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4. 놀라움을 도구로 이용하는 법
Chapter 7 놀라움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이 장에서는 놀라움의 메커니즘을 활용해 자녀, 학생, 운동선수, 팀원, 직원 등에게 기회를 창출하고 개인 자원을 구축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나는 대학원생들에게 놀라움을 만들고 전략적으로 활용해 생산적인 사고방식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가르친다. 다음의 짧은 이야기는 고등학교 교사 칼라가 어떻게 학생의 자아개념을 바꿨는지를 보여준다.
나는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친다. 제러미는 자신감이 낮고 조용한 학생으로, 학교를 자주 빠지곤 한다. 최근에 제러미가 아빠와 함께 컴퓨터 상점에서 일하며 온갖 전자 장비를 수리하고 조립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러미는 나로선 상상도 못 할 엄청난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날 조별로 과제를 수행하고 있을 때 제러미가 자신은 똑똑하지 않아 조별 활동에 아무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며, 그냥 도서관 자료실에 가 있어도 되느냐고 묻는 게 아닌가. 평소 같으면 안쓰러워하면서 그냥 보내줬겠지만, 그날은 제러미에게 놀라움을 안겨주고 싶었다. "농담이지? 넌 내가 아는 가장 똑똑한 아이 중 하나야. 두뇌가 명석한 사람들만 너처럼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 이후 제러미는 조별 활동에 참여를 했고 예전보다는 출석률이 훨씬 높아졌고, 더 이상 자료실에 가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칼라는 어떻게 놀라움을 전략적으로 이용해 제러미의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교사와 학생간의 상호작용이 핵심이다. 이러한 역동적인 원칙은 교실 밖에서도 쉽게 적용된다. 누구나 놀라움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문자 그대로, 정말 누구나 활용 가능하다.
놀라움이라는 요소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면, 놀라움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순간을 알아차리거나 의도적이고 체계적으로 놀라움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 기술을 연마하는 여정에서 강력하고 긍정적인 믿음을 창출할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알아차리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실제 놀라움의 순간에 실수로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된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 여정을 시작하고자 한다. 우리는 실수에서 배운다. 실수를 복기하다 보면, 무엇이 올바른 방법인지가 대조되어 명확히 보인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돌이켜봄으로써 자신만의 창의적인 방법을 창출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이제 놀라움의 순간에 외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대리인이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촉발한 사례를 살펴볼 것이다. 놀라움을 일으킨 촉매제, 부정적인 믿음을 형성하게 한 발전, 더 생산적인 사고방식을 유발할 수 있었던 발언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살펴보자.
당신은 뭐라고 말하겠는가?
첫 번째 이야기는 가수를 꿈꾸던 폴의 이야기다. 폴은 장기자랑과 합창단 공연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며 칭찬과 상을 휩쓸었다. 폴은 이야기하던 중, 이모에게 노래를 불러달라는 갑작스러운 요청을 받았다. 갑작스러운 요청에 당황한 폴은 긴장해서 쉽게 노래가 나오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이때 이모가 보인 반응에 폴은 놀랐고, 야망과 자기 평가가 즉시 바뀌었다.
이모가 말했다. "큰 무대가 아니더라도 공연을 요청받았다면 즉석에서 노래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음악가야." 그 말을 듣고 나는 놀랐다. 이윽고 이모가 옳다는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에게 약간의 실망감을 느꼈다. 그 순간, 나는 노래뿐만 아니라 음악 자체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개인적인 즐거움을 위해서만 노래한다.
긴장한 상태에서 이모가 보인 예상치 못한 반응은 폴의 피암시성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윽고 폴은 '노래 부르기를 주저하는 것'을 곧 '가수가 될 자질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여겼다. 취약해진 정신 상태에서 폴은 이 근거 없는 발언을 즉시 받아들였고, '그 순간 노래뿐만 아니라 음악 자체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무대공포증과 실제 공연 사이의 관계는 복잡하다. 수많은 전문가도 주기적으로 무대공포증을 경험하지만, 막상 무대에서는 훌륭한 무대를 선보인다. 당신이라면 뭐라고 말했겠는가? 무슨 말을 하든지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는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유념하라. 폴의 이모도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폴은 피암시성이 높아진 상태였으므로 상대가 설득력 있게 말한다면 어떤 놀라운 말이라도 받아들였을 것이다.
나라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우와, 어떤 공연을 선보일지 신중하게 고민하는 걸 보니까 벌써 전문가수 다 됐는데!" 각성 상태와 망설임을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이라 이름 붙이고, 이를 '전문 가수의 자질'로 연결했다. 이러한 발언이 폴의 공연 실력을 높이지는 못하겠지만, 긴장감이라는 잠재적 방해 요소를 물리쳐줄 수는 있다.
두 번째 이야기는 니콜이 수학공포증이 생겨나게 된 놀라운 사건이다. 니콜은 수학 문제와 씨름하던 초등학교 2학년 때를 회상한다. 선생님은 니콜에게 방과 후에 남아 보충 수업을 받게 했다. 운명을 바꾼 그날, 니콜을 가르치다 좌절한 교사의 입에서 나온 말은 평생 니콜을 따라다녔다. 니콜은 이날 '수학 못하는 아이'로 낙인찍혔다.
선생님은 포기했다며, 나더러 넌 수학을 잘하긴 글렀으니 다른 잘하는 과목을 정말 열심히 해서 만회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나는 모든 사람이 수학을 잘할 수는 없고, 나 역시 수학을 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가족들 사이에선 내가 수학을 못한다는 사실이 농담거리가 되었고, 나는 수학을 지독히 못하는 아이가 되었다. 손가락을 접으며 계산하다가 수치심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가서도 수학 시간은 지옥이었고, 숙제를 하려면 매번 도움을 받아야 했다. 대학에 진학하기로 했을 때 과학이나 수학과 무관한 전공을 선택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정이었다. 이제 와 돌이켜보니 수학과 싸우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이해하고자 도전하는 데 시간을 투자했다면, 수학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궁금하다.
이미 보층 수업을 받는 동안 니콜은 긴장한 상태였다고 추정할 수 있다. 또한 교사처럼 신뢰할 수 있는 권위자가 자신을 포기했을 때는, 놀라거나 적어도 극도로 감정적인 상태였을 것이다. 어린 니콜에게는 이 권위자의 말에 반론을 제기할 능력이 없었다. 따라서 니콜은 교사의 말을 비판 없이 받다들였다.
당신이라면 뭐라고 말하겠는가? 어떻게 하면 감정이 고조된 상태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형성하기 위한 촉매제로 사용할 수 있었을까?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교사도 아마 좋은 의도로 그렇게 말했을 거라는 사실에 유념하라. 하지만 고작 여덟 살짜리 어린아이의 근본적인 수학 실력을 어느 누가 단정할 수 있겠는가?
나라면 다음과 같은 말로 성공적인 사고방식을 발전시킬 기회를 조성했을 것이다. "방과 후에 남아서까지 수학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다니 대단할걸. 이런 의지라면 언젠가 수학이 편안하게 느껴질 날이 올 거야." 이 발언은 보충 수업을 해야만 하는 좌절감을 '노력'으로 해석한 다음, '언젠가 수학이 편안하게 느껴질 것'이라는 결과로 연결시킨다.
세 번째 이야기는 열정적인 달리기 주자인 데이비드는 대학 크로스컨트리 팀에 발탁되었는데, 이 팀은 전국대회에서 막 우승을 거머쥔 팀이었다. 코치가 자신을 전혀 신경 써주지 않는 것 같아 불안해하던 데이비드에게 팀 동료가 말했다. "코치님은 칭찬에 후한 분이 아니셔, 여간해선 칭찬을 잘 안 해주시거든." 그 말을 듣고 데이비드는 더욱 열심히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허들 훈련을 하다가 넘어지고 말았다. 코치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려고 열심히 노력했던 데이비드는 당혹감을 느꼈다. 하필 그날따라 코치는 훈련을 촬영하고 있었다.
코치는 팀원들에게 말했다. "누구든 데이비드가 허들에서 넘어지는 장면을 보고 싶은 사람 있으면 내 사무실로 와라. 큰 화면으로 보여줄 테니." 데이비드는 "코치님의 지도 방식이 저와는 맞지 않았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코치님 덕분에 제가 어떤 코치가 되고 싶지 않은지 알게 되었죠. 현재 저는 헤드 코치로 일하며 선수들에게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매일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당혹감으로 감정이 고조된 상태에서, 코치의 예상치 못한 발언으로 데이비드의 감정은 더욱 격해졌다. 이 사건으로 데이비드가 자신을 바라보는 견해를 바꾸지는 않았지만 코치를 바라보는 견해가 바뀌었고 궁극적으로 어떤 코치가 되고 싶은지를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만약 나라면 "이 친구는 노력파라 실패해도 개의치 않아. 일어나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지. 저게 바로 집념이야." 이러한 발언은 의욕을 꺾기보다 격려하고 정체성이 형성되는 순간을 만들어낼 잠재력을 자극한다. 징후를 알아차리기만 한다면, 어떤 상황이라도 놀라움의 순간을 활용할 수 있다.
징후 알아차리기
홍수가 나서 죽은 목사 이야기
"내가 차와 카누, 마지막으로 헬리콥터를 보내지 않았느냐, 뭘 더 어떻게 했어야 하느냐?"
선생님은 엄마에게 내가 1년 내내 숙제를 제때 제출하는 것을 어려워했지만, 뒷심이 좋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별걱정은 안 한다고 말씀하셨다. 선생님이 나를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한편으로 안도했으며, 영광스럽기도 했다. 선생님은 숙제를 늦게 제출한 것을 강점으로 바꾸고, 학업을 완주하는 능력을 칭찬해주셨다. 나는 그 발언을 내면화하고 실현했다. 그때 선생님이 하신 말씀은 학업에서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나아가 내 일반적인 직업윤리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는, 뒷심 좋은 내가 자랑스럽다.
교사는 현명하게도 학생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아차렸다. 취약성이 고조된 순간을 포착한 교사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사고방식을 전환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었다. 교사는 '숙제를 늦게 제출한 것'을 '뒷심이 좋다'로 바꿨고, 학생은 이 사고방식을 다른 생활 영역으로 일반화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영향력의 순간을 전략적으로 구성하는 방법을 엿볼 수 있다. 고조된 감정을 활용하든 놀라움을 의도적으로 촉발시키든지 간에, 일단 징후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감정이 고조된 상태에서 영향을 쉽게 받는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었다.
감정 연구가 리사 펠드먼 배럿은 "감정이란, 그 순간에 어떻게 느껴야 할지를 뇌가 가장 잘 추측해 낸 것이다. 감정은 뇌에 작은 회로처럼 연결된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생성된다. 당신은 생각보다 감정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다." 우리가 감정적 반응을 보일 때는 보통 감정 자체가 고조된다. 이 일반적인 감정에 이름을 붙인 뒤 긍정적인 맥락에 넣으면, 오래 지속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다음 사례에서 조던은 무대 공포증이라는 맥락에서 감정이 고조되는 상태를 경험했다. 현명한 피아노 교사는 이 경험을 '정상'이라고 명명해 상황을 제어했고, 조던의 두려움은 사그러들었다.
무대에 다가갈수록 손이 덜덜 떨리고 심장을 바짝바짝 조이는 듯한 엄청난 긴장감이 밀려왔다. 나는 피아노 앞에 앉은 채로 얼어붙고 말았다. 머릿속이 새하얘졌고, 그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때 갑자기 따뜻한 손이 내 어깨를 감쌌다. 피아노 선생님이셨다. "괜찮아. 지금 네가 느끼는 감정은 모두 정상이야. 나도 공연할 때마다 매번 똑같은 감정을 느껴. 선생님은 너를 믿는단다."
적절한 순간에 교사가 건넨 발언은 '엄습하는 두려움'이라고 느꼈던 감정을 '강한 설렘'으로 되돌려놓았다. 교사가 조던의 감정을 정상이라고 명명해준 덕분에 조던은 두려움에서 해방되었고, 결과적으로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감정은 주관적이다. 좋든 나쁘든 교사가 그 감정을 정상이라고 명명했을 때 조던은 설렘을 되찾았고, 그 순간을 다시 즐길 수 있었다.
행동은 대부분 인생에서 펼쳐지는 사건에 대한 반응이다. 일반적으로 순간순간의 행동을 성찰하지는 않기 때문에 믿음은 인식의 레이더 아래에서 우리 행동을 인도한다. 이처럼 본능에 따라 자동으로 나타나는 행동이나 인식을 누군가 틀렸다고 지적하지 않는 한, 우리는 자신이 옳다고 믿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경험과 인식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대리인으로서 강력하고 긍정적인 순간을 만들고자 한다면 행동, 의도, 상황, 맥락, 반응, 생각 등 주어진 모든 것을 도구로 인식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사건 자체, 모든 행동, 수반되는 감정은 전부 도구다. 행동은 암시적인 행동일뿐, 반드시 명시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창의력을 발휘하라. 주어진 모든 것을 활용하라. 당신에게는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다.
