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클럽에 합류하기
전쟁과 혁명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모른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모두 참여하는 집단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고, 법칙이라고 말한다. - 톨스토이
표준 만들기
AT&T는 유닉스라고 알려진 운영체계를 만들었다. 당시에 AT&T는 미국의 법에 의해서 컴퓨터 사업에 진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익을 챙기지는 못했다. 결국 그들은 유닉스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거의 공짜로 주어버렸다.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대략 250종류의 서로 호환되지 않는 유닉스가 사용되었다. 마치 자연에서 일어나는 종의 분화와도 같았다. 한 집단에서 작은 돌연변이가 축적되면 결국에는 유전적으로 호환이 되지 않아서 더 이상 (유전) 정보를 교환할 수 없게 된다.
유닉스를 사용하는 컴퓨터 워크스테이션 시장은 엄청나게 성장했다. 서로 다른 회사들은 유닉스 운영체계를 표준화해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의지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움직임은 1987년에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AT&T가 유닉스 시스템 V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AT&T의 노예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전망 때문에 DEC와 IBM을 포함한 일곱개의 경쟁사들은 서로 제휴해서 새롭게 표준화된 유닉스 운영체계를 개발할 목적으로 공개 소프트웨어 재단을 만들었다. 산업은 이제 두 캠프로 양극화되었다.
결과적으로는 어느 쪽도 승리하지 못했다. 유닉스 국제사는 1993년에 해체되었고, OSF도 잠시 승리하는 듯했지만 회원들이 서로의 경쟁적인 이해관계를 해결하지 못해서 분리되고 말았다. 그러나 1994년에 제조사들의 공동체가 단일 유닉스 설계에 동의하면서 합의가 이루어졌다.
산업계에서의 그런 제휴 형성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까?
계곡을 향한 걸음
로버트 액설로드는 그렇다고 말한다.
입자들이 불연속적인 덩어리로 응축하는 것은 물리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공기 중의 수증기가 빗방울이나 화려한 눈송이로 뭉쳐진다.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액체를 갑자기 "급속 냉각" 시키는 경우에도 역시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다시 말해서, 두 종류의 액체를 더 이상 섞이지 않는 온도로 급속 냉각시키면 두 액체가 서로 분리된다. 그런 현상은 야금에서 흔히 나타난다. 합금을 식히면 두 금속 성분이 서로 분리되어 두 가지 순수한 금속으로 도니 작은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샐러드 드레싱을 충분히 오래 놓아두면 식초 층이 위쪽의 기름 층과 부니되는 것처럼 금속의 경우에도 두 성분이 완전히 분리되는 것이 가장 낮은 에너지의 이상적인 최종 상태일 수 있다. 그러나 개별 금속의 작은 덩어리들이 하나의 층으로 합쳐지기 전에 그 자리에 얼어붙어버리면 두 금속이 서로 인접한 상태에서 흩어질 수 있다.
이런 덩어리들의 성장은 자기 증폭적이다. 덩어리의 크기가 커질수록 덩어리에 다른 입자들이 축적될 표면의 면적이 늘어나기 때문에 더 빨리 성장한다. 작은 덩어리들은 사라지거나 다른 덩어리에 의해서 삼켜져버린다. 물리학에서는 그런 현상을 오스트발트 성숙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부익부 빈익빈과 같은 경우이다.
그런 그림은 기업의 제휴에서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앨설로드 연구진이 개발한 연합 형성에 대한 지형 모델에서는 각 기업이 다른 모든 입자들과 개별적으로 맞춤형 상호작용을 하는 입자가 된다. A가 B에 미치는 인력은 A의 크기에 따라 다르다. 반발력은 B가 A의 경쟁자로부터 얼마나 가깝거나 먼가에 따라 달라진다. 각각의 입자가 독특하고, 그런 입자가 적은 수만 존재한다는 점을 빼면, 모델은 반 데르 발스의 유체를 닮았다. 최종적인 상태를 지배하는 원칙은 전통적인 통계역학에 적용되는 원칙과 마찬가지로 그런 입자들을 가장 안정하게 배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평형 상태를 찾는 것이다.
