경제성장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는 가속 사회다. 이 같은 패턴은 국가발전의 원리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며 이러한 순환 구조를 '확대 재생산 체제'라고 한다.

 

이는 자유시장 경제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이기도 하다.

 

값비싼 고급 신제품일수록 양적, 질적 측면에서 확대 재생산 체제를 더 크게 성장시키고 더 빨리 가속시킨다. 값비싼 사치품이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성장에 핵심동력인 이유다.

 

서유럽에서 자본주의가 향신료, 면직물, 설탕, 차 등 부유층의 사치품 혹은 기호품의 무역을 기반으로 발전하였지 의식주와 같이 일반 대중의 생필품에 기반한 것은 아니었다.

 

기술혁신에 의해 출시된 신제품을 먼저 부유층이 고가에 구입했다. 수요가 증개해 대량 생산되면 생산단가가 급격히 하락하고, 급격한 기술혁신으로 더욱더 새로워진 모델이 출하되면 기존의 제품은 구형이 되어 가격이 더욱 하락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경제학자들이 한국은 자동차 생산국이 될 수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적어도 인구가 1억 명은 넘어야 자동차 생산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비록 적자 수출 감행으로 수출 수요가 있기는 했지만, 그것도 내수가 어느 정도 받쳐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자동차의 국내 수요가 충분했던 이유는 뭘까? 일본 소비자의 경우 신모델로 차를 바꾸는 데 9년이 걸렸는데, 한국 소비자들은 3년 만에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쏠림현상이 오히려 더 큰 국가적 성장동력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선진국과 격차 줄이기

문제는 산업화를 통해 내생적 성장을 하면 경제가 가속적으로 성장하긴 하지만 선발국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후발국이 선발국을 추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시장 자율로 일어나는 내생적 성장에 정부가 공적 개입을 통해 외생적 혁신에 의한 외생적 성장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것은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이 자율학습만으로 우등생과 경쟁할 수 없는 경우 개인지도를 통해 우등생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과 같은 이치다.

 

외생적 혁신으로 기적을 일으키다

내생적 성장의 더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먼저 정부가 기업을 급조하고 특혜를 제공했다. 선진국 상품의 수입을 금지함으로써 국산 공업제품에 독점이윤을 보장해주었다. 이것이 기업의 적자 탈피와 이윤 확보를 가능케 했다. 대일 청구권자금, 월남전 참전, 해외차관 등 국외에서 달러를 확보해가는 동시에 저축 장려, 고금림(근로자 재산형성 저축 등) 정책 등으로 국내에서도 자본을 급조했다.

기술혁신은 선진국 상품 모방이나 기술도입 등으로 해결했다.

우리는 수출주도 전략으로 이미 창출된 신수요를 가격경쟁력으로 공략함으로써 왜소한 내수시장 수요의 한계를 극복했다. 공정혁신 또는 대량생산은 선진국 생산기술과 차관도입 그리고 정부 지원 및 대기업 육성을 통한 공격적 자세로 해결했다

이것이 바로 내생적 성장의 확대 재생산 임계 경로를 정부가 정책적으로 확장시킨 외생적 혁신이다.

 

왜 꼭 수출주도 산업화여야만 했나?

자본은 외국에서 빌려올 수 있었다. 기술도 사 오거나 모방할 수 있었다. 이미 외국에서 개발한 신제품이 있었고 국제시장에는 신수요도 있었다. 문제는 국내 수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나라도 작고 국민도 가난하니 신제품의 수요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선진국 수출시장에서 신수요를 확보했다. 국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수요로 수출로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수출주도 국산화가 곧 산업화의 시작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국의 수출품이 경쟁력이 없었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 적자 수출이었다.

 

일본, 한국, 대만, 중국 같은 후발국들은 모방과 보호무역으로 따라잡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구나

지금 중국이 우리나라 방송을 카피한다고 이야기 하지만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일본 방송을 카피했던 때가 있었다.

결국 따라 잡기 위해서 먼저 선행되는 것이 모방인 듯

 

대만은 OEM이나 하도급 방식의 중소기업 전략으로 앞서가고 있었다. 그라나 우리는 국적 기업의 고유모델을 가지고 국제시장에서 정면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자제품은 대만과, 자동차는 유고와 경쟁한 것처럼 적자 수출을 하는 나라끼리 저가 상품 간의 치열한 가격경쟁 또한 피할 수 없었다.

우리가 수출 경쟁력을 가지려면 생산비용은 물론이고 물류 인프라 비용도 낮춰야 했다. 

경제가 발전하고 성공한 나라는 전부 물류 인프라가 잘돼 있는 나라다.