가진 것 활용하기
영화 <꿈의 구장>에서 한 농부의 귓가에 신비한 속삭임이 들린다. "만들면 그들이 올 것이다." 이 말을 각색 하면 "알아차리면 그들이 보여줄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먼저 알아차리고, 징후를 읽고, 주어진 모든 것을 활용해야 한다.
악필이였던 대니엘에게 어느 날 같은 반 친구가 글씨체를 칭찬해줬는데, 그 순간에는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그 이후로 다른 사람에게 찬사를 받기 위해 엄청나게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여 손 글씨를 개선했다. 그래서 지금도 틈틈이 단어와 문장을 쓰는 연습을 한다.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속성이 강점으로 묘사될 때, 이 예상치 못한 관점은 필연적으로 놀라움을 불러일으킨다. 세라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탓에 언젠가 회사에서 쫓겨나지 않을까 걱정했다. 어느 날 상사가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두는 능력이 창의적인 우위를 만들어내지요."라고 언급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세라는 이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자랑스럽게 내보인다.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무능력'을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두는 능력'으로 재구성하면서, 부정적인 감정가가 긍정적인 감정가로 바뀌었다.
명백한 약점을 긍정적인 속성으로 묘사하는 것은 누군가를 놀라게 하는 강력한 전략이다. 약점을 자산으로 둔갑시킬 때, 강력하고 건설적인 메시지를 주입할 수 있는 순간을 촉발할 수 있다. 행동에 내재된 자원을 찾으려면 첫인상을 뛰어넘어 생각해야 한다.
잠재적 자산에 이름을 붙일 수 있다면, 모든 행동에는 풍부한 자원이 잠재되어 있다. 비난이나 성희롱 발전을 개인적 표현의 자유로 포장하는 파괴적 행동까지 눈감아도 좋다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행동에서 잠재적 자산을 찾아내는 것은, 실패를 배움의 의지로 분류하는 것만큼 힘을 실어줄 수 있다. 기억하라. 좋은 행동이든 나쁜 행동이든, 모든 행동에는 이름을 붙이고 강점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잠재적 자산이 포함되어 있다.
모든 행동에는 잠재된 자원이 있다
강연 때 언어 구조를 설명하면서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이면 리더십이 향상된다."라고 말했다. 의견을 들은 다음 나는 완전히 반대로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이면 리더십이 저해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관련된 다양한 의견이 줄줄 쏟아졌다.
이 연습은 내가 선택한 길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끌어 나가기가 얼마나 쉬운지 보여준다. '리더십'과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처럼 추상적인 개념 사이의 연관관계는 모호하다. 누구나 살면서 가끔일지라도 리더십을 발휘한다. 또한 누구나 시시때때로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인다. 내가 세부 사항과 리더십의 관계를 암시한 것처럼 누군가 서로 다른 두 개념 사이의 관계를 암시 할 때, 우리는 자동으로 경험을 흩어 증거를 찾은 다음 그 발언에 동의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즉, 어떤 발언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 유효성을 시험하고 암묵적으로 수용한 다음, 비로소 완전히 수용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어떤 발언을 이해하려는 정신적 노력 자체가 그 발언의 타당성에 몰입하게 만든다.
한 친구가 당신에게, 당신이 마치 고양이처럼 움직인다고 말했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고양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야 하고, 정신적으로 고양이의 이미지를 형성해야 한다. 그다음, 정신적으로 자신의 움직임을 이미지화해서 이를 고양이의 이미지에 겹쳐 놓아야 한다. 그런 다음,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아야 한다. 이때는 유사점을 찾는 것이 더 쉽다. 글을 읽는 데 대략 15초 정도 걸렸겠지만, 실제 머릿속으로 이 과정을 수행하는 데는 1000분의 1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 정도로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인식 과정을 눈치챌 겨를조차 없다.
다른 사례
커뮤니티칼리지에서 데비 교수님 수업을 듣기 전까지 나는 내가 '수학을 못 한다'고 생각했다. 데비 교수님은 "어떻게 답에 도달했는지 명확하게 설명하는 네 능력은 수학적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라고 말씀하셨다. 이 예상치 못한 발언은 내게 진정한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지금까지 내가 수학을 못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어.'
의미를 이해하려는 인지 행위는 수용하는 경향을 만든다. 우리의 기본 입장은 '믿음'이고, 그럴듯함이 진실보다 우선한다는 점을 기억하라. 교수가 한 말의 의미를 숙고한 결과, 마이클은 이를 진실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놀라운 말을 들었을 때는 특히 더 그렇다. 놀라움은 처음 듣는 그럴듯한 설명을 받아들이도록 우리를 준비시킨다.
사람들은 모슨적인 발언도 쉽게 받아들인다. 발언을 사실로 만드는 것은 쉽다. 의미를 해석하는 해우이 자체가 우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메시지를 해석하는 행위는 우리를 미묘하게 그 메시지를 수용하는 쪽으로 이끈다. 무의식은 기억 속에서 긍정적인 사례를 찾거나 만들어낸 다음, 즉시 '내 경험 저장소에서 사례를 찾았기 때문에 이는 사실임이 틀림없다.'라고 결론을 내린다. 심리학자들은 주장을 검증하고자 긍정적인 사례를 찾으려는 이러한 경향을 '심리적 폐쇄'라고 부른다. 상황에 접근하는 방식은 그 상황에서 찾아내는 의미와 후속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남자는 너무 많은 위험을 감수한다."라는 주관적인 발언을 들으면, 우리는 각자 자신의 세상 모형과 일치하는 고유한 해석을 생성한다. 이 발언이 어떻게 하면 각자가 송한 고유한 이해의 틀안에 가장 잘 맞아 들어갈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모호한 발언이 능동태(X는 Y를 만든다)로 전달되면, 수신인에게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해석을 구성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남자는 항상 쉬운 길을 선택한다."라고 발언을 바꿔도 마찬가지로 우리는 이를 증명할 증거나 생각을 찾아낼 것이다. 어떤 발언을 들을 때마다, 개개인은 개인화된 생각을 만들어내야 하는 도전을 받게 되는 셈이다.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리더십에 유익할지 해로울지는 우리의 믿음에 달려 있다. 유익하다고 믿으면 의식적으로 이러한 방식을 리더십의 일부분으로 통합해 대담하고 자신 있게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만약 해롭다고 믿으면, 주저하고 걱정하면서 은밀하게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핵심은 우리가 고유한 개인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거의 모든 행동을 자원으로 동원할 수 있다. 자원이라고 믿기만 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거의 모든 행동을 장애물로 삼을 수도 있다.
다음 이야기는 어린 소년이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어떻게 바꿨는지를 보여준다. 맥스는 열 살 때까지 매우 열심히 공부했다. 읽기장애와 주의력결핍장애를 극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맥스는 성적이 나쁜 이유가 학습장애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계속해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한 교사의 감정이 폭발하면서 이 모든 것이 바뀌고 말았다.
선생님이 칠판에 적힌 내용을 공책에 옮겨 적는 쉬운 일도 이렇게 오래 걸리면 어떡하나며 맥스를 질책했다. 맥스는 자신에게는 힘든 일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대답했다. "어렵다고? 이건 쉬운 몸풀기야. 네가 하는 일은 여기서 저기로 단어를 복사하는 것뿐이야. 넌 지금 게으름에 핑계를 대고 있을 뿐이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지만 '쉬운'이랑 '게으름'이라는 단어가 귀에 쏙쏙 박혔다. 선생님은 자기도 모르게 어려운 일은 시도조차 해보지 않을 수 있는 편리한 핑곗거리를 내게 준 것이다. 이 '쉬운' 작업이 내게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 훨씬 더 위안이 되었다. 누구에게나 쉬운 작업이 나에게만 어렵다는 건, 결국 내가 어리석다는 뜻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때 이후로 나는 과제가 조금 어렵다 싶으면 포기해 버렸다. 그럴 때마다 게으른 학생이라는 자아상과 인성을 강화시켰다. 이러한 나쁜 습관은 대학원까지 지속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러지 않는다. 성실했던 예전 모습으로 돌아왔다.
교사의 말을 듣기 전까지 맥스는 '학업의 어려움'을 '학습장애'와 연결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교사의 말은 설득력이 있었고, 새로운 연결과 새로운 믿음을 만들었다. 맥스는 곧바로 '게으름'을 '학업의 어려움'과 연결했다. 수용적인 정신 상태에서 두 개념 사이의 연결 관계가 그럴듯해 보일 때, 우리는 이를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 발언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은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럴듯한 발언을 받아들이는 이유는 기존의 이해 틀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연결 관계를 만들면, 무의식에서는 목표가 만들어진다. 신경과학자 제프 호킨스는 생각이 예측의 전조라고 설명한다. 사고 과정은 뇌에 예측하라고 명령한다. 호킨스는 "생각, 예측, 행동은 모두 피질 계층 구조 아래로 이동하며 동일하게 전개되는 시퀀스의 일부"라고 했다. 그러니 예측을 기대의 능동적 형태라고 생각하라.
기대는 무의식적인 목표다
잘할 것이라고 기대할 때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할 때의 행동은 천지 차이다. 나쁜 결과를 예상하면, 그 예상과 상응하는 행동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당신이 가수고, 행사에서 애국가를 불러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나는 노래를 못하는 가수'라는 자아상을 가지고 있다면, 노래를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공연을 방해할 것이다. 못할 것이라는 예상은 생리적 반응을 유발한다. 자율 신경계는 아드레날린을 몸 전체로 분출시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느낌은 불안으로 해석되고, 점차 고조되면서 적절한 호흡과 올바른 자세와 목소리 전달력을 방해해 공연을 망치게 한다. 공연 전에 목소리를 점검하는데 자신감도 없고 음정도 흔들린다. 공연을 망치고 말 것이라는 두려움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불안감은 한층 더 높아진다.
반면에 잘할 것이라고 예상하면, 깊게 호흡하고 똑바로 서서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발산해서 공연을 보다 성공리에 마칠 것이다. 공연 전 목소리를 점검할 때 음정이 흔들린다해도 음정을 맞추는 과정이니 크게 개의치 않는다. 생리적 각성 상태는 설렘으로 해석한다. 본질적으로 기대는 그에 상응하는 반응과 인식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경험을 걸러내고 주어진 상황에 적절한 행동을 결정한다. 이 선별 과정은 기대를 생성해 상응하는 행동을 유도하며, 이는 결국 자기실현적 예언이 된다.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기대)은 공연을 망칠 가능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예상되는 오류에 대한 과잉 경계와 생리적 각성을 불안으로 해석하는 경향을 이끌어내며 나아가 부정적인 자기 평가를 낳는다. 이런 의미에서 기대는 현재 행동을 활성화한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현재를 예측할 수 있게 한다. 기대는 무의식으로 감각을 이용해 우리의 기대가 옳았음을 확인하는 증거를 찾게 만든다. 사고, 즉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은 말 그대로 그 일을 시작하는 첫걸음이다.
기대를 무의식적 목표로 상정하라. 다시 말해, 기대를 '온종일 당신의 행동을 자동으로 이끄는 무의식적인 목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무의식적 목표는 본능적으로 환경의 보상 구조를 이용한다. 최면술사는 기대를 조작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최면술사가 멜에게 "당신은 위대한 가수이며, 밖에서는 관중이 당신이 애국가를 열창하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라고 최면을 건다고 상상해보라. 최면술사는 '노래 못하는 가수'에서 '위대한 가수'로 멜의 기대를 조작해, 노래하는 행위를 '회피를 유도하는 부정적인 감정가'에서 '접근을 유도하는 긍정적인 감정가'로 바꿔놓을 것이다. 긍정적인 감정가는 긍정적인 태도와 동기부여를 강화해 본능적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한다. 우리는 성공하거나 즐거울 것이라고 기대할 때 목표를 더 열심히 쫓아가게 된다.
크리스티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빠가 전화를 받자 울음이 터져 나왔다. 더듬거리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간신히 이야기했는데, 전화기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아빠의 웃음소리에 나는 혼란에 빠졌다. "다친 사람은 없니?" 아빠는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물으셨다. 나는 다친 사람은 없지만 차가 엉망이 되었다고 말했다. 아빠는 평상시에는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사고에는 화를 내지 않을테니 도움이 필요하면 전화하라고 말씀하셨지만, 이번만큼은 아빠가 길길이 화를 내리라 확신했었다. 아빠는 여전히 웃으면서 너희만 무사하다면 괜찮으니 차는 신경 쓰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안도감과 충격이 동시에 밀려들었다. 그날 이후로 부모님께 더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게 되었고, 부모님 말씀도 실제로 믿게 되었다.