액설로드 연구진은 그런 상태를 찾기 위해서 기업 집단에 대한 일종의 "총 에너지"를 정의했다. 그 값은 기업이 여러 연합을 구성할 때 각각의 짝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과 반발력을 합쳐서 계산한다. 가까운 경쟁자들이 같은 연합으로 뭉쳐 있으면 상호 반발력 때문에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증가한다. 더 안정한 배열에서는 그런 경쟁자들이 서로 다른 캠프에 속하게 된다. 에너지가 가장 낮은 평형 상태에서는 어느 기업이 캠프를 바꾸더라도 에너지가 안정화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내시 균형이고, 우리가 실제로 발견하게 될 결과이다.
그렇다고 에너지가 가장 낮은 상태에서는 모두가 행복하다는 뜻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두 개의 대형 연합이 존재한다. 결국 기업들은 경쟁자들과 빵을 나눠야만 한다. 심지어 가까운 경쟁자들과도 그렇게 해야만 한다. 연합에 참여하지 않고 홀로 가는 분명히 현명하지 않은 길을 제외하면 다른 선택의 가능성이 없다. "서로에 대한 두려움은 연합의 튼튼한 근거가 된다" 고 했던 투키디데스는 기원전 5세기에 이미 멸망의 위협 때문에 싫어하는 동료와 함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었다.
결국 가장 안정한 상태에는 각 기업의 욕망에 대한 어느 정도의 "욕구불만"이 포함되어 있다. 철과 같은 강자성 물질에서는 모든 스핀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이 가장 안정한 상태이다. 그러나 일부 자기성 물질에서는 상호작용 때문에 인접한 원자들의 스핀이 같은 방향이 아니라 서로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그것을 반강자성이라고 한다.
스핀이 삼각형 격자에 배열되면 셋 중의 둘은 스핀이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할 수 있지만, 세 번째 스핀은 둘 중의 어느 하나와 같은 방향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을 "욕구불만" 이라고 부른다. 서로 상반되는 요구를 한꺼번에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다. 삼각형 격자에서 이징 반강자성 물질의 경우에는 유일하고 분명하게 정의되는 가장 안정한 상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스핀을 어떻게 배열하거나 상관없이 언제나 스핀 방향에 대한 어느 정도의 불완정성이나 무질서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 시스템을 "스핀 유리"라고 부른다.
스핀 유리는 하나의 평형 상태 대신 아주 비슷한 에너지를 가진 여러 개의 서로 다른 배열을 가지게 된다. 모든 가능한 배열과 그에 대한 에너지의 지도를 그리는 "에너지 지형"의 개념을 이용하는 것이 그런 상태를 설명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이 모델에서 "입자"들은 서로 "싫어하기" 때문에 생기는 어느 정도의 욕구불만을 참을 수밖에 없는 덩어리 상태로 모이게 된다.
힘의 균형
액설로드 연구진은 행위자들이 연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배열을 찾기 위해서 에너지 지형이 움푹 파인 곳을 찾아보았다. 물리학자들도 컴퓨터 모델에서 서로 상호작용하는 많은 입자들의 가장 안정한 배열을 찾기 위해서 비슷한 작업을 한다.
행위자의 수가 적을 경우에는 모든 가능한 배열의 "에너지"를 계산해서 가장 낮은 에너지에 해당하는 배열을 찾아내는 완벽한 검색 방법을 쓸 수 있다.