그래서 최저가 낙찰제를 통해서 우선 싼 값에 인프라를 깔았다.

 

 

PART3 4차 산업혁명, 불사조는 살아 있다

 

절반의 성공

압축성장에는 성장통이 따른다.

독재와 민주화 같은 정치적 성장통, 기업윤리와 노동윤리 같은 경제적 성장통, 부정부패와 반기업 정서 같은 사회적 성장통 등이다.

 

압축성장과 권위주의 정부

성장통으로 인해 사회적 분위기가 경제적 실익보다는 정치, 사회적 명분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선진국 클럽'이라고 알려진 OECD에 일단 가입만 하면 사고 공화국이라는 오명이 감춰지고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회복되리라 생각했다. 정치적 명분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려보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 인큐베이터에 있어야 할 미숙아를 너무 일찍 밖에 내놓은 것만큼 치명적인 실수였다. 이 때문에 성장통이 이제 대외적 부작용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다

준비되지 않은 세계화가 부른 IMF 사태

 

과잉진료의 후유증

IMF 관리 체제를 예정보다 일찍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경제의 양적, 질적 성장을 통해 위기를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살릴 수 있는 기업을 죽이고 자생력 있는 기업을 팔아 치우는 등 과잉 희생의 대가로 위기를 모면한 것일 뿐이었다.

 

 

엎친데 덮친 격

서브프라임 사태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은 경제

 

 

문제는 경제성장

뜨거워지는 냄비 속의 개구리

 

N포 세대와 헬조선

성장동력의 상실로 인한 경제성장률의 대세 하락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기성세대가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었던 것은 당시의 경제성장률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경제성장률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속과 가속, 세상을 움직이는 2개의 힘

경제의 본질은 성장이다. 성장하고 또 성장하는 것이 가속이다. 경제 성장동력이 바로 가속을 가능케 하는 힘의 원천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경제성장을 가속시킬 수 있을까? 그 성공방정식은 무엇인가?

 

선발국의 선택

내생적 성장

후발 산업국이 내생적 혁신을 아무리 열심히 추진해도 선발국의 경제성장 속도를 절대로 따라갈 수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술 수준과 종류에 현격한 질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자본축적과 경영기업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셋째, 확대 재생산 체제의 내생적 성장은 성장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는 가속의 속성이 있어 더 많은 원자재와 더 큰 시장을 필요로 한다.  선발 산업국은 이미 세계 곳곳에 정치적, 경제적 식민지를 두고 천연자원과 상품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외생적 성장

내생적 성장은 완전히 배제하고, 계획 경제 하에 국가 주도의 외생적 성장만을 시도한 국가 경제는 한결같이 몰락하고 말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내생적 성장이란 원래 자유시장에서 개인 또는 기업 단위의 확대 재생산이 모두 모여 지역 또는 사회 단위의 확대 재생산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 간, 집단 간, 빈부격차가 발생한다.

내생적 성장이 인간사회에 초래한 모순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들렸다.

잉여 생산을 하지 않으려는 공산주의 사회 노동자의 행태는 인센티브가 더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피나는 노력과 창의를 끌어내는 인센티브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 체제는 아무리 아름다운 미사여구로 포장한들 한갓 신기루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준 것이다.

 

후발국의 성공방정식

후발국의 선각자는 내생적 성장만으로 선발국 추격은커녕 격차 확대조차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추가적인 경제성장 동력이 필요했다.

 

내 외생적 성장이 격차를 줄인다

성공한 후발국 경제의 공통점은 다음 2가지로 집약된다.

첫째, 내생적 성장이 국가경제의 기반이었다.

둘째, 확대 재생산 체제의 병목지점 즉 임계 경로를 정책적으로 확장함으로써 경제성장을 더 빨리 가속시켰다. 이것은 정부의 시장개입이었지만 민간의 경제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이었다. 외생적 성장이란 자유시장 원리를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시장 원리가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윤 확보와 자본축적을 위해 기업에 특혜를 제공하고 국영기업을 민간에 매각하거나 장기계약으로 정부조달을 맡겼다. 장기 저리 자본이나 국가가 보증하는 해외차관을 알선하기도 하였다. 이는 이윤과 자본이 확대 재생산과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신제품 개발과 신수요의 창출은 기존 선발국의 기술혁신 성과와 선진국 시장 수요에 수출로 편승하였다. 선발국 신제품을 모방하거나 위탁생산 또는 기술도입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설비 증설과 저임금 노동력으로 생산을 시작한 후발국 기업은, 임금 상승 압력으로 시장에서 퇴출당하느냐 공정혁신으로 대량생산에 성공하느냐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때 기술혁신으로 신제품을 자체 개발하고 생산공정 개발에 성공한 극소수의 후발 산업국만이 선진국의 꿈에 다가갈 수 있었다.