신경학적으로 믿음을 긍정할 때 도파민이 약간 분비된다. 도파민 분비는 정보의 한 형태로, 유기체에 '그 행동을 또 하라"는 메시지다. 과거에는 도파민이 쾌락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도파민이 쾌락보다는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며, 쾌락을 추구하는 것은 오피오이드 수용체라는 사실을 안다. 이 차이는 미묘하지만 매우 중요하다. 실험에서 "쥐의 도파민 시스템을 차단해도 쥐는 여전히 보상을 즐길 수 있지만, 보상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뿐이다."
우리 안에 내재된 접근-회피 같은 과정은 경험과 결합해 믿음을 형성한다. 이렇게 형성된 믿음은 자동으로 무의식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형성된 믿음은 자동으로 무의식적인 영향을 미친다. 목표를 추구하면 관련된 상황적 특징이 활성화되고, 이는 의식적 인식 밖에서 작용한다. 예를 들어 크리스티나는 앞으로 문제에 직면할 때 아빠를 찾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 의식적으로 생각해서가 아니라, 본능적으로 그렇게 행동한다.
가라데 승급시험에 떨어진 라이언은 가라데를 그만두기로 결정내렸다. 단장님은 말씀하셨다. "라이언, 너는 내가 아는 아이 중에 가장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란다. 네가 이 상황에서 회복할거라 믿는다. 넌 분명 언젠가 훌륭한 사범이 될 거야." 단장님의 말씀은 나를 다시 가라데의 세계로 돌아가게 했다. 이후 다음번 승급시험에 통과해 검은띠를 따고 사범을 거쳐, 현재는 6년째 단장으로 일하고 있다. 당시를 돌이켜보면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단장님이 나를 그만두게 놔두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이언은 포기하리고 했지만 단장의 말 덕분에 라이언은 가라데에 대한 사랑(긍정적인 감정가)을 되찾았을 뿐만 아니라, '노력과 회복탄력성으로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라는 훨씬 더 우월하고 일반화된 사고방식을 갖게 되었다. 단장이 라이언의 근면 성실한 행동을 "가장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라는 표현으로 칭찬하고, 라이언이 가진 회복탄력성을 언급하면서 예상치 못한 말로 라이언을 놀라게 한 덕분이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우리 자신에 대해 배우고 발전한다.
행동에서 의미 창조하기
살아가다 보면 필연적으로 어떤 사건이 펼쳐지고, 우리는 이에 자동으로 반응한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행동을 만들어낸다. 삶은 대부분 일상적이다. 인간은 온전히 인식하고 끊임없이 의식하는 방향으로 진화하지 않았다.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의식적으로 노력하게 되면, 귀중한 정신적 자원에 막대한 부담이 될 것이다. 믿음은 이전 행동에서 발전된 패턴에서 진화한다. 누군가 당신의 단편적인 행동을 보고 이미를 부여한다고 상상해보자. 한가롭게 대화를 나누던 한 직장 동료가 당신에게 개인적으로 설정한 새로운 목표가 있느냐고 묻는다. 당신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동료가 말한다. "명료하게 생각하는 능력이 신중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군요." 그 말을 듣기 전까지는 '생각에 잠기는 행위'가 '명료하게 생각하는 능력'이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그 행위에 이름이 붙었다.
당신은 아마도 이 발언이 마음에 들어 받아들일 것이다. 아마 누구라도 '명료한 사고'가 '사려 깊은 결정'으로 이어진다는 암시적 연결 관계를 본능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하듯, 우리는 상대방이 무심코 건넨 말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지 않는다. 자신이 정말로 명료하게 생각하는지, 명료한 사고가 필연적으로 신중한 결정으로 이어지는지 평가하기보다는, 그저 칭찬을 받아들이고 감사 인사를 할 뿐이다. 여기서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 행동이 일어난다 : 당신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 이름이 붙는다 : 명료하게 생각하는 능력
- 의미 만들기 : "명료하게 생각하는 능력이 신중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군요."
- 어떤 현명한 관찰자가 당신의 행동에 내포된 의미에 이름을 붙였으니, 당신은 이를 받아들이거나 거부한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우리의 기본값은 유입된 정보를 수용하는 것이다. '명료한 사고'와 '신중한 결정' 사이의 연결 관계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 개념적 연결은 개인적인 정신 구조의 일부가 된다. 이제 이 개념적 연결은 당신 소유가 되었다. 당신은 이 개념적 연결에 동의할 뿐 아니라, 실제 삶에서 개념적 연결을 구현한다. 직장 동료는 단지 말했을 뿐이다. 이러한 인지적 조정은 즉각적이고 자동적이며, 대개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루어진다.
신경학적으로 봤을 때, 이름 붙은 행동은 긍정적인 개인적 특성인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긍정적인 감정가(접근)를 촉발해 앞으로 같은 행동이 더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특정 믿음에 상응하는 방식으로 행동했기 때문에, 그 믿음을 확증할 증거를 찾는 경향이 나타난다. 다시 말해, 그 믿음을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처럼 긍정적인 발언은 듣는 사람에게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도록 유도한다. 나는 이러한 발언을 '원인-효과-자원 발언(CERS)'이라고 부른다.
이 발언은 '명확한 사고'라는 원인을 '신중한 결정'이라는 결과로 연결해, 듣는 사람의 개인적인 자원이 된다. 이 발언을 듣는 사람에게 명료한 사고로 신중한 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불어넣는다. CERS는 듣는 사람을 조작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가지고 싶어 하는 긍정적인 특성을 이미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CERS의 C(증거)가 이를 뒷받침한다.
타인의 발언이 전부 듣는 사람에게 믿음을 형성하거나 의미있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놀라움을 유발하거나 놀라움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활용해 생산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비정상적인 사건이 발생하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살면서 겪는 사건, 관계, 자아를 해석하고 이해하고 의미를 찾는 이 과정을 가리켜 '의미 형성 하기'라고 부른다. 이 의미 형성 과정에서 우리는 믿음 체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재확인하거나 수정하거나 교체해 더 유용한 체계를 구축한다.
놀라움은 예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건(신기함의 정점)을 경험할 때 느끼는 감정으로, 이때 우리는 놀라움을 해소해주는 첫 번째 설명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모든 메시지가 설득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의사소통의 설득력은 아주 작은 것에서 심오한 것까지 다양하다. 방대한 연구 결과를 들여다보면 효과적인 발언과 효과가 없는 발언은 무엇인지, 발언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다음 장에서는 이 매혹적인 주제를 더 철저히 탐구할 것이다. 설득력의 핵심 요소를 검토하고 분석할 때 최적표준으로 일컬어지는 정교화 가능성 모델을 소개할 것이다. 아울러 강력한 인지 반응 모델을 포함해, 기억에 남을 만한 강력한 메시지를 구성하는 간단한 공식 또한 제시할 것이다.
Chapter 8 놀라움 활성화하기
이 장에서는 변화의 순간을 활성화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놀라움을 일으키거나 놀라움의 기회를 인식할 능력을 갖췄다면, 긍정적인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싶을 것이다. 이제부터 설득에관한 최신 연구를 검토하고, 발언의 효과를 극대화할 언어 구조를 공식화해 제시할 것이다.
당신은 이 책이 누군가의 믿음을 즉시 바꿀 방법을 알려줄 것이라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이 마법의 도구는 아니다. 단지 놀라움은 적합한 조건이 갖춰졌을 때 누군가의 믿음을 바꿀 수 있는 도구가 된다.
어떠한 전략적 개입도 적용할 때마다 확실한 효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은 지속적으로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그리고 때로는 이 사실만으로도 결정적인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또 다른 이점도 존재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이 의식적인 저항을 우회해 긍정적으로 성장하는 길을 열어준다는 사실이다.
마법은 아니지만 마법 같은
마술사는 기대를 불러 일으킨 후에 그 기대를 위반하면, 놀라움이 더 커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발언 자체가 놀라움을 유발하기도 한다. 산만한 행동으로 동료들 사이에 악명이 높은 키스. 물론 키스 본인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상사가 키스를 사무실로 부른다. 상사는 책상에 앉아 서류를 노려보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미소를 지으며 키스에게 말한다. "다른 사람들이 놓치고 지나가는 것을 잡아내는 당신의 능력은 우리 팀에 귀중한 자산입니다.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서요." 상사는 전략적으로 키스의 기대치를 설정한 다음 이를 위반했다. 그 결과, 더 극적인 놀라움을 이끌어냈다.
놀란 척으로 놀라움 이끌어내기
부모는 어린 자녀를 격려해주려고 놀란 척할 때가 많다. "와! 그 퍼즐을 5분 만에 풀다니 믿을 수가 없는데!" 다른 사람이 놀라는 모습을 보면 우리 감정도 고조된다. 인간은 갑작스러운 위험이나 기회에 옆에 있던 사람이 놀라면 그 상황만으로도 놀라도록 진화했다. 타인의 놀라움을 대리 경험할 때 일시적인 위험이나 기회에 대한 경계가 강화된다. 우리가 모르는 지식을 누군가 가지고 있을 때 호기심을 자극하며 우리를 수용적인 상태로 만든다. 인간에게는 '거울 뉴런'이 있다. 거울 뉴런은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감정을 목격할 때 활성화되며, 마치 직접 경험하는 것 같은 내적 상태를 만들어준다. 다른 사람 목에 붙은 거미를 보면 내 몸에 소름이 돋고, 주삿바늘이 다른 사람 팔을 찌르는 것을 보면 내가 움찔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준 높은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성적이 뒤처질까 두려웠다. 영어는 제일 좋아하는 과목인 동시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인 과목이었다. 운명의 그날, 나는 주제문을 작성한 뒤 칠판에 쓰고 평가를 받아야 했다. 이전에도 에세이와 주제 문장은 많이 써봤지만, 선생님뿐 아니라 반 친구들 전체에게 보여주고 평가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최대한 깔끔한 필체로 화이트볻에 문장을 써 내려가면서도 쥐구멍이 있다면 숨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다른 친구들이 작성한 주제문이 내 글보다 훨씬 수준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선생님은 다른 친구들 문장을 몇 개 읽고 수정한 뒤 내 글을 읽으셨다. 내가 쓴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선생님이 말씀하신 내용은 기억난다. 선생님은 내 문장을 큰소리로 읽고 잠시 멈췄다. 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마침내 선생님이 놀란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정말 좋은데? 이거 누가 썼나요?" 덩달아 놀란 내가 손을 들자, 선생님은 계속해서 내 작문 실력을 칭찬하셨다. 그 순간 나는 앞으로 모든 영어 수업에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실력을 검증받았기 때문이다. 새롭게 찾은 열정으로 무언가 해내고 말겠다는 의욕과 열정이 가장 넘쳤던 순간이기도 했다.
초보 하키 선수에게 파워 스케이팅을 가르친 이야기
"와! 기술을 익히는 속도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걸요! 혹시 예전에 다른 운동을 배운 적이 있나요?" 누가 놀라는 것을 보면 우리는 그 의미를 이해하려고 한다. 그 선수 역시 내가 놀라며 한 말에서 의미를 파악하고 '나는 이 기술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라는 새로운 믿음을 형성했다. 새로운 믿음은 더 집중해서 기술을 배우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내 관찰은 그 선수에게 놀라움을 유발했기 때문에 효과가 있었다. 실제로 배우는 속도가 더 빠른지는 상관없다. 그 선수는 이제 스스로를 필연적으로 실력이 빠르게 향상될 수밖에 없는, 성실하고 재능 있는 학생으로 바라본다.
깜짝 놀라는 듯한 행동은 놀라움을 유발할 수 있지만, 때로는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열광적인 반응을 기대했는데 마치 당연히 잘 해낼 거라 예상한 듯이 무심하게 반응하면 놀라움을 안겨줄 수 있다. 감탄을 기대했는데 감탄하지 않은 척해도 놀라움을 안겨줄 수 있다. 감탄을 기대했는데 감탄하지 않은 척해도 놀라움을 안겨줄 수 있다. 다음은 상대방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사실을 내비쳐 발언의 설득력을 높인 사례다.
대학원생 에이든은 항상 최선의 노력을 옥하는 극도로 엄격한 교수의 강의를 회상한다. 에이든은 연설문을 암기하며 열심히 리허설 준비를 했다. 마침내 리허설 시간이 다가왔고, 에이든은 열광적인 반응을 기대하며 자랑스럽게 그동안 연습한 실력을 선보였다. 교수님은 별다른 감흥을 받지 못한 듯했다. "너는 어딜 가나 분위기를 띄우는 능력이 있으니 그걸 활용하렴." 그 순간 머릿속 어딘가에 불이 켜지는 느낌이 들었고, 그 말은 뇌리에 박혀 그 이후로 꽤 오랜 시간 동안 나를 떠나지 않았다.
머릿속 어딘가에 불이 켜진 바로 그 순간, '나는 어딜 가나 분위기를 띄우는 능력이 있다.'라는 새로운 믿음이 형성되었다. 열광적인 반응을 기대했는데 무심한 반응이 돌아오면 놀라움을 느끼게 되고, 본능적인 인지 반응으로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무슨 일이지? 왜 이런 반응이지? 이건 무슨 의미지?' 담담한 어조로 건넨 발언은 듣는 사람이 어떤 기대를 품고 있을 때 특히 설득력이 높아진다. 상대방이 칭찬을 기대할 때 무심하게 반응하는 이 전략을 사용하면 의도적으로 놀라움을 일으킬 수 있다.