지형 모델에서 나타나는 욕구불만 때문에 에너지 지형이 스핀 유리처럼 울퉁불퉁할 것으로 예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스핀 유리의 경우와 달리 행위자들이 모두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 때문에 그림이 단순화된다. 그런 불균형은 어떤 연합의 배열이 다른 것보다 훨씬 더 안정하다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면, 두 대기업이 특별히 심하게 경쟁하는 경우에는 작은 기업들 모두가 이 두 기업 중 하나와 연합하는 것이 다른 어떤 배열보다도 더 안정하게 된다. 따라서 직관적으로 예상되는 것과는 달리 소수의 대형 경쟁자들이 안정한 연합의 패턴을 만들어내는 데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서로 경쟁하는 중간 규모의 기업들을 나누는 것은 그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의 작은 변화에 매우 민감해서 시스템이 울퉁불퉁한 지형에서 옮겨다닐 때마다 연합이 끊임없이 변화하게 된다.
중요한 질문은, 그런 모델이 실제로 작동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지형 모델이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예측할 수 있는가?
연구진들은 유닉스 표준화의 경우를 검토해 보았다.
예상했던 것처럼 두 가지 안정한 배열에서 두 연합의 규모는 비슷했다. 순전히 우연에 의해서 실제 결과와 비슷해질 가능성은 1/5이기 때문에 지형 모델이 훌륭한 일을 해낸 것처럼 보였다.
기업의 결정은 모든 가능한 장기 전망과 비용 대 이익 분석을 근거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지형 모델은 그런 종류의 자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 기업은 지극히 근시안적인 입장에서 움직인다. 실제로 기업은 다른 경쟁자들을 둘러보면서 "이 기업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를 물어볼 뿐이다.
실제로 기업들은 경쟁사에 대한 자세를 바꾸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희생될 위기에 놓이낟. 그래서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지형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얻기 위해서 더욱 극적이고 중요한 이유를 찾으려고 한다.
유럽의 분리
만약 두 사람 이상이 체스를 둔다면 아무도 게임을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두 팀 이상이 참여하는 축구 경기도 불가능하다. 그것은 단순히 물리적이거나 정신적인 조율의 한계 때문이 아니다. 세 선수 사이의 경쟁에서 일어나게 될 결과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세 순수 중 둘이 연합을 해서 나머지 한 선수를 제거해버릴 것이다. 둘 이상의 선수 사이에서 진행되는 경쟁에는 근원적인 불안정성이 있다.
문제는 체스나 축구가 아니라 전쟁의 경우에는 정말 심각할 정도로 중요하다. 크롬웰의 군대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의 복잡한 혼합체였지만, 그들 모두에게 공동의 적이었던 왕당파의 위협이 사라지자마자 곧바로 와해되어 서로 싸우기 시작했다.
"권력의 정치 게임이 심화되면 선수들은 경쟁하는 두 캠프로 갈라진다. 연합을 만들고 유지하는 일은 아주 복잡하지만 게임이 정말 심해지면 전쟁의 상황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결과에 도달하게 된다."
각각의 연합이 독립적이고 완전히 우발적인 협상에 의해서 만들어졌을까? 아니면 어떤 광범위한 힘이 작용했을까?
액설로드와 베네트는 지형 모델을 이용해서 그 문제에 과감하게 도전했다. 서로 다른 국가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정량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핵심이었다. 국가들이 둘 중 어느 캠프에 합류하도록 만드는 힘을 찾아야만 했다. 전통적으로 정치과학자들은 모든 국가가 다른 국가를 잠재적인 적국으로 여기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밀어낸다"는 소위 "사실주의적" 입장이었다. 국가들이 경제적 경쟁이나 민족적 또는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같은 특별한 위협에 반응하거나 그런 위협을 예상하는 경우도 있다. 마찬가지로 똑같은 이유가 국가들을 서로 협력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뒤섞인 "갈등과 동질성" 속에서 연합이 만들어진다.
갈등과 동질성을 물리학 언어로 표현하면 반발력과 인력이다. 액설로드와 베네트는 두 국가 사이의 상호작용을 1936년의 정치적, 경제적, 인구학적 상황에서 파악한 인종, 종교, 영토 분쟁, 이데올로기, 경제, 역사 등의 여섯 가지 요인을 근거로 분류했다. 국경 분쟁이 두 국가 사이의 반발력에 기여한다.