그래서 후발국은 외생적 혁신을 끊임없이 반복해서 추진해야 한다.

 

추격할 것인가, 추월할 것인가

한국과 대만은 여타 후발국들과 다른 방법을 택했다. 확대 재생산 체제가 더 빨리 순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산업정책이라는 고농축 영양제와 같은 외생적 성장을 주입해 내생적 혁신을 한층 촉진시켜주었다.

 

스퍼트와 진로방해

선발국은 스퍼트와 진로방해란 '투트랙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스퍼트란 기술혁신을 통해 앞서 나가는 미국의 스퍼트는 실리콘밸리와 같은 지식산업기술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이다.

미국이 한국과 대만의 보호무역을 묵인한 것은 유럽과 일본 다음으로 미국에 값싼 소비재를 대량 공급해줄 나라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WTO 체제 출범으로 보호무역을 불공정 무역으로 간주하여 후발국의 외생적 성장을 막았다.

WTO의 완전 자유무역은 강자인 선진국의 절대 우위를 보호하기 위한 역차별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 기술전쟁도 결국 후발국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4차 산업 혁명과 불사조 효과

불사조 효과

전쟁에서 불타고 파괴된 패전국이 전후 경제발전으로 승전국보다 더 잘살게 되는 현상을 '불사조 효과'라고 불렀다. 전쟁 기간 동안 노동조합이나 생산자 단체 등과 같이 경제활동의 효율성을 떨어트리는 모든 정치적, 사회적 집합 행위의 주체들이 패전으로 와해되기 때문에, 경제가 효율적으로 움직여 더 잘살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승전국 미국의 발전은 설명하지 못했다.

 

미국이 전후 초강대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군수물자를 생산했기 때문이다.

 

원래 선진국이었고 승전국이었던 영국은 왜 전후 독일과 일본에 밀려나게 되었을까. 독일과 일본은 철저히 자국에서 개발하고 생산한 무기로 싸웠다. 그러나 영국은 미국제 무기로 싸웠다. 기술개발이나 자체 생산보다는 파괴적인 전투에만 국력을 소진한 영국은 전통적 전쟁에서는 승리 했을지 몰라도 미래형 산업기술 전쟁에서는 결코 승리자가 아니었다.

산업사회에서는 전쟁의 승패보다 신무기 등 전쟁물자 생산을 위해 기업과 기술에 대한 집중 투자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승전이나 패전보다 중요한 것

전쟁물자 생산 과정에서 개발된 과학기술과 양성된 엔지니어들이 전후 불사조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힘의 원천이었다.

 

미래는 산업과 기술에 달렸다

클라우제비츠가 '전쟁은 정치의 연속'이라고 했는데 사실상 '전쟁은 경제의 연속'이다. 농업사회가 총생산이 정체될 때마다 전쟁을 통해 생산을 증가시켜갔다면, 산업사회도 자원과 시장의 한계를 전쟁을 통해 극복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은 전쟁을 통해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도, 시대도 아니다.

 

불사조 효과란 한마디로 '산업기술개발 효과'이다.

 

 

PART4 중진국 함정의 오해와 진실

산업생태계의 원리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신자유주의자들이 가장 많이 인용하는 문구 중 하나로, 정부 정책의 시장개입을 비판하는 가장 설득력 있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데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자본주의 3.0은 성공하지 못했다. 국제적으로는 선발국과 후발국 간의 격차가 확대되고 국내적으로는 빈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었다.

 

행운의 여신은 용감한 자를 돕는다

농업생태계를 발전시키는 동력이 자연현상이라면 산업생태계를 발전시키는 동력은 인간의 욕망이다. 인간의 욕망의 크기는 비용편익분석에 의해 결정된다. 비용은 금전적 비용과 법적, 물리적 위험을 모두 포함한다. 편익은 금전적 이윤과 사회적 인정, 존경을 포함한 것이다. 편익이 비용보다 크면 클수록 기업가는 의욕적으로 투자와 고용을 늘린다. 이렇게 확대 재생산 체제가 원활하게 작동하는 것이 산업생태계의 원리다.

 

만약 이렇게 많은 고귀한 생명을 희생시킨 콜럼버스와 마젤란에게 그 책임을 물어 처벌하는 법이 있었다면 신대륙도, 지구촌도, 또 현대 문명도 인류 역사에서 한참 멀어졌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신산업은 어디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아직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후는 위험성 및 극복 방안은 성장이다라는 내용으로 정리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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