다만 이 전략을 사용할 때는 결과를 인정하고 노력을 언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력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사실을 강조하라. 직장 동료, 부하 직원, 특히 자녀들은 성과를 인정하고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사실을 강조할 때 눈부시게 성장할 수 있다. 단, 무관심한 태도가 아니라 진실하게 믿는 자세로 반응해야 한다.
이 전략을 사용할 때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관심이 없거나 칭찬할 점이 없다는 식으로 음울한 반응을 보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놀라움의 순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면 상대방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놀라움을 일으킬 수는 있겠지만, 감정적인 어조가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이끌어낼 것이다.
반대로 행동하기
"놀라움이 어떻게 피암시성이 급증하는 순간을 불러일으키는지는 알겠어요. 그렇다면, 놀라움은 어떻게 불러일으키나요?" 전략적으로 놀라움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대와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자신의 학습 능력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던 수잔의 사례
나는 수학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조심스럽게 선생님께 말씀드렸어요. 선생님은 놀라거나 실망하는 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는 모두 배우려고 여기에 있는 거고, 배우는 과정에서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씀하시며 나를 안심시키셨다. 선생님이 아직 날 잘 몰라서 그렇게 말해주는 거라고 생각한 나는, 가끔 수학을 공부하다가 울기도 한다고 덧붙여 말씀드렸다. 그러자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는 건 나쁜 게 아니야. 그저 네가 그만큼 좌절했다는 뜻이지.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돼." 그 말에 가슴을 짓누르던 무거운 짐에서 해방되는 느낌을 받았다. 더 이상 울고 싶을 때마다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단지 좌절했을 뿐이며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이후로 나는 항상 그 느낌을 마음에 새기고 살았다. 좌절은 배움으로 가는 문이다.
수전의 이 새로운 사고방식은 수학뿐만 아니라 모든 학습에 일반화했고, '좌절은 배움으로 가는 문이다.'라는 근본적인 믿음을 형성했다.
예상치 못한 웃음은 양날의 검이다
예상치 못한 웃음은 유익한 사고방식을 이끌어낼 수도 있고, 치명적인 상처를 치유할 수도 줄 수도 있다. 당신이 상사라고 가정해보자. 부하 직원이 주어진 업무를 빨리 끝내지 못해 당황하며 좌절하고 있다면, 다가가서 의미 심장하게 웃어보라. 직원은 아마도 조롱이나 비난을 기대할 것이다. "세세한 것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배우려는 열의를 보니까 일 잘하시겠는데요." 그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나라. 당연한 사실인양 말하라. 그 말에 직원이 놀라움을 느꼈다면, 이제 업무를 느리게 수행하는 것은 세세한 것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학습하는 것과 신경학적으로 연결된다. 그렇다면 적어도 업무를 방해했던 불안감은 완화될 것이다
웃음은 매우 강하고 대개 자발적인 감정 반응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경우 놀라움을 불러일으킨다. 자발성은 일반적으로 사회적 예의나 정치적 올바름에 얽매이지 않는 진정성 있고 솔직한 반응을 의미한다. 웃음 자체가 주의를 빼앗기 때문에 웃음 뒤에 나오는 내용은 대부분 기억에 오래 남는다.
웃음은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도 있다.
발표를 본 선생님은 웃음을 터뜨렸다. 10초쯤 웃고 나서 내가 제시한 답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다음 학생으로 넘어갔다. 수치심과 굴욕감이 치밀어올랐다. 그 웃음은 내 모든 자신감을 앗아갔다. 남은 학기 동안 나는 단 한 번도 손을 들지 않았고, 수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결국 수학 성적은 점점 떨어졌고, 수업에 들어가는 것도 두려워졌다.
만약 선생님이 웃음 뒤 "와! 그렇게 접근할 수도 있구나. 창의적이고 영리하고 통찰력 있는데?"라고 했더라면....
나는 놀라움을 일으켜 순간적으로 피암시성이 높아진 상태를 이끄는 촉매제로 웃음을 자주 이용하곤 한다. 웃음은 긍정적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로, 상대방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결점을 자산으로 만들기
교사를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서 "선생님의 멀티태스킹 능력은 학생들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더니, 라파엘은 놀란 듯 미소를 지으며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전 지금껏 저의 멀티태스킹 능력을 강점이 아닌 약점으로 여겨왔어요."
잠재된 자산을 찾아내 개인 자원을 창출하늠 방법이다. 라파엘은 이제 멀티태스킹 능력이 학생을 가르칠 때 유용한 도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 자신의 멀티태스킹할 때 죄책감을 느끼거나 이를 회피(부정적 감정가)하기 보다는, 의도적이고 건설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활용(긍정적 감정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학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최고의 교사가 되는 경우가 많아.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여러 각도에서 숫자를 들여다봐야 했기 때문에 결국에는 모든 도구를 손에 넣게 되거든." 그날 이후로 수학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되었다.
"이 모든 일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라는 단나의 말에서 사고방식이 무의식 수준에서는 즉시 바뀔 수 있지만, 변화를 인식하는 과정은 더디거나 아예 이렁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알 수 있다. 변화를 즉시 인식하고, 이를 개안 또는 급작스러운 깨달음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고, 오랜 기간 사고방식의 변화와 그에 따른 행동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대학원생 커디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해 그만두려 했다. 하지만 지도 교수는 격렬하게 반대하며 "될 때까지 그런 척하면 그렇게 된다."라고 말했다. 즉, 이미 소속된 척하라는 말이었다. 커디는 5년 후 갑작스러운 깨달음을 경험하고 나서야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침내 커디는 자신이 더 이상 '소속된 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감독, 부모, 코치, 교사, 치유자의 근본적인 역할은 함께하는 사람들이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누군가 강점을 알아볼 때, 우리는 더 생산적인 방향으로 성장한다. 또한 누군가 개인적으로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특성에 내재된 강점을 알아볼 때 우리는 성장한다. 자신의 개인적인 약점을 떠올려보라. 이 약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은 결국 고유한 강점으로 발전한다. 나는 읽기장애를 안고 자랐다. 천천히 온 신경을 집중해서 글을 읽어야했고, 되돌아가 다시 읽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뛰어난 독해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자, 당신은 어떤가?
때로는 이미 명명된 자원이 결점이 아닌 이전에 발견되지 않은 자산일 수도 있다. 이 역시 놀라움을 불러일으키고 사고방식을 수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정리 정돈하면, 부모는 책임감 있게 행동하려는 능력을 알아차린다. 직원이 질문을 많이 하면, 상사는 경쟁적인 환경에서 잘 해내려는 열의를 알아차린다. 운동선수가 실수를 웃어넘기면, 감독은 힘든 상황이 닥쳐도 이겨내고 성공하려는 열망을 알아차린다. 이때 놀라움을 일으키는 발언을 건내면 도파민을 분출시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설령 놀라움을 유발하지 못했더라도, 긍정적인 발언만으로도 개인의 강점을 부각시킬 수 있다.
매사에 진지한 구석이라곤 찾아 볼 수 없었고, 진지한 사람들을 놀려대던 토머스는 "어떤 방향으로 사람들을 이끌고 갈 거니? 더 크고 밝은 미래로? 아니면 잘못된 길로? 그걸 결정하는 게 바로 네 몫이란다." 그때부터 토머스는 항상 신중하고 긍정적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리려고 노력했고, 다른 친구들의 모범이 되었다.
교사가 토머스의 리더십의 자질을 만들어준 걸까? 아니면 단지 사고방식을 바꾸는 발언으로 그러한 자질을 강조한 걸까? 분명한건 토머스는 사고방식이 바뀌었고, 이 새로운 도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토머스는 이제 자신의 유머 감각을 리더의 자질로 연결시킨다.
그레미상을 받은 데이브 매튜스는 여덟 살 때 음악에 빠져서 항상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 한 번은 저녁 식사 때 시끄럽게 노래를 부르며 식사를 방해했다. 그러자 아빠가 엄마를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봐, 노래를 얼마나 잘 부르면 일부러 음정을 틀리겠어." 꾸중을 예상했던 그는 아빠의 말에 놀라움과 자부심을 동시에 느꼈다. 그날 이후로 매튜스는 이렇게 생각했다. '모든 것이 달라졌어. 난 노래를 부를 수 있을지도 몰라.'
이야기에서 세부 사항은 중요하지 않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비슷한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기억한다. 내가 기억하는 이야기는 이렇다. 가족끼리 스케이트를 타다가 아내 로라의 손목이 부러진다. 응급실로 가서 엑스레이를 찍고 의사를 만난다. 로라가 들것에 누워 고통으로 얼굴을 찡그리는 동안, 나는 로라의 발을 부드럽게 문지른다. 의사는 손목 두 군데가 부러졌다며 어찌 된 영문인지 묻는다. 로라는 아이스 스케이트를 타고 있었다고 말한다. 의사가 고갯짓으로 나를 가리키며 로라에게 묻는다. "당신이 넘어졌을 때 아들도 함께 있었습니까?" 나는 미소를 짓는다. 로라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한다. "아들 아니고 남편이에요!" 의사가 맞는지 확인하려고 나와 시선을 마주치더니 다시 묻는다. "세상에, 머리를 어디서 자르시나요?" 나는 미소를 짓고, 아내가 화를 내며 대답한다. "어찌나 구두쇠인지, 자기가 직접 자른답니다." 우리는 모두 가볍게 웃는다.
나는 문득 이게 로라의 첫 번째 깁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묻는다. "로라. 이번이 첫 깁스야?" 로라가 코웃음을 치며 분을 낸다. "그래." 의사가 맞장구친다. "저도요." 모두가 킬킬댄다. 의사가 깁스를 수백개 만들어봤다며 우리를 안심시킨다. 도와주러 들어온 남자 간호사가 로라이 손목을 확보하려고 스웨터를 벗기려 한다. 로라가 말한다. "낡은 스웨터잖아요. 그냥 자르세요." 남자 간호사가 말한다. "아니에요. 전 사람들 몰래 옷 벗기는 데 선수랍니다." 이제 모두가 웃음을 터뜨린다. 내가 정확히 기억하는 바로는 이렇다. 하지만 로라가 기억은 큰 줄기는 비슷하지만 다르고 자신의 기억이 '진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로라는 내 기억이 더 재미있다는 이유로, 모임에 가면 내 기억대로 이야기하도록 내버려 둔다. 이 이야기의 요점은 같은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기억은 보통 각자 다르다는 것이다.
기억은 틀릴 수 있기 때문에 언제, 누가 무엇을 말했는지와 정확한 단어 배열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가 담고 있는 의미, 표현하는 믿음, 전달하는 메시지다. 우리는 이야기로 생각하고, 이야기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설명한다. 누군가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느껴지면, 우리는 함께 따라오는 제안과 더불어 그 이야기를 사실로 받아들인다.
단어와 구문이 중요하다
어느 날, 여성 지인들 틈바구니에 끼여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사람이 갑자기 말을 멈추고 나를 빤히 쳐다보는 바람에 이목이 집중되었다. 혹시 내가 실수로 무례하거나 어리석은 말을 한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뜻밖의 말이 나왔다. "당신은 다른 남자들과 다르네요. 진짜 경청하는군요." 지금 돌이켜보니 그 순간은 정체성을 형성한 순간으로, 놀라움의 특징을 모두 지니고 있었다.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의도적인 시선은 나를 사로잡았고, 호기심을 자극했으며, 강력한 선언에 대비시켰다. 그 말은 문맥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놀랍게 느껴졌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나는 내가 탁월한 듣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내 아내는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일부 단어와 구문은 다른 단어와 구문보다 효과적이다. 나는 CERS(원인-효과-자원 발언)라는 강력한 언어 구조를 구성하고 다듬었다. 이 구성은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는지 확인하고, 사건을 설명하며, 강력한 개인 자원을 동원하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내가 제안하는 구조화된 발언은 얼핏 보면 단순히 긍정적인 발언처럼 보일 수 있다. 놀라움이라는 요소가 빠지면 아마도 그럴 것이다.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이런 고무적인 발언이 놀라움으로 전달되거나 놀란 상태에서 전달되면 인생이나 일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신경학적으로 볼 때, 놀라움을 느끼는 도중에 전달된 발언은 위상성 도파민 분비를 일으켜 어떤 일이든 계속 수행하려는 동기를 부여하고 새로운 믿음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설득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람들은 어떻게 집단학살에 가담하게 되었을까?' 수 많은 연구 결과들이 나왔다. 당시에는 메시지의 설득력이 수신자가 메시지를 얼마나 잘 학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가정했다. 그러나 이제 메시지를 학습하는 것과 메시지에 설득당하는 것은 거의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예컨대 오늘날 영양 정보는 넘쳐나지만, 여전히 비만이 될 위험은 만연하다. 운동의 중요성이나 단 음식의 위험성은 잘 알려졌지만, 단순히 아는 것만으로는 행동이 바뀌지 않는다. 설득은 단순히 '아는 것'과는 다르다.