동질성이 있으면 +1점을 주고, 차이나 적대감이 있으면 -1점을 주었다. 전쟁의 상관성이라는 과제에서 각 나라에 부여했던 "국가 능력지수"를 사용했다. 이 지수는 국가의 인구학적, 군사적, 산업적 능력에 대한 여섯 가지 척도를 근거로 "힘"의 정도를 표현한 것이다.
지형 모델에서 얻은 결과는 놀라웠다. 단지 두 개의 큰 계곡이 있었다. 둘 중 더 깊은 곳은 위에서 설명한 연합과 거의 일치하는 배열에 해당한다. 유일한 차이는 포르투갈과 폴란드가 "동맹국"으로 분류되었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두 번째 계곡은 전혀 다른 전쟁에 해당한다.
1939년 소련이 핀란드를 침략했을 때 서방의 두 국가는 모두 간섭을 요구했다. 독일에 대해서 선전포고를 한 영국이 소련에 전쟁을 선포하지 못했던 것은 군사력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처칠과 스탈린이 연합했을 때 두 나라의 긴장은 엄청난 수준이었다. 연합국의 탄생은 정반대의 놀라운 결합이었다.
국제 관계의 균형이 조금만 달랐더라면 영국은 히틀러가 아니라 스탈린을 위험한 적으로 여기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폴란드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강력한 독일과 소련을 거의 같은 정도로 싫어했다.
역사 다시 쓰기
지형 모델이 지나간 역사를 정확하게 예측해주는 것도 인상적이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지형 모델이 가능성의 지도라고 할 수 있는 역사적 지형을 제공해준다는 사실이다.
현대 결정론자들은 흔히 인간사에 필연을 도입하는 경향을 가진 마르크스주의에 집착한다.
역사학자 로퍼에 따르면, "역사는 단순히 일어난 일이 아니라,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의 범위 중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단순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모든 것이 아니라 가능성이 가장 높은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역사의 가장자리
지형 모델에 따르면, 1930년대에 전쟁이 가까워지면서 유럽의 정치적인 지형은 강력한 민주국가들이 독일에 대항하는 것과 소련에 대항하는 것의 두 가지 가능성으로 분리되었다. 그중 한 가지 시나리오만 실현된 것은 역사가 "언덕을 지나 걷기 시작했던" 조건 때문이었다.
강자성이나 다입자 유체에 대한 이징 모델도 역시 스핀이 "위" 또는 "아래"를 향하거나 액체나 기체에 해당하는 쌍둥이 계곡을 가진 지형을 가지고 있다. 어떤 상태가 지배적이 되는지는 주어진 조건에서 어느 쪽의 에너지가 더 낮은지에 의해서 결정된다. 유체의 끓는점이나 어는점에서는 액체와 기체를 나타내는 계곡의 깊이가 똑같아지기 때문에 둘 사이에 전이가 일어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반 데르 발스가 설명한 내용이다. 상전이를 에너지 지형으로 설명하는 것도 현상을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따라서 상전이와 비슷한 일이 "연합 에너지" 계곡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두 계곡의 깊이가 같아지면 한 계곡에서 다른 계곡으로, 즉 한 연합의 배열에서 다른 연합의 배열로 변할 수가 있다. 액체-기체 전이에 가까워질 때와 마찬가지로 압력이나 온도의 작은 변화가 전체 시스템의 상태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듯이 정치적인 입장이나 환경의 작은 차이가 대안적인 "에너지" 계곡이 거의 같은 깊이가 되면 선수들의 배열을 크게 바꾸어놓을 수가 있다.
따라서 어느 계곡이 가장 깊은지(연합 형성 결과의 예측을 결정)뿐만 아니라, 근처에 거의 같은 깊이를 가진 계곡이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경우에는 연합이 전혀 다른 배열로 갑작스럽게 변할 수도 있다.