1986년, 리처드 페티와 존 카치오포는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는 메시지와 바꾸지 못하는 메시지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설명하는 이론을 개발했다. 이는 심리학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알려진 이론이다. 시간이 지나도 그 영향력을 지속시켜 주는 것과 사라지게 하는 것, 이를 '정교화 가능성 모델'이라고 부른다. 이 이론은 심리학자들이 설득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꿨다.
우리는 정교화 요소가 포함된 설득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교화'란 메시지가 수신자에게 높은 수준의 인지를 유발한다는 뜻이다. 간단히 말해서, 설득력 있는 메시지는 수신자를 생각하게 만든다. 앤서니 그린월드는 1986년에 '인지 반응 모델'이라는 이름으로 이 개념을 처음 제안했다. 그린 월드는 의사소통의 설득력은 내용 자체가 아니라 의사소통의 '자기대화'에 있다고 주장했다. 자기대화를 인지 정교화의 사고 기능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라. 본질적으로 의사소통이 우리를 생각하게 만들 때, 이를 받아들이는 가능성이 더 커진다. 왜일까?
무언가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의사소통의 의미에 관여한다. 이때 관여는 논쟁과는 확연히 다르다. 논쟁은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개 자동응답이다. 논쟁에서 우리는 관점, 즉 방어하고 표현해야 할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논쟁은 이기기 위한 것이지 배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설득으로 이어지는 사고는 '여기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처럼 깊이 생각하는 종류의 사고다. 정교화는 효과적으로 촉발되면 방어적인 자세가 아니라 심사숙고하도록 유도한다.
정교한 사고를 촉발했는지를 주의 깊게 보자.
고등학교 1학년 때 학생들을 잘 알아가려고 노력하시는 선생님이 한 분 계셨다. 첫 학기가 끝날 무렵, 선생님은 자신이 찾아낸 아이들의 고유한 장점을 한 가지씩 말씀해주셨다. 장점은 저마다 고유했고, 정말로 그 아이에게만 적용되는 것이었다. 선생님이 한 명 한 명 찾아가 장점을 말해줄 때마다 나도 덩달아 공감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선생님은 내 측은지심에 감탄했다고 말씀하셨다. 뭐라고? 단 한 번도 그런 관점에서 스스로를 바라본 적이 없었기에 사실 조금 실망스러웠다. 마치 선생님이 나만 빼고 다른 학생들만 알아가려고 노력한 것 같았다.
그 후 며칠 동안 그 단어에 관해 깊이 생각했다. 그러자 서서히 그 단어가 나한테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이기 시작했고, 점차 주변 사람들에게서도 이를 찾기 시작했다. 나는 이 선생님을 잊지 못할 것이다.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과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주었기 때문이다. 측은지심은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서 찾고, 내 학생들에게서 찾아내 인정해주려고 노력하는 특성이다.
예상치 못한 발언, 즉 놀라움은 본능적으로 정교화 과정을 촉발하고 발언의 설득력을 높인다. 정교화 가능성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방식으로 수신된 메시지는 상대적으로 지속적이고 변화에 저항적이며 행동을 예측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놀라움이라는 요소를 추가하면, 정체성이 형성되는 순간을 만들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물론 정체성을 형성하는 모든 순간이 인지 정교화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의식적인 사고가 전혀 발생하지 않기도 하는데, 이는 바로 정체성을 형성하는 사건이 너무 빠르게 일어나서 인식되지 않는 경우다.
이 책에서 설득에 관한 연구를 논의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CERS를 만든 이유와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설득력 있는 발언의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것이 그 이유다. 둘째,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CERS가 전달 되는 동안 발생하는 인지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인간은 정신적 수고를 줄이고자 노력하는 '인지 구두쇠'다. 따라서 메시지는 짧고 정확하며 관련성이 있을 때 가장 설득력이 높다. CERS는 이러한 중요한 기준을 충족한다. 한 문장으로(짧음) 하나의 원인을 하나의 결과에 연결하고(정확) 수신자가 가진 자원을 선언한다(관련성). 또한 정교화 가능성 모델은 '동기'와 '능력'을 가장 영향력 있는 요인으로 강조한다.
동기를 메시지 처리의 욕망이라고 생각하라. 동기는 관련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이 정보가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가? 예를 들어 열성적인 사냥꾼에게 채식주의와 건강한 삶을 연결하는 발언은 동기부여의 가능성이 작다. 누구나 자신의 실제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말에 이끌리기 마련이다.
능력은 '인지 자원의 가용성'과 '흔들림 없이 집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놀라움은 바로 이 능력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이다. 강렬한 놀라움이 발생할 때 뇌는 인지 자원을 동원하여 놀라움을 일으킨 원인에만 집중해 의미를 파악한 다음 적절한 새로운 믿음을 구축한다.
Chapter 9 이해 형성하기
얼마 전, 컴퓨터로 글을 쓰고 있는데 어디선가 음악이 흘러나왔다. 갑작스러운 멜로디에 놀라 주의가 흐트러졌고, 그와 동시에 호기심이 일었다. '어디서 나는 소리지?' 주의가 전환되고 호기심이 생겨난 건 내 의지로 멈출 수 없는 자동적인 반응이었다. 내 인지 과정을 따라가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소리의 근원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이웃집에서 시끄럽게 음악을 틀어놓았나, 아니면 아내가 다른 방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나? 왜 하필 지금 피아노를 치는 거지? 내가 글을 쓰고 있다는 걸 알 텐데. 아니면 내 앞에 있는 라디오가 고장 나서 혼자 켜졌나? 도대체 어디서 나는 소리지?' 몇 초 후, 내가 열어둔 브라우저 탭에서 광고가 재생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예상치 못한 사건은 즉시 내 주의를 끌었고, 본능적으로 궁금증을 해결하려는 열망을 불러일으켰다. 이제 글을 쓰다가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들려오면 내가 어디부터 살펴볼 것 같은가? 내 정신은 인터넷 창부터 확인하려는 성향을 가지게 되었다. 성공을 한 번 경험하면, 이후에도 본능적으로 같은 해결책을 시도하는 경향이 생긴다. 뜬금없이 음악과 열린 인터넷 창처럼 인과관계가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세계에서는 이러한 역학 관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주관적인 영역에서도 같은 역학이 발생하지만, 이처럼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인과관계를 규명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방에 들어서자 초인종이 울린다. 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동작 감지기가 작동한 것인지 확인한다. 또 초인종이 울린다. 다시 확인한다. 또 울린다. 아하! 동작 감지기가 작동한 것이 틀림없다. 이처럼 감각으로 경험하는 구체적인 세계에서는 가설을 확인하고 믿음을 형성할 수 있다. 본능적으로 긍정적 검증 전략이 작동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딘가에 동작 감지기가 있다.' 같은 가설을 세운 뒤, 이 가설을 확인하려고 시도한다. 주관적인 세계에서 이 긍정적 검증 전략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확증편향'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게 도와주나 보군요."라는 자아개념에 관한 발언을 듣고 놀랐다고 가정해보자. 이 발언은 그 자리에서 검증할 수 없다. 그 대신, 정신은 본능적으로 기억 저장소에서 증거를 검색해 몇 가지 예를 반드시 찾아낼 것이다. 이제 이 발언이 옳다는 사실이 검증되었다.
친구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가정해보자. "너처럼 곡을 쉽게 연주할 수 있다는 건 언어를 배우는 귀가 있다는 뜻이야." 이 예상치 못한 관찰에 놀란 친구는 당신의 발언에 주의를 빼앗기고, 본능적으로 의미를 파악하려고 한다. '음악을 듣는 귀'와 '언어를 배우는 귀' 같은 추상적인 개념 사이의 연결 관계는, 어디선가 갑자기 음악 소리가 들려오는 구체적인 세계와는 달리 확인하거나 반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진정성 있는 칭찬을 굳이 무시할 이유가 없다. 갑작스러운 음악 소리가 들려오면 내 정신이 컴퓨터를 먼저 확인하려는 쪽으로 기울 듯이, 친구의 정신도 타고난 언어적 재능이 사실이라는 증거를 본능적으로 찾아 나선다. 이제 외국어가 들리면 친구의 정신은 청각을 집중해 들으려는 수용적인 태도로 기운다. 결과적으로 '친구는 언어를 배우는 귀를 가진 사람'이 되었다.
위에서 설명한 본능적인 인지 과정은 계속해서 발생하지만, 강한 감정 반응을 불러일으키거나 오랫동안 답을 찾아 헤맨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알아차리지 못한다. 일단 설명(믿음)을 확보하면, 그 설명이 미래에도 유사한 사건을 불러온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CERS다.
CERS로 경험 구성하기
"실패도 거리끼지 않는 패기가 있어서 업무 생산성이 높군요." '실패도 꺼리지 않는 패기(원인)'를 '업무 생산성(결과)'으로 연결하면 활용 가능한 자원이 된다. 부하 직원은 자신이 '패기 있게 실패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놀라움을 느낀다. 부하 직원은 둘의 연결 관계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딱히 반박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 추상적 발언을 이해하려는 인지적 행위는 그 의미를 암묵적으로 수용하도록 유도한다. 일단 행동에 이름이 붙으면 가치를 가지게 된다. 게다가 상사는 마치 객관적 사실을 관찰한 양 말했기 때문에 부하 직원은 더더욱 사실로 받아들인다.
상사의 목표는 칭찬이 아니라 선언적 발언을 하는 것임을 유념하라. "세상에, 일을 정말 열심히 하시네요." 같은 칭찬은 거짓말이나 상대방을 조종하려는 의도로 들릴 수도 있다. 반면 선언은 진정성 있게 들린다. 또 감정이 실리지 않은 객관적인 사실처럼 들린다. 이처럼 듣는 사람이 객관적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언어 구조를 실제 현장에서 직접 적용하며 개발하고 개선하기까지 20년이 걸렸다.
CERS를 이용하면, 문자 그대로 경험을 구성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CERS 사례는 실패를 어떻게든 회피해야 하는 대상에서 받아들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전환하려고 시도한다. 만약 그렇게 되면 실패할 때마다 도파민이 조금씩 분비되어 실패 직후에 오히려 의지를 다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 발언은 부하 직원에게서 강점을 발견하고 칭찬한다. 부하 직원은 이를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 감사 인사를 한다.
"업무 생산성이 높군요." 대신에 "혁신적인 사고를 할 수 있군요."나 "그토록 긍정적일 수 있군요."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만약 누군가가 "실패를 거리끼지 않는 패기 때문에 복잡한 개념을 빨리 이해하지 못하시네요."라고 부정적으로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러한 발언을 받아들이면 복잡한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의기소침해질 것이다. 그러니 반대로 "실패를 거리끼지 않는 패기 덕분에 복잡한 개념도 빨리 이해하시네요."라고 말하라. 이 말을 들은 부하 직원은 복잡한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긍정적인 감정가로서 빠르게 이해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받을 것이다.
정말 이런 발언에 놀랄까? 사실, 실제로 놀라고 말고는 중요하지 않다. CERS는 그 언어 구조 때문에 효과가 있다. 그런데 놀라움을 동반하면 효과가 더 커진다. 일하다가 갑자기 음악이 흘러나오면 컴퓨터 탭부터 확인하려는 경향이 내게 생긴 것처럼, 부하 직원도 이제 실패를 학습과 연결시키는 경향이 생겼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자동으로 그리고 통상 인식 밖에서 발생한다.
이제 당신은 이러한 종류의 발언이 어떻게 인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었다. 따라서 마음에 드는 발언은 의도적으로 수용하고 그렇지 않은 발언은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 셈이다.
CERS 구성하기
"타인에게 의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윤리적, 도덕적 권리가 우리에게 있나요?" 우리는 항상 상대방의 윤리적, 도덕적 의도에 의문을 가져야 한다. 놀라움을 유발하고 CERS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전파하려는 나의 의도는, 개개인의 강점과 자원을 발굴하며 역경에 맞설 수 있는 개인적 역량을 구축하고 성공과 행복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나의 목표는 모든 사람이 성장하고 잠재력을 광범위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CERS는 매우 중요하다. CERS를 구성하는 것은 간단하다. 행동을 관찰해 자원으로 활용 가능한 수신자의 강점을 찾아서 이를 부각시킬 수 있는 결과에 연결한다. 가령 직장 동료가 열심히 제안서를 작성하는 모습(원인)을 봤다고 가정해보자. 그 모습을 본 나는 이 노력으로 철두철미한 제안서가 나올 것(결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끝이다. '노력'을 '철두철미한 결과'로 연결한다. 이것은 그다지 획기적인 연결이 아니다.
자, 상황을 되짚어보자. 당신은 직장 동료가 생각에 잠긴 채 조용히 앉아 있는 모습을 봤다. 또한 당신은 제안서 제출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번에는 원인을 '세부 하상에 집중하는 능력'이라고 이름 붙읻고, 이를 '창의적인 접근 방식'이라는 결과에 연결한다. 그다음 직장 동료에게 확신을 가지고 이렇게 말한다. "세부 사항에 집중하는 능력이 창의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군요." 당신은 직장 동료가 꼼꼼하고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훌륭한 자원이다. 이제 직장 동료는 자신에게서 세부 사항에 집중하고 상상력을 발휘하는 경향을 발견한다. 무엇을 원인과 결과로 명명할지 결정하는 일에는 약간의 예술성이 필요하다. 그 과정을 세 단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수집한 정보에 내재된, 기술, 능력, 잠재력을 식별한다.
- 긍정적인 결과를 결정한다.
- 강력한 동사로 원인과 결과를 연결한다.
사례 문장에서 원인과 결과를 바꿔보자. "상상력이 풍부한 접근 방식이 중요한 세부 사항을 빠뜨리지 않도록 도와주나 보군요." 이 주장 또한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이 주장을 이해하려는 행위 자체는 수용하는 쪽으로 인지 자원을 투자하게 만들고, 반박하기가 어렵고, 진심으로 칭찬하는 것처럼 들린다. 수신자에게서 관찰한 행동은 거의 다 언급해도 되는 걸까? 수신자와 관련이 있고, CERS 형식으로 문장을 표현하고, 명백하게 반론 가능한 주장을 하지 않는 한 '그렇다'.
"빨간 셔츠 입었네." 라는 말을 들으면 상대방은 그 사실을 새삼 인식할 것이다. 만약 "빨간 셔츠랑 대비되어 파란 바지가 더 돋보이네!"라고 말하면 상대방은 그 증거를 찾으려 할 것이다. CERS의 핵심은 수신자가 이미 성공적으로 일을 해내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눈앞으로 다가온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개인 자원을 알아차리도록 하는 것이다. CERS가 놀라움을 불러일으키거나 놀라움을 느끼는 상태에서 전달되는 경우, 인지 및 신경학적 처리 과정에서 지울 수 없는 표식처럼 꽃피는 자기 긍정적인 믿음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조건이 갖춰진다.
CERS 구성할 때는 긍정적인 문장 구조로 표현해야 한다. 다시 말해,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강조해야 한다. "생각하지 마."라는 말보다는 "마음을 비워라."라는 말이 더 이해하고 반응하기 쉽다. "잘 들어봐."라는 말과 "끼어들지 마."라는 말 중에 어느 쪽이 더 받아들이기 쉬운가?
믿음 체계는 우리가 무엇을 찾고 주목할지를 결정한다. 누군가에게는 걸림돌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결정적인 도전이 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어려워서 포기할 수 밖에 ㅇ벗는 일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어려워서 도전할 만한 일이 될 수 있다. 무엇을 믿고, 그 안에서 어떻게 자리 잡으며, 어떤 능력을 갖췄느냐로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를 결정한다.
어린 소년이 야구 스윙을 연습 하면서 "나는 세계 최고의 타자야!"라고 외친다. 공이 빗맞았지만 '나는 세계 최고의 타자다.'라는 말을 끊임없이 속으로 되뇐다. 많은 스윙 실패에 잠시 좌절한 듯 보였지만, 이내 다시 미소 지으며 말한다. "와! 나 정말 대단한 투수네!" 소년은 관점을 전환해 자기 안에 잠재된 개인 자원을 건설적으로 명명하고 발전시킬 방법을 찾았다.
이 사례는 잠재적인 강점과 자원을 찾아내는 독창성을 보여준다. 다른 사람에게서 잠재력을 찾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면 실제로 발견했을 때 보상을 느끼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항상 찾으려 할 것이다. 좋든 나쁘든 간에, 모든 행동에는 기능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하다못해 흉악범조차도 자원으로 활용 가능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CERS를 구성할 때는 추정하여 비약해도 된다. 예컨대 "세부 사항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이 유능한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군요."라는 말은 단지 실현 가능한 연결 관계를 만들고, 이런 식으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줄 뿐이다. 이렇듯 확률적으로 진실로 받아들여지는 믿음은 수신자에게서도 믿음을 이끌어내며, 반박할 수 없는 성격과 칭찬하는 어조 때문에 별 저항 없이 수용된다. 추정적 발언은 기저에 깔린 가정을 절대 직접 언급하지 않기 때문에 의식적인 저항을 줄일 수 있다. 반면 '유능한 리더는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인다.' 같은 선언적 발언은 내용이 돌일하더라도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추정적 발언은 의미를 암시하기 때문에 반응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발언은 기대를 이끌어내고 수신자가 그 기대를 충족하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행동하게끔 유도한다. 어린 테런스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시험 점수가 평균에 그치자 낙담한다. 교사는 그런 테런스에게 CERS를 시도했다.
"속상할 때 감정을 다스리는 너의 능력은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도움이 될 거야." 그러자 테런스가 내게 물었다. "제가 대학에 갈 수 있을까요?"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지만 이렇게 대답했다. "왜 못 가?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는 곳인데." 최근 들어 테런스는 훨씬 더 활기가 넘친다. 과제를 돌려받을 때도 더 이상 한숨을 쉬지 않는다.
우리는 항상 추정해서 판단을 내리지만, 대부분 그 추정을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직장 동료가 반복적으로 지각하면 부주의한 사람이라고 추정할 수 있지만, 아이를 학교나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와야 하는 편부모일 수도 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추정한다. 그러니 이를 이용해 강점을 키워나갈 기회로 삼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CERS 사례
20대 후반쯤, 새 벨트를 사러 갔던 적이 있다. 당시 내 허리둘레는 31인치였기에 31인치에서 34인치 사이의 벨트를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계산하러 가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미친 짓이야. 배불뚝이 아저씨가 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선 안돼.' 나는 다시 벨트를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원래 사이즈로 구입했다. 그리고 그 후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내 허리둘레는 그대로다. 믿음과 사고방식은 순식간에 변화했다. 확실한 징후는 없었지만 말이다. 나조차도 나의 달라진 점을 체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 돌이켜보니, 비로소 그 사소한 믿음의 변화가 내 인생의 결정적 순간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CERS는 효과가 극대화하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CERS로 믿음이 즉시 변화하더라도, 그 결과는 천천히 나타날 수 있다. '나는 아무것도 되지 못할 거야.'라는 믿음이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야.'로 바뀌고, 그 결과가 눈으로 보이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고 눈에 전혀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아무것도 되지 못할 거야.'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은 실패에 절망하고 새로운 도전을 회피할 것이다. 반면 '열심히 노력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야.'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은 실패에 실망해도 빠르게 회복하고 의욕적으로 전진할 것이다. 믿음은 인식을 전환하고 그에 상응해 경험도 변화한다. 믿음은 경험에서 진화하며, 믿음의 변화가 항상 명백한 징후를 동반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는 방식은 모든 학생이 참여하도록 유도하는군요."
듣는 사람에게는 CERS가 자연스럽게 들릴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이러한 방식으로 의견을 전달하지 않는다. 브라이언처럼 처음에는 어색해할 수 있다. 하지만 습관을 들일수록 일상 대화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반드시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명백한 사실인 것처럼 말하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놓친 특성에 주목하면 예리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예리한 관찰자의 발언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수용력을 높인다. 또한 칭찬할 점을 찾아내는 예리한 관찰자는 친밀감을 높여 수용성을 더욱 증가시킨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기대치가 높아지면 결과가 향상되는 현상으로, CERS를 전달할 때도 나타난다. 일단 CERS를 전달하고 나면, 전달자는 결과가 예상과 맞아떨어지는지 확인한 뒤 그 결과를 다시 인정해줌으로써 이를 강화한다. 우리는 확증편향에 휘둘리곤 한다. 이는 그 누구라도 마찬가지다. CERS가 효과적이라고 믿으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 믿음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는다. 인간에게는 믿음을 확증하는 증거를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자들은 부정하기보다 검증하길 선호하는 이 같은 본능을 가리켜 '긍정적 검증 전략'이라고 부른다. 어떤 가능성을 검토할 때, 우리는 일반적으로 빗나간 증거보다는 적중한 증거를, 반증하기보다는 확증하려 한다.
브라이언은 CERS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고, 이를 강화할 수 있다. 이제 브라이언의 눈에는 보이길 기대하는 것이 보인다. 이게 바로 확증편향이다. 학생에게서 자신이 기대하는 행동이 보일 때 마다 이를 강화해주면 그 행동은 그대로 굳어진다. 학생도 자신이 수업에 참여함으로써 다른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이 학생 역시 확증편향으로 새로운 관점에서 결과를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한 학생이 학습지에 답안을 작성한 뒤 살펴봐달라고 내게 요청했다. 전반적으로 좋았지만 조금 더 세부적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부 사항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이 있으니까, 이렇게 훌륭한 글이 나오는구나." 학생은 내 말에 딱히 반응하진 않았지만, 나중에 학습지에 작성한 나머지 답변을 살펴보니 평소보다 더 자세히 작성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교사는 학생에게 더 세부적으로 답안을 작성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만약 단순히 더 세부적인 답변을 요구했다면, 학생도 단순히 그 요청에 응답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이는 명백한 능력'과 '훌륭한 글' 사이의 연관성을 언급했을 뿐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처음에 학생이 작성한 답변은 세부 사항이 부족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학생은 자신의 글이 훌륭하며 더 훌륭한 글이 나오려면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교사의 발언을 수용하면서, 결과적으로 처음에는 부족했던 세부 사항을 보완해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켰다. 행동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 행동은 실제로 드러난다. 드러나면 알아차리고 강화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서 특정 행동을 발견하고 그 행동에 성장의 기표를 붙이면, 그 사람은 그 목표를 향하게 된다.
조나 버거는 <캐털리스트>에서 설득을 새로운 각도에서 살펴본다. 버거는 우리가 설득할 때 직면하는 자연적인 저항을 나열하고, 이러한 저항을 극복하려 하지 말고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제안한다. "에너지를 더 사용하는 것보다 장애물을 줄이는 것이 더 쉽다. 이것이 바로 촉매제다." 그는 이러한 자연적 저항을 '줄이다'라는 뜻을 가진 영단어 'REDUCE'라고 정의한다.
- 리액턴스 효과(R) : 사람들은 타인의 설득에 저항한다.
- 소유효과(E) : 사람들은 전부터 해오던 방식을 고수한다.
- 거리감(D) : 사람들은 수용 범위 밖의 정보를 거부한다.
- 불확실성(U) : 사람들은 불확실한 상황을 접하면 일시 정지한다.
- 보강 증거(C) : 사람들은 더 많은 증거를 원한다.
CERS 모델은 버거의 연구 결과와 상당히 잘 맞아떨어진다. 이전 사례를 버거 이론을 적용해 보면 무언가가 이미 존재한다고 말할 때 '리액턴스'를 우회하여 반발을 없애고 '나는 이미 그 능력을 가지고 있다.'라는 소유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이 CERS는 변화에 필요한 거리감도 제거한다.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거리감도 생기지 않는다. 이미 존재하기에 새로운 것도 없으므로 불확실성도 사라진다. 보강 증거는 확증편향의 또 다른 이름이다. 본능적으로 기억 저장소에서 이 발언이 사실이라는 증거를 찾아내 그 정확성을 확증한다. "세부 사항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이 있으니까, 이렇게 훌륭한 글이 나오는구나." 라는 말을 반박하려고 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래를 현재진행형으로
행동과학자들은 "반응을 지속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개인이 그 행동에 헌신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효과적으로 헌신할때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이 미래까지 이어질 수 있다. CERS는 수신인이 특정 행동에 적극적으로 헌신하고 있다고 암시하기때문에 강력한 효과가 발휘한다. CERS의 C(원인)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이렇게 조작된 자기 인식은 미래가 이미 현재 진행형인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창의적인 인플루언서들은 눈에 띄는 행동을 관찰하여 유익한 점을 찾아낸 다음, 이를 개인 자원과 연결한다. 로라는 '눈물'을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분류한 다음, 창의적으로 '미래의 성공'과 연결했다. 이 같은 반응은 학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을 것이다. 이제 학생은 수학을 마주할 때 패배감보다는 미래의 성공을 바라보며 배움의 열정을 느끼고, 쪽지 시험을 넘을 수 없는 산이 아닌 성공으로 가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인식할 것이다. 결과에 상관없이 말이다. 기분 좋은 CERS로 누군가를 놀라게 하면, 도파민이 분출되면서 CERS에서 언급한 행동을 다시 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CERS를 전달할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
CERS 전달 시 뉘앙스가 매우 중요하다. 놀라움을 일으키지 않고 단순히 칭찬하기, 강화하고 싶은 행동을 상대가 보일 때까지 기다리기, 발언의 의미를 직접 설명하거나 설득하려고 시도하기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다. 다만 효과를 최대화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실수로 분류할 뿐, 긍정적인 효과는 여전히 존재한다.