서로 상호작용하는 입자로 구성된 유체에서는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 상태에서 압력을 변화시키면 에너지 지형이 변해서 "액체"와 "기체"에 해당하는 계곡의 깊이가 달라진다. 전이가 일어나는 압력에서는 그 깊이가 같아진다. 압력이 조금 높아지면 액체가 기체보다 더 안정해져서 기체는 "준안정"한 배열이 된다.
같은 의미에서, 1936년에는 반소련 연합이 준안정 상태였다. 그러나 압력을 계속 증가시키면 준안정 상태는 액체보다 점점 더 불안정하게 된다. 준안정성의 한계를 나타내는 그런 상태를 스피노달 점이라고 부른다.
액설로드의 지형 모델에서, "압력"의 변화는 여러 행위자의 태도나 "규모"의 변화, 즉 국가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과 반발력의 변화에 해당한다. 1936년부터 1939년까지의 역사적 지형이 두 개의 계곡이 존재하는 지형에서 하나의 안정한 상태를 가진 지형으로 바뀌게 된 것은 그런 변화 때문이라는 사실을 살펴보았다. 그것은 덜 안정한 연합이 존재하지 않게 되는 상황에 해당하는 일종의 역사적 스피노달 점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어쨋든 동맹국과 연합국 사이의 전쟁은 일어나고 말았다.
연구진은 1989년에 힘의 균형과 국제 관계를 근거로 할 때 소련이 동유럽에서 물러나는 것은 이미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돌이켜서 "예측"했다. 그들은 불가리아만이 구바르샤바 조약에 남고, 나머지 국가들은 나토와 가까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련이 붕괴되기 시작할 때에는 실제로 루마니아만이 그런 예측에서 벗어났다.
이 모델은 미래를 예측하는 경우에도 쓸모가 있다.
하나의 간단한 모델을 근거로 국제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러나 그런 방법으로 지역의 일반적인 사정을 예측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믿을 이유는 충분하다. 유리한 연합을 구성하고, 갈등을 피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데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그것이 새로운 질서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국제연합은 전쟁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쟁의 준비 단계나 전쟁의 와중에 이루어진다.
사회의 영역에서 그룹, 제휴 조직의 출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연구할 기회는 무한히 많다. 인종, 계급, 종교, 이데올로기와 같은 특징들이 사회적 그룹의 형성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주는지를 알아내는 것은 중요하다. 예를 들면 그런 특징 중에서 어느 것이 뭉치는 과정을 지배하는 경향이 있는가? 조직에서는 종업원들을 어떻게 나누는 것이 가장 좋은지를 알아내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은 것은 확실하다. 예를 들면, 어느 학과를 어느 단과대학에 소속시켜야 하는지가 언제나 분명한 것은 아니다. 만약 "자연적" 인 분류를 결정하는 방법이 있다면 그런 딜레마는 더 확실하게 해결될 것이다.
국가의 운명과 함께 그런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사실은 근본적인 작동 원리가 있다는 힌트가 된다. 하나의 모델이 컴퓨터 회사의 연합과 세계대전으로 이어지는 연합을 성공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분화되고 경우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사회과학이나 정치과학의 시각을 극복하고 질서의 더욱 깊은 봉합선에 다다르게 되었다는 뜻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14 물리학으로 보는 사회 : 문화의 식민지화-세계화, 다양성, 합성 사회 (0) | 2025.02.21 |
---|---|
#13 물리학으로 보는 사회 : 집단적 영향과 사회 변화 (0) | 2025.02.21 |
#11 물리학으로 보는 사회 : 기업의 성장 (0) | 2025.02.21 |
#10 물리학으로 보는 사회 : 임계 상태와 직선의 위력 (1) | 2025.02.21 |
#09 물리학으로 보는 사회 : 경제에서 상호작용이 중요한 이유 (0) | 2025.02.21 |