누군가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모습을 보고 칭찬하면, 수신인은 칭찬받을 만해서 칭찬받았다고 생각할 뿐 놀라지 않는다. 하지만 직장 동료나 학생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깊이 사고하는 능력이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군요."라고 말하는 경우는 다르다. 이 발언은 수신자에게 놀라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자신감 있게 다각적으로 사고하도록 자극할 수도 있다.
상대방이 리더십 기술을 보여줄 때까지 기다렸다가 CERS로 강화해주려고 한다면 기다림은 길어질 수 있다. 게다가 그 시점에서 놀라움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단순한 칭찬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상대방의 행동에서 이미 존재하는 특성을 선택해 관련된 리더십 기술과 연결한 다음, 그러한 리더십 기술을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교묘하게 연결하는 것이 좋다. "철두철미한 업무 능력이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게 해주는군요." 이제 상대방은 업무를 철두철미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비로서 리더십 업무를 맡을 준비가 된 것이다."
CERS의 효과의 중요한 부분은 '수신자가 스스로 의미를 파악하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수신자가 스스로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발언을 확증하는 암묵적 인지 행위로, 이 과정을 통해 발언을 진실로 만들어나가게 된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CERS를 전달한다면, 당신은 아마 수신자가 정교화 과정을 사용해 발언을 강화하기 원할 것이다. 강당에 앉아 흥미로운 강연을 듣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매력적인 연사가 새로운 정보와 참신한 통찰력을 제시하면, 우리는 달콤한 초콜릿 쿠키를 먹듯 정보를 소화한다. 이때 우리는 수동적인 수신자다.
친구가 당신에게 강연이 어땠는지 묻는다. 당신은 친구에게 강연에서 들은 대로 정보를 전달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수동적인 수신자가 아니다. 여기서 미묘한 차이가 생긴다. 정보를 듣고 이해한 내용을 설명해달라고 요청받을 때, 우리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수신자'에서 '능동적으로 생산하는 생산자'로 바뀐다.
우리는 능동적인 생산자로서 우리에게 영향을 준 정보를 구성한다. 개인적 경험, 선호도와 강연에 참석한 이유, 가용성 편향(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기반에 두고 정보를 구성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기억하고, 관련 없는 것은 무시하거나 기억하지 못한다. 본질적으로, 우리는 몰입하며 들었던 부분을 과장하고 해석하고 강조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강연을 재구성한다. 그리고 스스로 경험한 것을 종합한다. 이러한 적극적인 생산 과정을 통해 우리는 개인적인 의미를 구성한다. 심지어 그 정보가 실제 강연 내용과 다르더라도, 우리는 스스로 재구성한 내용을 믿는다.
누군가에게 설명하거나 사례를 들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말 그대로 자세한 설명(정교화)을 요청하는 것이다. CERS를 전달한 뒤 수신자에게 구체적인 설명이나 사례를 요청해보라. 못하겠다고 한다면 "나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라. 그리고 상대방이 스스로 알아낼 때까지 기다려라. 그래야만 자기 것이 된다. 이는 CERS를 전달한 뒤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질문은 정교화라는 인지적 반응을 자극하여 생각을 믿음으로 확고히 한다.
예를 들어 평소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과 대화하는데, 중간에 상대방이 말을 멈췄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이 말한다. "연상 능력이 좋아서 흥미로운 답변이 나오나 봐요. 어떻게 하는 거예요?" 또는 "언제 또 그 능력을 발휘하세요?" 이 질문에 상대방이 대답하지 못하면 어깨를 으쓱하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당신이 잘하는 일인걸요." 또는 "어떻게 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그냥 하던 대로 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이처럼 확신을 가지고 단언하는 말에는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당신은 수수께끼를 남겼고, 이제 상대방은 본능적인 긍정적 시험 전략에 따라 결국에는 이 발언을 사실로 확증하게 될 것이다.
스페인어 수업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려워 하는 멜리사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해. 이 모든 게 머지않아 도움이 될 거야." 멜리사는 약간 놀라며 내가 틀렸다는 걸 설명하려고 했지만, 나는 다시 숙제에 집중하라고 한 다음 자리를 떴다.
이 발언이 인내의 사고방식을 불러일으켰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노력의 결과를 항상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의가 중요하다, 아주 많이
우리 주변에서는 단순히 책을 읽을 때조차도 뇌가 처리하기 벅찰 정도로 많은 일이 일어난다. 진화는 주변을 에워싼 수많은 감각 데이터에 압도당하지 않도록, 주의 시스템을 개발하여 이러한 과부하 문제를 해결했다.
주의는 우리가 뇌에서 가용 가능한 자원을 인식하고, 선택하고, 지시할 수 있게 한다. 아미쉬자는 이렇게 말했다. "주의는 뇌를 이끄는 리더다. 주의가 향하는 곳이면 뇌도 따라간다." CERS는 그 순간 가장 눈에 띄는 특성에 주목함으로써 주의를 사로잡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놀라움이 주의를 사로잡는게 아닌가?) 설사 그 특성이 가장 정확하거나 유용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CERS는 순간적으로 주의를 사로잡는다.
혹자는 과장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원인과 결과를 찾아서 연결하고 세부적인 언어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정말로 그토록 큰 차이를 만들어낼까? 그렇다!
진료실에 비치된 세정제 위에 두 가지 문구를 써놓았다. '의사 자신의 감염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손 위생은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당신을 보호합니다.'라는 문구였고, 다른 하나는 '환자의 감염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손 위생은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환자를 보호합니다.'라는 문구였다. 전자는 사용 빈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환자를 보호할 것이라는 문구는 45%나 증가시켰다. 이 방법이 '환자의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과 '의사들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연결했기 때문에 효과적이었다고 결론지었다. 이 연구를 언급한 이유는, 연결이 의식적인 인식 아래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두 개념을 이어주는 강력한 도구임을 설명해주기 때문이다.이는 CERS가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CERS로 변화된 삶
CERS를 전략적으로 이용해 '믿음 변화 -> 확증 증거 발견 -> 믿음 강화 -> 확증 증거의 추가 발견'으로 이어지는 믿음의 자기실현 주기에 시동이 걸리기를 원한다. CERS를 전달한 대리인이 긍정적인 결과를 인정해줄 수 있다면 더욱 좋다. 긍정적인 결과를 인정할 때 핵심은 무엇이든 성공의 증거로 보는 것이다.
오즘을 싸는 어린 소년이 거의 2주 동안 실수를 안 하다가 다시 침대에 오줌을 쌌다. 다시 나타날까 봐 걱정하는 소년에게 나는 환호했다. 내 반응에 깜짝 놀랐다. 연민을 예상(기대)했던 소년에게 나는 가끔 실수 하는 건 곧 성공을 의미한다고 열정적으로 말했다. 소년은 그제야 활짝 웃었다. 이제 소년은 가끔 실수해도 무시하고 넘어간다. 소년은 실수를 실패가 아니라 정보로 보는 것이 곧 성공임을 배웠다.
직원이 스스로 비효율적이라고 느낄 때, 비효율성을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 두 사람 모두 이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과정에서 과잉 경계가 발생하고, 오히려 비효율성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창의력을 발휘해 효율성 사례를 찾을 수 있다. 그러면 두 사람 모두 효율성을 원하기에 더 생산적인 방향으로 주의를 집중할 수 있다. 이제 모두가 생산적이다.
Chapter 10 부정적 사건 방지하기
이미 전개된 부정적인 사건을 되돌리는 효과적인 방법을 살펴보자.
감정가 전환하기
시험 불안이나 연설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이완 관리다. 앨리슨 우드 브룩스는 조금 더 참신한 방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했다. 불안과 흥분을 모두 감정이 고조된 상태로 보지만, 불안은 부정적이고 흥분은 긍정적이라 생각한 그는 연구에서 참가자들을 시험, 토론과 같은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 노출 시켰다.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나는 불안하다." 또는 "나는 흥분된다."라고 소리 내어 말하도록 지시했다. "나는 흥분된다."라고 말하며 감정이 고조된 상태를 부정적인 것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바꾸자, 참가자들은 이를 극복하고 훨씬 더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 감정이 고조된 상태를 활용해 부정적인 감정가를 제거한 것이다. 브룩스는 감정가를 부정적(회피)에서 긍정적(접근)으로 바꾸는 것이 고조된 감정 수준을 낮추는 것보다 더 쉽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많은 유사한 연구에서 GRE와 같은 수학 시험의 성적을 조사한 결과, 학생들이 불안을 그저 신체가 대처하는 신호로 재분류할 때 더 높은 점수를 얻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학창 시절, 발표는 나의 가장 큰 두려움이었다. 앞에 나가 발표하는 것을 싫어했다. 대학교 2학년 때 발표해야 하는 수업이 세 개나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모든 발표가 한 주에 몰려 있었다. 일주일 내내 극도의 긴장감과 불안감에 시달렸다. 다행히 발표는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발표할 때 침착해 보인다는 칭찬도 받았다. 다른 교수님께도 비슷한 피드백을 받았다. 생각지도 못했던 피드백에 나는 깜짝 놀랐다. 그 이후로 나는 발표를 점차 좋아하게 되었고, 심지어 이제는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가 되었다. 이렇게 스스로를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훨씬 더 자신감이 생겼다.
리사 펠드먼 배럿은 자신의 저서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 "감정을 느낄 수는 있지만, 이름을 붙이고 설명하기 전까지는 감정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한다. 배럿은 감정을 "특정한 상황에서 신체가 느끼는 감각을 뇌가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이름 붙인 것"이라고 정의한다. 뇌는 감각에 의미를 부여한다. 즉, 당신이 놀라움의 감정가를 결정할 수 있다.
우리는 뇌가 의미를 형성하려는 성향을 이용해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하는 즉시 효과적으로 감정가를 전환할 수 있다. 우리가 감정을 경험하는 방식은 이름을 붙이고 설명하기 전까지는 이해할 수 없다. 긍정적 발언을 들은 경우, 새뮤얼은 이제 수학에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도파민이 약간 증가하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도파민은 수학 문제로 고전한 이후에도 꾸준히 노력해서 '훌륭한 학생'이라는 자랑스러운 속성을 유지하도록 자극한다. 그리고 이러한 발언은 결국 믿음을 형성하게 된다.
부정적인 사건을 목격했을 때 해야 할 일
일단 믿음을 형성하면, 우리 안에 있는 믿음을 보호하는 무기고 전체가 그 믿음의 대열에 합류한다. 이전 장에서는 일단 새로운 믿음이 형성되면 이 새로운 필터를 통해 세상을 보게 되고, 본능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열심히 찾으며 모순되는 증거는 무시하거나 축소하고, 마치 이 믿음이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처럼 행동하낟고 설명한다. 아래의 사례는 믿음이 형성된 후에 어떻게 확고해지는지를 보여준다.
나는 취미로 종종 아마추어 하키 경기에 나가곤 한다. 경기 출석은 불규칙하다. 경기를 주최하는 레지는 선수들에게 정기적으로 나오라고 잔소리한다. 레지는 잔소리가 출석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선수들은 대부분 레지의 잔소리를 귀찮게 여기며 그만하기를 바란다. 레지가 잔소리를 긍정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잔소리하고 출석률이 높아지면 잔소리가 효과가 있다는 증거로 생각한다. 잔소리하고 출석률이 낮으면 잔소리를 곱절로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잔소리를 안 하고 출석률이 높아지면 출석률이 오는 날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잔소리를 좀 더 늘리면 정규 행사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잔소리도 안 하고 출석률도 낮으면 '역시 잔소리해야 했어.'라며 스스로를 정당화한다. 잔소리를 하든 안 하든, 무슨 일이 있어도 잔소리가 통한다는 믿음은 확고해진다.
나는 레지가 부정적인 자기실현 패턴에 갇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증거도 레지의 믿음을 바꾸지 못할 것이다. 잘못된 믿음이 생기는 것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잘못된 믿음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나의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을 싫어하는 할머니였다. 선생님은 오래된 싸구려 향수 냄새를 풍기며 항상 실망한 표정을 짓곤 했다. 어느 날 분수의 덧셈과 뺄셈 문제지를 풀고 있었는데, 선생님은 교실을 돌아다니며 우리의 수학 능력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선생님이 알아볼 수 없는 글씨로 가득한 내 학습지를 들여다본다고 생각하니 너무 떨려서 심장이 두근거렸다. 마침내 선생님이 내 옆으로 다가왔고, 나는 천천히 팔을 치우고 학습지를 보여주었다. 선생님은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내 손에서 학습지를 빼앗아 쓰레기통에 던지고 빈종이를 주면서 말했다. "수학을 못하면 할 줄 아는 거나 하면서 시간 때우렴." 그러고 나서 선생님은 나머지 아이들과 함께 수학 수업을 이어나갔고, 나는 멍하니 자리에 앉아 빈 종이만 내려다보았다.
결국 나는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고, 선생님은 몇 주 후에 해고당했다. 그 사건 이후로 수학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자 나를 힘들게 하는 과목이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수학은 저절로 잘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고 받아들이게 되었지만, 지금까지도 수학만 마주하면 쉽게 좌절하고 불안해진다.
여기 비난하는 말을 예상하고 잔뜩 겁에 질린 학생이 있다. 이 상황에서 격려하는 말은 놀라움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이미 고조될 대로 고조된 감정 상태는 어떤 이름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 여기서 목표는 '노력은 성공의 수단이고, 실수는 배움의 기회'라는 성장형 사고방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만약 교사가 "어려운 문제도 풀려고 진지하게 노력하다 보면 수학 마인드가 쑥숙 자란다."라고 말했다면, 학생은 놀라며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같은 CERS는 감정이 고조된 상태를 '진지한 노력'으로 명명하고, 학생에게는 '쑥쑥 자라는 수학 마인드'라는 꼬리표를 달아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불행히도 교사는 부정적인 발언으로 학생에게 '수학은 어렵다.'라는 사고방식을 심어주었다.
파괴적인 사고방식이 발전하는 것을 목격했을 때는 그 자리에서 개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감정이 고조되어 수신자의 수용성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기 때문이다. 동일한 주제에 관해 180도 다른 관점에서 놀라움을 안겨줄 수 있다면 가장 효과적이다. 이 두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하면,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버리고 긍정적 사고방식을 새로 주입할 수 있다. 한 가지로도 충분하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수행하면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
3학년 때 나의 담임선생님은 학부모가 일일교사나 보조교사로 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하셨다. 어느날, 한 친구의 엄마가 조별 활동 보조교사로 오셨다. 우리조의 과제는 수열을 찾는 것이었다. 초반에는 문제가 쉬웠다. 보조교사로 오신 친구의 엄마는 모두 잘했다며 칭찬하셨다. 그런데 거의 막바지에 이르러 나는 수열 하나를 붙잡고 씨름했다. 다른 아이들은 거의 끝나가는데 나는 손도 대지 못했다. 앉은 자세로 뚫어져라 종이를 바라보며 규칙을 알아내려고 애를 썼다.
보조교사가 나 혼자 뒤쳐진 걸 알아차리고 나머지 조원들에게 잠시 나를 기다려주자고 했다. 나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고, 어떻게든 답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종이에 아무 숫자나 휘갈겼다. 보조교사가 내가 찾은 수열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도와주겠다며 내 옆에 쪼그리고 앉더니 다시 풀어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말았다. 잠시 후 보조교사는 두 손 두 발을 들더니, 내 손에서 연필을 낚아채 수열의 첫 번째 빈칸에 숫자를 적어 넣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어떻게 그 숫자가 거기에 들어가는지, 그 숫자와 다음에 나오는 숫자 사이에 어떤 규칙이 존재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제 알겠니?" 보조교사가 물었다. 나는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보조교사는 벌떡 일어나 어디론가 가버렸다.
보조교사는 담임선생님에게 가서, 내가 설명을 해줘도 못알아들으니 아무래도 다른 조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너무 창피한 나머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담임선생님은 내가 마음을 추스를 수 있도록 복도로 데리고 나갔다. 선생님은 보조교사로 온 엄마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씀하셨다. 선생님은 나를 믿으며 내가 마음만 먹으면 '그깟 구닥다리 수학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뭐든지 할 수 있는 아이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교실로 돌아왔다. 나는 다시 문제를 풀기 시작했고, 불과 몇 분 만에 모든 수열 문제를 풀어냈다. 담임선생님은 너무 대견하다며 내 문제지 위에 커다란 별을 그려주고 큰 소리로 칭찬해주셨다. 그 커다란 별을 보니까 조금 전에 느꼈던 불안감과 창피함이 눈 녹듯이 녹아내렸다. 여전히 수학을 좋아한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선생님 덕분에 열심히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사실과 남들이, 아니 나조차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도 능히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교사는 학생이 '수학 능력이 부족하다.'라는 믿음을 형성하기 직전에 아직 믿음 수정이 가능한 순간을 능숙하게 포착했다. 친구 엄마의 부정적인 의견을 일축하고 학생에게 충분한 능력이 있으며, 어떤 어려움이든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단호하게 주장했다. 그러고 나서 성공을 상징하는 별표로 이 주장을 확증했다.
부정적인 발언을 목격하고 신속하게 개입하는 것과 나중에 상담하는 것은 질적으로 다르다. 초기 발언의 영향력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감정이 고조된 상태를 창으로 삼아 파괴적인 영향력을 상쇄할 수 있다. 만약 부정적인 영향력을 즉시 바로잡을 수 없다면, 적어도 그날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개입해야 한다. 연구자들은 대부분 꿈이 기억과 사고방식을 통합한다고 믿는다. 예컨대 다리를 다쳤을 때 즉각 얼음찜질하면 통증을 줄이고 치유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해로운 사고방식이라는 정서적 트라우마가 발생했을 때도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최근 수면 연구에 따르면, 뇌는 수면 중에 경험을 재생하여 장기 기억을 생성한다고 한다. 사건을 어떻게 인식하는지가 수면 중에 강화된다. 긍정적인 CERS로 잠자리에 들기 전 사건에 대한 인식을 조작할 수 있다면, 그러한 연결이 강화되는 것이다. 꿈속에서 연결이 활성화되는 과정은 덤불 속을 헤치고 길을 개척하는 것에 비견할 수 있다. 길을 여러 번 지나면 그 길은 더 단단해진다. 이렇게 닦아 놓은 길은 덤불을 지날 때마다 이용할 수 있는 이동 경로가 된다. 부정적인 사고방식 경로가 강화되기 전에 부정적인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훨씬 쉽다.
예일대 존 바그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피험자가 외부 귀인을 하도록 유도하면 영향력이 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나는 수학을 못한다.'라고 내적 귀인을 하는 대신 '그 엄마가 기분이 안 좋았나 보네.'라고 외부 귀인을 하는 것이다. 그날 늦게라도 주위 누군가가 다음과 같이 말해주면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막을 수 있다. "그 엄마가 기분이 안 좋았나 보네. 그렇게 부당한 대우만 받지 않았다면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이 같은 발언으로 보조교사의 부정적인 주장을 외부화하고 학생의 능력을 다시 주장할 수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깊이 뿌리 내린 역기능적 믿음 패턴을 수정하거나 관리하려는 시도는 여전히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본능적인 확증편향 성향이 믿음을 보호하고 있으므로 이에 맞서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여기서 우리는 믿음이 점진적으로 형성되거나, 즉흥적으로 형성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확고한 믿음에 도전하려면 오랜 시간 동안 쌓아 올린 엄청나게 많은 반박 증거가 필요하다. 반면에 더 기능적인 사고방식은 놀라운 사건이 발생하는 즉시 형성될 수 있다.
수학 실력이 향상될 가능성이 없다고 믿었고, 심지어 수학 공포증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대학원생 단나를 떠올려보자. "수학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최고의 교사가 되는 경우가 많아.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여러 각도에서 숫자를 들여다봐야 했기 때문에 결국에는 모든 도구를 손에 넣게 되거든." 이 말로 인해 단나는 놀라게 되고 수학은 단나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대학원생 마이클도 스스로 수학에 가망이 없다고 믿었다. 하지만 영리한 대학교수는 '수학적 능력'을 '아이디어를 능숙하게 설명하는 능력'과 연결해 이러한 믿음을 뒤집었다.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형성되는 순간을 목격할 때 가장 효과적인 접근 방식은, 문제의 원인을 내부에서 외부로 돌린 다음 신속하게 긍정적인 관점을 주입하는 것이다. 먼저 "속상하구나." 같은 말로 기분을 인정해준다. 그다음에 "그 엄마가 기분이 안 좋았나 보네."와 같이 위협을 외부화하여 부정적인 발언을 깎아내린다. 마지막으로 "속상하다는 건 수학을 잘하고 싶어 한다는 뜻이니 꾸준히 노력하면 잘할 수 있어."라는 말로 성장형 사고방식을 주입한다.
권위와 인생 경험의 차이에서 오는 불균형 때문에, 어른이 아이에게 하는 발언은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 그러나 또래에게 들은 발언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사고방식이 생성되기도 한다. 만약 당신이 아이들에게 함께하는 직업에 종사한다면, 또래 사이에 오가는 발언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부정적인 발언은 목격하는 즉시 무효화하고 생산적인 발언으로 대체하라.
어린 시절 내 꿈은 수의사였다. 지극한 동물 사랑으로 틈날 때마다 생물학 분야의 최신 연구를 공부하며 시간을 보냈다. 도마뱀을 기르고, 알 부화기를 집에 둘 정도였다. 나는 도마뱀을 사육하는 방법부터 유전체의 작동 원리까지 모르는 게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나처럼 수학을 못하면 절대 수의사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틀린 말이었지만, 그 말이 내게 입힌 상처와 영향력은 아주 컸다. 나에게 파충류학자나 수의사가 될 능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다음에 일어난 일이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우연히 우리 대화를 들은 선생님이 침착하게 다가와 미소 띤 얼굴로 말씀하셨다. "홀리, 넌 원한다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단다. 정말이야." 그 순간 나는 수의사가 아닌 교사가 되리라 결심했다. 선생님의 친절하고 진정 어린 말에 너무 깊이 감동한 나머지, 언젠가 다른 아이들에게 나도 똑같이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넌 원한다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단다."라는 교사의 진부한 말에 놀라 교사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이야기는 어찌 보면 조금은 우스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나 들었을 법한 진부한 표현일지라도, 놀라움을 느끼는 순간에는 수용성이 치솟으면서 순간적으로 깊은 의미를 갖게 된다. 홀리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안고 교육대학에 진학해 현재 고등학교에서 생물학을 가르치고 있다.
수정 상태를 촉발하는 훈련
놀라움은 혼란을 일으키기 때문에 놀라움과 혼란이 어떻게 같은 수정 효과를 불러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정체성의 어떤 측면에 혼란을 느끼게 되면, 이 존재론적 불안은 놀라움을 느낄 때와 유사하게 수용성을 치솟게 만든다.
혼란 상태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욕구를 유발한다. 불확실성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예컨대 과학자들은 실험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었을 때, 자아개념이 아닌 데이터의 외부 결과에 대해서만 놀란다. 이때 호기심이 생겨난다. 세계관이나 자아개념을 뒤흔드는 혼란은 예상치 못한 실험 결과가 나온 이유나 세금 신고할 때 어떤 칸을 채워야 하는지 몰라서 오는 혼란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정체성에 대한 혼란은 '방향감각 상실'이라는 심리적 불편함을 유발해, 이러한 인지적 고통을 잠재우고자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혼란이 극심하면 세상 모형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정신적 혼란이 발생한다. 놀라움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균형 감각, 즉 심리적 안정성을 회복시킬 수 있는 정보라면 기꺼이 수용한다.
다음 사례는 정체성 혼란이 어떻게 한 개인의 자아와 세상에 대한 감각을 일시적으로 방해하는지를 보여준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12학년(고3) 때 겪었던 그 한순간이 이후 인생에서 선택을 내릴 때마다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견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는 길에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학교 밖 일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당시 나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부모님 집에서 나와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거의 모든 시간을 학교와 아르바이트로 보냈다. 그 시절에는 삶이 버겁게 느껴졌다.
나는 격려와 공감을 기대하며 몇 가지 고민을 나누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내 상황에 대해 공감하는 대신 이렇게 말씀하셨다. "게사, 너는 별로 걱정이 안 돼, 넌 네 갈 길을 잘 찾아갈 거야." 그 말에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자신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왜 나를 걱정하지 않는 걸까?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안 느껴지시나?' 하지만 동시에 선생님이 나를 아끼는 마음도 느껴졌다. 그 순간을 정신적으로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씀과 말투는 아직도 생생이 남아 있다.
돌이켜보면, 그건 선생님이 나를 격려해주고자 하신 말씀이었다. 당시 힘들었던 내 상황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선생님은 내게서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을 보았고 그걸 전달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 순간은 이후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내 선택을 자신감을 가지고 신뢰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선생님은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나의 강점을 보셨고,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은 그 강점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
교사의 발언은 당시 삶이 버겁고 힘들다는 게사의 사고방식과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게사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러한 개인적인 혼란이 수정 가능한 순간을 만들어냈다. 피암시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게사는 교사의 말투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언어적인 해석은 모호했기 때문이다. 게사는 교사의 말을 '힘든 상황에서도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능력이 있다.'로 이해했다.
우리 정신은 인지된 맥락에 따라 메시지를 해석한다. 게사는 운 좋게도 긍정적인 어조를 감지하고 적절하게 해석했다. 이러한 전략을 사용할 때는, 건설적인 결과로 이어지길 바라는 어조로 말하기보단 구체적인 내용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에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리는 그 능력이, 앞으로 인생에서 마주하게 될 도전을 성공적으로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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